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군 푸드플랜, 지역 먹거리로 지속 가능성을 키운다

  • 전국
  • 부산/영남

합천군 푸드플랜, 지역 먹거리로 지속 가능성을 키운다

농업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모델 구축

  • 승인 2024-11-30 15:24
  • 김정식 기자김정식 기자
야로직매장
야로직매장<제공=합천군>
경남 합천군이 농업과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먹거리 정책을 펼치며 주목받고 있다.

주민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고 가족 소농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합천군은,



중소·고령·여성 농업인이 주를 이루는 지역적 특성상 인구소멸 위험과 낮은 농업소득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합천군은 2022년 푸드플랜을 수립하며 먹거리 생산, 유통, 소비, 폐기까지를 하나의 선순환 체계로 묶어 관리하는 혁신적 접근을 시작했다.



공공급식, 로컬푸드 직매장, 농업인의 기획생산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통해 친환경농업의 기반을 마련하며,

농민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지속 가능한 먹거리 정책을 실현해가고 있다.

◆지역 먹거리, 학교급식으로 연결되다

합천군 푸드플랜의 시작점은 지역 농산물의 공공급식 도입이었다.

군은 2022년 22억 원을 투입해 대양면에 200평 규모 먹거리통합지원센터를 설립했다.

2023년 3월부터 시범운영을 거친 후, 같은 해 9월부터 관내 초·중·고 33개 학교에 급식 식재료를 공급하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학교급식에서 지역산 식재료 비중이 크게 늘었다.

2019년 지역산 식재료 구매 비중은 금액 기준 12.1%, 구매량 기준 22.5%였으나, 2023년에는 각각 37.4%, 35.3%로 상승하며 지역 농가 소득 증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학교급식을 통한 기획생산은 농민들에게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고, 학생들에게는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는 선순환 효과를 창출했다.

군은 향후 공공급식 전반으로 영역을 확장해 더 많은 농민과 소비자에게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농업과의 상생, 기획생산과 계약재배로 농가 자립 지원

푸드플랜은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기획생산과 계약재배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학교급식은 학생 수를 기준으로 재배 면적과 물량을 사전에 계획할 수 있어, 농가가 생산량을 예측하고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한다.

운영 초기에는 일부 농가가 학교급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납품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하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합천군은 이장단 설명회와 300여 마을을 방문하며 교육을 진행했고, 현재 약 400여 농가가 기획생산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학교급식뿐만 아니라 로컬푸드 직매장에도 납품하며, 안정적인 농가 소득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로컬푸드 직매장, 농민과 소비자를 잇다

합천군은 지역 농산물의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 2023년 6월, 로컬푸드 직매장 1호점 야로점을 개장했다.

268평 규모 직매장은 신선 농산물, 정육, 계란 등을 판매하는 공간과 도시락·반찬 제조 시설, 도농교류 체험 공간으로 구성됐다.

직매장은 농민들이 당일 수확한 농산물을 직접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물류비와 포장비를 줄이고, 소비자들에게는 시중보다 20~30% 저렴한 가격으로 신선한 먹거리를 제공한다.

개장 후 6개월간 직매장은 누적 매출 4억5000만 원, 방문객 1만6000명을 기록하며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직매장의 취급수수료를 10% 이하로 유지해 매출액의 90% 이상을 농가에 환원하며, 지역 농민들에게 새로운 소득 창출의 기회를 제공했다.

◆먹거리 복지, 지역 주민과 나누다

합천군은 직매장을 통해 먹거리 복지도 실현하고 있다.

진열기간이 지난 제품은 공유냉장고를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제공하며,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공유'의 가치를 확산하고 있다.

또한, 푸드플랜의 일환으로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 작은학교 체육돌봄 프로그램 지원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며 지역 공동체와의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지역 상생, 지속 가능한 농업과 경제로 이어지다

합천군의 푸드플랜은 단순히 농업 지원에 그치지 않고, '건강한 군민, 지속 가능한 농업, 더불어 사는 지역 경제'라는 목표를 실현하고 있다.

지역 농민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며,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합천군은 앞으로도 군민과 소통하며, 친환경 먹거리 기반을 확대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농민과 소비자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합천군의 푸드플랜은 지역 상생의 모범 사례로 자리잡고 있다.
합천=김정식 기자 hanul30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곡교천 탕정지구 연계사업' 밑그림 그려졌다"
  2. 주말 사우나에 쓰러진 60대 시민 심폐소생술 대전경찰관 '화제'
  3. 대전 교사들 한국원자력연 방문, 원자력 이해 UP
  4. 낮고 낡아 위험했던 대전버드내초 울타리 교체 완료 "선제 대응"
  5. 대전우리병원, 척추내시경술 국제 교육 스파인워커아카데미 업무협약
  1.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장­호흡재활센터 개소
  2.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수는 적은데 국비는 수십억 차이…지역대 '빈익빈 부익부' 우려
  3. 유등교 중고 복공판 사용 형사고발로 이어져…안전성 이슈 재점화
  4.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졸업자 지역 취업 증가 목표…실현 가능할까?
  5. "함께 걸어온 1년, 함께 만들어갈 내일"

헤드라인 뉴스


공백 채울 마지막 기회…충청권, 공공기관 유치 사활

공백 채울 마지막 기회…충청권, 공공기관 유치 사활

이재명 정부가 2027년 공공기관 제2차 이전을 시작하기로 한 가운데 대전시와 충남도가 '무늬만 혁신도시'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20년 가까이 정부 정책에서 소외됐던 두 시도는 이번에 우량 공공기관 유치로 지역발전 모멘텀을 쓰기 위해 역량을 모으고 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 배정에서 제외됐다. 대전은 기존 연구기관 집적과 세종시 출범 효과를 고려해 별도 이전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됐고, 충남은 수도권 접근성 등 조건을 이유로 제외됐다. 이후 대전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 세종 이전과 인구 유출이 이..

美 연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원·달러 환율 향방은?
美 연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원·달러 환율 향방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10일(현지시간) 고용 둔화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로 인해 한미 간 금리 차이가 줄어들면서, 최근 1500원대를 위협했던 원·달러 환율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3.50∼3.75%로 내렸다. 이는 올해 9월과 10월에 이은 3번 연속 금리 인하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2.50%)과 미국 사이의 금리차는 상단 기준 1.25%포인트로 좁혀졌다. 파월 의장은..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직장맘에게 지급하는 출산 전후 휴가급여 상한액이 내년부터 월 220만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하한액이 출산휴가급여 상한액을 웃도는 역전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고용노동부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출산전후휴가 급여 등 상한액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는 출산 전과 후에 90일의 출산전후휴가를 받을 수 있다. 미숙아 출산은 100일, 쌍둥이는 120일까지 가능하다. 이 기간에 최소 60일(쌍둥이 75일)은 통상임금의 100%를 받는 유급휴가다. 정부는 출산·육아에 따른 소득 감소를 최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 풍성한 연말 공연 풍성한 연말 공연

  •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