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트램에서 빌바오 효과를 기대하며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트램에서 빌바오 효과를 기대하며

이상문 정치행정부 기자

  • 승인 2024-09-10 16:50
  • 신문게재 2024-09-11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2024061901001393800056381
이상문 정치행정부 기자
빌바오 효과(Bilbao Effect). 이 말은 도시의 랜드마크가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현상을 뜻한다. 빌바오는 스페인 북부 바스크지방의 항구도시로 지하자원이 풍부하여 철광석을 생산, 수출하는 중심지였고, 네르비온 강이 바다로 이어져 조선업도 발달한 공업 도시였다. 하지만, 부유하던 도시는 무역거래 감소, 실업률 증가, 정치적 갈등 등으로 경쟁력을 잃으면서 쇠락의 길로 갔다. 이런 상황에서 빌바오시는 '문화(Culture)'를 도시재생 키워드로 결정했다. 빌바오는 철강도시에서 관광도시로 탈바꿈 하려고 했지만, 사람을 모을 수 있는 적합한 자원이 없었다. 이에 적합한 자원을 찾아 나섰고, 미국 뉴욕에 있는 '솔로몬 구겐하임 미술관' 유치에 나섰다. 빌바오는 유치에 성공했고, 세계적 건축가인 프랭크 게리가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 만큼이나 파격적이었고 기존의 건축방식을 무시한 파격 중의 파격인 건축물을 만들었다. 거대한 금속 꽃의 형태를 닮은 미술관이 탄생하게 되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였다. 자연스럽게 도시는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의 건축적 위엄과 견줄 수 있는 건축물들이 하나씩 들어서게 되고 그때마다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경쟁하듯이 참여했다. 네르비온 강을 건너는 다리도 스페인의 유명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가 설계했고, 영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노만 포스터도 빌바오의 지하철을 설계해 빌바오의 경쟁력을 높였다.

대전시도 빌바오 효과를 기대할 만한 큰 이벤트가 생겼다. 바로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다. 대전시민의 오랜 염원인 도시철도 2호선이 30여 년 만에 드디어 첫 삽을 뜨게 됐다. 1996년 정부의 최초 기본계획 승인 이후 28년이며, 차량 기종을 트램으로 변경한지 10년 만이다. 2028년이면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과 함께 교통 혁신은 물론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트램의 상용화는 국내 첫 사례다. 도심 속 도로를 달리는 노면전철(트램)은 항상 노출돼 있으며, 전국에서 관심을 받기에 충분한 아이템이다. 지하철과는 전혀 다른 도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좋은 재료다. 단순한 전철과 정류장을 넘어 주변 도시와 조화롭게 디자인을 하고 대전만의 색깔과 문화 코드를 집어넣는다면 전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찾을 수 있는 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도시 디자인을 강조해 온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단순한 대중교통 수단을 넘어 '문화라는 코드를 끌어들여서 도시의 위상과 문화의 가치를 한층 더 높이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쇠퇴하던 철강도시 빌바오를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변모 시킨 힘은 바로 모든 사람의 발상을 뛰어넘어 절박한 믿음과 강력한 확신으로 추진한 결과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화성시, 거점도시 도약 ‘2040년 도시기본계획’ 최종 승인
  2. '최대 30만 원 환급' 상생페이백, 아직 신청 안 하셨어요?
  3. 갑천에서 18홀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물의… 대전시, 체육단체장 경찰 고발
  4. 애터미 '사랑의 김장 나눔'… "3300kg에 정성 듬뿍 담았어요"
  5. 대전 불꽃쇼 기간 도로 통제 안내
  1. 전기차단·절연 없이 서두른 작업에 국정자원 화재…원장 등 10명 입건
  2. "철도 폐선은 곧 지역소멸, 대전서도 관심을" 일본 와카사철도 임원 찾아
  3. 30일 불꽃쇼 엑스포로 차량 전면통제
  4. 대출에 짓눌린 대전 자영업계…폐업률 7대 광역시 중 두번째
  5. "르네상스 완성도 높인다"… 대전 동구, '주요업무계획 보고회'

헤드라인 뉴스


“철도 폐선은 곧 지역소멸”… 일본 와카사철도, 대전서 희망찾기

“철도 폐선은 곧 지역소멸”… 일본 와카사철도, 대전서 희망찾기

일본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돗토리(鳥取)현의 철도회사 전무가 폐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전을 찾아왔다. 인구가 감소 중으로 철도마저 폐지되면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한국을 찾았다는 그는 윤희일 전 경향신문 도쿄특파원을 '관광대사'로 임명하고, 돗토리현 주민들에게 철도는 무척 소중하다며 지역 교류를 희망했다. 24일 오후 5시 30분 대전시 중구 베니키아호텔 대림 회의실에서는 야베 마사히코(矢部雅彦) 와카사철도 전무가 참석한 가운데 관광대사 위촉식이 개최됐다. 윤희일 전 경향신문 기자는 한국의 대표적인 철도마니아이면서, 일본 특..

국내기업 10곳 중 7곳 이상 "처벌·제재로는 중대재해 못줄여"
국내기업 10곳 중 7곳 이상 "처벌·제재로는 중대재해 못줄여"

국내 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정부의 노동 안전대책에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처벌과 제재 중심의 정책으로는 중대재해 예방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국내 기업 262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새 정부 노동안전 종합대책에 대한 기업 인식도 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 발표된 노동안전 종합대책과 관련해 기업들의 인식과 애로를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동안전 종합대책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 중 73%(222곳)가 정부 대책이 '중대재해 예방에..

충청권 국회의원 전원, ‘2027 충청U대회 성공법’ 공동 발의
충청권 국회의원 전원, ‘2027 충청U대회 성공법’ 공동 발의

충청권 여야 국회의원 27명 전원이 ‘2027 충청 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 성공 개최를 위한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충남 공주·부여·청양)·국민의힘 이종배(충북 충주) 의원은 25일 국제경기대회 조직위원회가 대회 운영에 필요한 기부금품을 직접 접수·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공동으로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제도에서는 조직위원회가 기부금품을 접수할 때 절차가 복잡해 국민의 자발적인 기부 참여가 제한되고, 국제경기대회 재정 운영에 있어 유연성이 낮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

  • 대전시청에 뜬 무인파괴방수차와 험지펌프차 대전시청에 뜬 무인파괴방수차와 험지펌프차

  • 주렁주렁 ‘감 따기’ 주렁주렁 ‘감 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