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인 이상 지역 대기업의 현장 애로점은?

  • 경제/과학
  • 지역경제

300인 이상 지역 대기업의 현장 애로점은?

자발적 기간제 근로희망자 계약해지 통보 어려움
중·소규모 불구 대기업그룹 자회사로 묵여 지원X
중견기업 지원 혜택 전무 '피터팬 증후군' 체감돼

  • 승인 2024-11-14 17:25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1. 대기업 인사 업무 담당자 A씨. 그는 회사 내 육아휴직 등으로 결원이 발생하면 대체인력으로 기간제 근로자 채용 업무를 맡고 있다. 직원이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귀하면 기간제 근로자와 계약해지 업무도 하는데, 최근 마음이 불편하다. 성실하고 사회성도 밝은 한 직원에게 계약해지 통보를 해야 하기 때문. 또 다른 육아휴직자가 발생해 그를 대체인력으로 연계하려고 방법을 찾아봤지만 법적으로 불가능했다. "기간제라도 상관없으니 계속 회사를 다니게 해주면 안되나요?"라고 물은 그 직원의 말이 퇴근 후에도 계속 신경 쓰인다.



#2. 40대 B씨는 경력단절 여성이다. 자녀 둘을 양육하기 위해선 남편과 자신 중 한 명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는 게 B씨의 설명이다. 동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이어가며 생계비를 보탰던 그는 지난해 한 중견기업에 취업했다. 비록 기간제로 채용됐지만, 결혼 전에 하던 업무와 비슷했고 무엇보다 '남들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쉰다는 점'이 좋았다. 평소 사회성도 밝고 성실했던 탓에 직원들과도 친하게 지냈지만, 몇 달 뒤면 회사를 나가야 한다. 기간제법에 따라 2년이 지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돼 회사에서 계약해지를 통보해왔기 때문이다.

KakaoTalk_20241113_145923905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이 13일 오후 '기업과 지속적인 협업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 근로자 수 300인 이상 대규모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김흥수 기자
300명 이상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기업들의 어려움은 무엇일까?

대전고용노동청이 13일 개최한 '기업과 지속적인 협업을 위한 간담회'에서 대기업과 중견기업 인사업무 담당자들은 이 같은 애로사항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위의 사례처럼 자발적 기간제 근로 희망자에 대한 제도적 부작용부터, 중견기업 성장 이후 지원 혜택 축소까지 다양한 질의가 쏟아졌다.

먼저 세종에 공장을 둔 N기업 관계자는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정부와 국회에서 '육아지원 3법' 도입 등 제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희 회사의 경우, 육아휴직자가 발생하면 기간제 근로자를 채용하는 데 보통 3개월가량 직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몇 개월 뒤에 휴직자가 복직하게 되면 계약해지를 하게 되는데, 숙련된 근로자를 잃는 것 같아 회사는 물론 근로자 더 나아가 국가적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회사 규정상 정원이 있기 때문에 추가채용을 할 수도 없는데, 법과 제도에 묶여 아까운 인재를 잃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제약업체인 C기업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경우 100명 안팎의 중소기업 규모인데, C그룹의 자회사로 분류돼 기업지원제도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사각지대 해소를 요구하기도 했다.

최근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한 기업은 '피터팬 증후군'을 체감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기업 관계자는 "중소기업이었는데 얼마 전 인원 제한에 걸려 중견기업으로 분류됐다"며 "평소 정부 기관으로부터 정책자금,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지원을 받았지만 이제 사실 거의 모든 지원이 중단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을 넘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단계별 지원 제도를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전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오늘 간담회에서 나온 대부분의 의견들이 법과 제도 개선에 대한 사안이었다"면서 "유관기관들 함께 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지 검토해보고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답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구도동 식품공장서 화재…통영대전고속도로 검은연기
  2. 돌아온 산불조심기간
  3. 충남교육청, 교육공동체 함께하는 '책심(心)키움 마당' 운영
  4. 전국 최고의 이용기술인은?
  5. 세종충남대병원, 410g 초극소 이른둥이 생존 화제
  1. 충남도의회, 경로당 내 친환경 식재료 확대 방안 모색
  2. "양수발전소로 금산 미래 발전 이끈다"… 충남도, 민선8기 4년차 금산 방문
  3. 2026 세종시 지방선거 킥오프? 입후보 예정자 다 모여
  4. 내포∼세종 연결도로망 구축 청신호
  5. 장기요양기관 법령 이해도 높인다...경진대회 성료

헤드라인 뉴스


CTX 민자적격성조사 통과… 충청 광역경제권 본격화

CTX 민자적격성조사 통과… 충청 광역경제권 본격화

대전과 세종, 충북을 통합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대전~세종~충북 광역급행철도(CTX) 사업이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 추진이 본격화 됐다. 4일 국토교통부와 대전시에 따르면 비수도권 최초의 광역급행철도인 대전~세종~충북 광역급행철도(CTX) 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 민자적격성 조사는 정부가 해당 사업을 민간투자 방식으로 추진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절차다. 이번 통과는 CTX가 경제성과 정책성을 모두 충족했다는 의미로 정부가 민간 자본을 유치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

내포 수년간 방치되던 공터, 초품아로… 충남개발공사 "연말 분양 예정"
내포 수년간 방치되던 공터, 초품아로… 충남개발공사 "연말 분양 예정"

내포신도시 건설 이후 수년간 방치됐던 공터가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로 탈바꿈한다. 아파트 숲 속 허허벌판으로 남겨졌던 곳에 대규모 공사가 시작되면서 인근 주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충남개발공사 등에 따르면 내포 RH-14블럭인 홍성군 홍북읍 신경리 929번지 일원에 'e편한세상 내포 에듀플라츠'를 건설 중이다. 공사를 총괄하는 시행사는 충남개발공사가, 시공사는 DL이앤씨가 맡았다. 총 세대수 727세대인 해당 아파트의 대지면적은 3만 8777.5㎡로 지하 2층~지상25층 규모, 10동이 들어설 예정이다. 세대구..

美 AI 버블 우려 확산에…코스피 올해 두 번째 매도 사이드카 발동
美 AI 버블 우려 확산에…코스피 올해 두 번째 매도 사이드카 발동

연일 신고점을 경신하던 코스피가 5일 인공지능(AI) 고평가 우려와 버블론 확산으로 지수가 크게 떨어지며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오전 9시 36분 코스피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올해 4월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로 인해 증시가 크게 출렁인 후 올해 두 번째 사이드카다. 오전 10시 30분에는 올해 처음으로 코스닥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코스피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 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해 1분간 지속되는 경우, 코스닥은 코스닥 150선물지수가 6%, 코스닥..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 ‘야생동물 주의해 주세요’ ‘야생동물 주의해 주세요’

  • 모습 드러낸 대전 ‘힐링쉼터 시민애뜰’ 모습 드러낸 대전 ‘힐링쉼터 시민애뜰’

  • 돌아온 산불조심기간 돌아온 산불조심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