극한 호우 늘고 있지만…대전 노후 하수관로 63% 달해

  • 사회/교육
  • 사건/사고

극한 호우 늘고 있지만…대전 노후 하수관로 63% 달해

전체 하수관로 3645㎞ 중 2289㎞ 노후관로
싱크홀·땅꺼짐 원인…배수 능력 한계도 있어
정비 필요하지만 예산부담…국비보조 높여야

  • 승인 2024-07-22 17:52
  • 수정 2024-07-22 17:54
  • 신문게재 2024-07-23 3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ㅇㅇㅇㅇㅇ
지난 8일 대전 동구 성남동 일대 도로 땅꺼짐 모습 (사진=대전시)
집중호우 시 싱크홀, 침수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노후 하수관로가 대전 지역 내 6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대전에 설치한 지 20년이 지난 노후 하수관로 연장은 전체 하수관로 연장 3645㎞ 중 2289㎞으로 집계됐다. 전국 17개 시·도 중 하수관로 노후율이 60% 이상인 곳은 대전을 포함해 서울, 대구, 광주 등 4곳 뿐이다.



자치구 별로 보면, 동구는 630㎞ 중 395㎞, 중구는 총 567㎞ 중 543㎞, 서구는 총 763㎞ 중 746㎞, 유성구는 총 1063㎞ 중 32㎞, 대덕구는 총 622㎞ 중 573㎞로 중구와 서구에 상대적으로 노후관로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낡은 하수관로는 싱크홀과 땅 꺼짐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수관 손상으로 토사가 쓸려 동공이 생기고 차량통행 등으로 하중이 가해지면서 지반침하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7월 8일 집중 호우로 동구 성남동 일대 도로에 5㎝가량의 땅꺼짐 현상이 발생했던 가운데, 당시 원인으로 땅속에 있던 노후된 하수관로가 지목되기도 했다. 최근 5년간 대전 지역에서 싱크홀·땅꺼짐은 2019년 20건, 2020년 20건, 2021년 8건, 2022년 9건, 2023년 9건으로 매년 발생해왔다.



배수 능력 한계도 있다. 집중호우 빈도수가 늘고 있어 자연재해대책법에 따라 최근 설치하는 하수관로 등 도시기반시설은 지자체가 방재성능목표를 정해 설계를 해야 한다. 이에 현재 대전에서 설치되는 하수관로 용량은 호우 시 시간당 94㎜까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강화됐다. 하지만 20년 전에는 방재성능목표라는 개념이 없었고 설계 강도 기준이 모호했다.

노후 하수관로 교체·보수가 필요하지만, 문제는 예산이다. 대전시는 2017년 환경부의 국비 지원을 받아 노후 하수관로 정밀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당시 20년 이상 된 대전 지역 노후관로 연장은 847㎞였다. 이를 토대로 2019년부터 3단계에 걸쳐 연차적으로 노후관로 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1단계 사업으로 홍도동, 둔산동, 궁동, 송강동 지역 노후 하수관로 19㎞가 정비됐는데, 사업비 266억 원이 소요됐다. 도마동, 변동, 가장동 일원의 노후관로 13㎞를 보수·교체하는 2단계 사업에서는 162억 원이 투입됐다. 올해 7월 말부터 2027년까지 효동, 석교동, 정림동, 궁동, 대화동 일대 노후관로 13㎞를 정비하는 3단계 사업에 들어가는데, 234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현재 노후 하수관로 정비·보수는 규정상 광역시의 경우 30%, 도청소재지·특별자치시도·시군은 60%의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10㎞ 가량 정비한 것도 수백억이 소요되며, 5년 새 대전의 노후 하수관로는 847㎞에서 2289㎞로 늘어나면서 지자체 예산 부담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하수관로는 땅속에 있기 때문에 작업 자체가 위험하고, 지장물이 많거나 통신관로, 가스관로, 수도관이 걸릴 경우 작업 난이도도 높아져 단가가 올라간다"며 "5년마다 지역 전체 하수관로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관리하고는 있지만, 노후 하수관로 정비, 보수를 위해 정부에서 광역시도 국고보조율을 올려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정부에서 일괄적인 국비 지원보단, 지자체 재정자립도와 해당 지역 하수관로 노후율에 따라서 국고지원율을 달리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온기 페스티벌" 양산시, 동부 이어 서부 양산서 13일 축제 개최
  2. 천안 불당중 폭탄 설치 신고에 '화들짝'
  3. 롯데백화점 대전점, 성심당 리뉴얼... 백화점 중 최대 규모 베이커리로
  4. '벌써 50% 돌파'…대전 둔산지구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 동의율 확보 작업 분주
  5. 천안시, 2026년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참여자 모집
  1. 대전 학교 냉난방 가동 체계 제각각 "중앙통제·가동 시간 제한으로 학습권·근무환경 영향"
  2. [중도초대석]김연숙 심평원 대전충청본부장 “진료비 심사, 의료질 평가...지속가능한 의료 보장”
  3. ‘조진웅 소년범’ 디스패치 기자 고발당해..."소년법, 낙인 없애자는 사회적 합의"
  4.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노후 전선·붕괴 직전 천장… 충남경제진흥원 지원 덕에 위기 넘겨
  5.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헤드라인 뉴스


‘호국영령, 충남 품으로’… 부여국립호국원 건립사업 탄력

‘호국영령, 충남 품으로’… 부여국립호국원 건립사업 탄력

조국을 위해 헌신한 호국영령을 기리고 모시는 ‘부여국립호국원’ 조성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전국 광역도 중 유일하게 국립호국원이 없었던 설움을 씻어내고 충남에서도 호국영령을 제대로 예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은 9일 총사업비 495억원 규모의 부여국립호국원 조성사업을 위한 2026년 타당성 연구용역비 2억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 말 기준 충남 보훈대상자는 3만3479명으로, 참전유공자·제대군인 등을 포함한 향후 국립묘지 안장 수요는 1만8745명으로..

흔들리는 국내 증시에도…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9조 원 돌파
흔들리는 국내 증시에도…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9조 원 돌파

인공지능(AI) 버블 우려와 미국 12월 금리 변동 불확실성으로 국내 증시가 흔들리고 있지만, 충청권 상장사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일반서비스와 제약 업종의 활약이 돋보이면서 한 달 새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전월 대비 4조 5333억 원 증가했다. 한국거래소 대전혁신성장센터가 9일 발표한 '대전·충청지역 상장사 증시 동향'에 따르면 11월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179조 446억 원으로 전월(174조 5113억 원) 보다 2.6% 늘었다. 같은 기간 충북 지역의 시총은 2.4%의 하락률을 보였다. 대전..

태안화력발전소 폭발 사고 발생… 2명 중상입고 병원 이송
태안화력발전소 폭발 사고 발생… 2명 중상입고 병원 이송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9일 오후 2시 43분께 "태안화력발전소 후문에서 가스폭발로 연기가 많이 나고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인력 78명과 소방차 등 장비 30대가 현장으로 출동했다. 해당 폭발로 인해 중상을 입은 2명은 병원으로 이송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도착한 지 1시간여 만인 오후 3시 49분께 초진을 완료했고 현재 자세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내포=오현민 기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