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낭보에 대전 서점가 '한강 효과' 활짝

  • 정치/행정
  • 대전

노벨상 낭보에 대전 서점가 '한강 효과' 활짝

대전 한 서점… 한강 책 찾은 시민들로 북적
"재고 모두 동나. 예약해도 받는 날 기약 없어"
노벨상 수상으로 독서에 대산 관심 환기돼
독서 열풍 이어지도록 정부.지자체 지원 필요

  • 승인 2024-10-13 16:52
  • 신문게재 2024-10-14 3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KakaoTalk_20241013_103000863
12일 찾은 대전 둔산동의 한 서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있던 첫 주말이기도 한 날이다보니 책을 구매하기 위해 찾은 시민들로 서점이 북적였다. (사진= 김지윤 기자)
소설가 한강의 한국 작가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있던 첫 주말, 대전에서 이른바 '한강 효과'가 뜨겁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를 흥분시킨 K-문학의 낭보로 한강 작가 작품뿐만 아니라 독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환기된 듯 서점을 찾는 발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12일 찾은 대전 둔산동의 한 서점. 이날 해당 서점은 한강 작가 책을 찾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청소년부터 중장년층, 특히 2030세대가 눈에 띄었다.

대학생 김현아(22)씨는 "집에서 대부분 유튜브나 인터넷을 보는데, 이번만큼은 책을 사보고 싶었다"라며 "한강 작가의 책이 없더라도 재밌는 책이 있다면 독서를 시작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다만 서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이들을 반기는 건 '한강 도서 예약 시 지정 직원에게 문의 필요'하다는 안내 문구였다. 시민들은 아쉬운 마음에 해당 직원에게 줄지어 문의했지만, 기대와 달리 이날 작가의 작품을 구매할 순 없었다.

이곳 서점이 가지고 있던 한강 작가의 작품은 노벨문학상이 발표된 날 재고가 모두 동났다. 이후 찾는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따로 예약을 받고는 있으나 인기가 뜨겁다 보니 이마저도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아쉬운 마음에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보기 위해 한국 문학 코너에 모여 다양한 책을 찾았다. 같이 온 지인과 직원의 추천, 인터넷 검색을 하며 이곳저곳 책장을 훑어보던 사람들은 한 두 권의 책을 품에 안았고 서점은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KakaoTalk_20241013_103000863_01
한강 작가의 인기를 실감하듯, 서점 입구에는 작가의 작품 구매 문의를 따로 받는다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 (사진= 김지윤 기자)
해당 서점의 직원은 "사실 지금 예약해도 기약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라며 "한강 작가의 작품이 없다고 해도 손님들은 책을 구매한다. 번화가에 있어 방문객이 없었던 곳은 아니지만, 이번처럼 사람이 많은 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한국에서 나오면서 대전에 있는 대형 서점과 지역 서점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한강 작가의 수상으로 독서에 흥미를 두면서 외면받던 종이 책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불황을 겪던 독서 열풍을 다시 일으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대전의 마지막 남은 향토서점인 '계룡문고'가 경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는 안타까운 사례를 낳았다.

인터넷 서점의 높아진 점유율과 낮아지는 독서율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이 삭감되면서 결국 서점은 갈 길을 잃은 것이다.

대전 문학계 역시 이번 기념비적인 순간을 계기로 작가와 서점 모두가 살아남을 방안이 마련되길 희망하고 있다.

지역 대학교를 나와 5년 전 등단했다는 한 소설 작가는 "한강 작가의 수상으로 많은 작가도 기쁨과 희망을 느꼈다"라며 "최근 단순 수상작이 아닌 책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진 것을 시작으로 좋은 지원이 뒷받침돼 주춤하던 종이 책이 숨통 트이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전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의정부시, ‘행복로 통큰세일·빛 축제’로 상권 활력과 연말 분위기 더해
  2. '2026 대전 0시 축제' 글로벌 위한 청사진 마련
  3. [2026 신년호] AI가 풀어준 2026년 새해운세와 띠별 운세는 어떨까?
  4. 대성여고 제과직종 문주희 학생, '기특한 명장' 선정
  5. 서산 대산단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기존 전기료比 6~10%↓
  1. 세종시 반곡동 상권 기지개...상인회 공식 출범
  2.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3. 세밑 한파 기승
  4. 셀트리온 산업단지계획 최종 승인… 충남도, 농생명·바이오산업 거점지로 도약
  5. '일자리 적은' 충청권 대졸자 구직난 극심…취업률 전국 평균보다 낮아

헤드라인 뉴스


`영하 12도에 초속 15m 강풍` 새해 해돋이 한파 대비를

'영하 12도에 초속 15m 강풍' 새해 해돋이 한파 대비를

31일 저녁은 대체로 맑아 대전과 충남 대부분 지역에서 해넘이를 볼 수 있고, 1월 1일 아침까지 해돋이 관람이 가능할 전망이다. 대전기상청은 '해넘이·해돋이 전망'을 통해 대체로 맑은 가운데, 대부분 지역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겠다고 전망했다. 다만, 기온이 큰폭으로 떨어지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 야외활동 시 보온과 빙판길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31일 오전 10시를 기해 대전을 포함해 천안, 공주, 논산, 금산, 청양, 계룡, 세종에 한파주의보가 발표됐다. 낮 최고기온도 대전 0도, 세종 -1도, 홍성 -2도 등 -2~0℃로 어..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대전 고속버스터미널` 상권…주말 매출만 9000만원 웃돌아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대전 고속버스터미널' 상권…주말 매출만 9000만원 웃돌아

대전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회식 상권은 '노다지'로 불린다.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만큼 상권에 진입하기 전 대상 고객은 몇 명인지, 인근 업종은 어떨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레드오션인 자영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 365'를 통해 대전 주요 회식 상권을 분석했다. 30일 소상공인365에 따르면 해당 빅데이터가 선정한 대전 회식 상권 중 핫플레이스는 대전고속버스터미널 인근이다. 회식 핫플레이스 상권이란 30~50대 직장인의 구..

충북의 `오송 돔구장` 협업 제안… 세종시는 `글쎄`
충북의 '오송 돔구장' 협업 제안… 세종시는 '글쎄'

서울 고척 돔구장 유형의 인프라가 세종시에도 들어설지 주목된다. 돔구장은 사계절 야구와 공연 등으로 전천후 활용이 가능한 문화체육시설로 통하고, 고척 돔구장은 지난 2015년 첫 선을 보였다. 돔구장 필요성은 이미 지난 2020년 전·후 시민사회에서 제기됐으나, 행복청과 세종시, 지역 정치권은 이 카드를 수용하지 못했다. 과거형 종합운동장 콘셉트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충청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에 고무된 나머지 미래를 내다보지 않으면서다. 결국 기존 종합운동장 구상안은 사업자 유찰로 무산된 채 하세월을 보내고 있다. 행복청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 세밑 한파 기승 세밑 한파 기승

  •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