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 산학협력으로 전통시장 활성화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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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칼럼] 산학협력으로 전통시장 활성화를 !

최종인(국립한밭대 융합경영학과 교수, TEC 디렉터)

  • 승인 2024-12-08 12:02
  • 신문게재 2024-12-09 1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최종인 한밭대 융합경영학과 교수
최종인(국립한밭대 융합경영학과 교수, TEC 디렉터)
어릴 때 어머니를 따라 전통시장을 간 추억들이 있으신가요? 나태주 시인의 시, '시장길'에서는 이런 시장의 활기찬 분위기를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모처럼 시장에 가 보면 시끌벅적한 소리와 비릿비릿한 내음새, 비로소 살아 있는 사람들의 냄새와 소리들, 별로 살 물건 없는 날도 그 소리와 냄새 좋아 시장길 기웃댄다". 이 시는 전통시장이 단순한 상거래의 장소가 아닌 공동체로서 삶의 현장임을 잘 보여준다.

전통시장은 '자연발생적으로 또는 사회적·경제적 필요에 의해 조성되고, 상품이나 용역의 거래가 상호신뢰에 기초해 주로 전통적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장소'라고 정의된다. 역사에서 첫 기록은 신라시대 소지왕 12년(490년), 경주의 경사시(京師市)이며, 이후 조선시대에는 향토시장으로 5일장인 향시(鄕市)가 등장했다. 전통시장은 지역주민들의 문화와 정서가 잘 반영된 장소로서, 사회? 문화? 경제적 측면에서 다양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한다. 즉 '지역공동체', '지역문화 활성화', '지역경제 활성화'의 중심축을 담당한다.

정부는 전통시장을 유지·발전시키고자 2004년 '전통시장법(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 지원의 토대를 마련했다. 전통시장 살리기를 본격화한 지 20년이 흘렀는데 작금의 상황은 어떠한가? 전국에는 1388개(2022년 기준)의 시장이 있고, 그 안에 31만여명의 상인이 일하며, 연 매출 규모는 25조 원에 달한다. 하지만 전통시장은 점점 축소되고 있는데 그 원인으로는 점포수와 매출액 감소, 시장 폐점, 대형유통업체 성장과 소비자의 구매 행동 변화, 시설 노후화와 상인들의 고령화 등이 있다.

전통시장은 지역 원도심과 지역민의 생활권에 형성되는데, 1388개 규모만큼 다양한 모습이 존재하며 역사나 활성화 정도가 상이하다. 매 3년마다 '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 기본계획'이 수립되며, 시장과 상점가의 활성화를 위한 기본 방향 및 정책, 주요 사업의 추진, 재원의 조달 및 운용 등을 담고 있다. 특히 '전통시장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의미 있는 제도가 많다. 예를 들어 문화관광형 시장의 지정과 육성, 상권 활성화 사업계획 수립, 그리고 대학의 역할로서 산학협력 사업 등도 포함된다.



대학의 역할이 국가와 지역의 혁신에서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특히 지역소멸 위기 가운데 대학의 역할은 더욱 크다. 대학을 지역혁신의 구심점으로 삼고자 정부는 중앙정부 지원체계에서 지자체의 권한과 책임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라이즈(RISE)라고 불리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로의 변환이다. 대학지원의 행·재정 권한을 지자체에 위임하고, 지역발전과 연계한 종합적이고 전략적 지원으로 지역과 대학의 동반 성장을 추진하는 체계이다. 지역소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첨단기업의 육성을 통한 좋은 일자리 창출도 필요하다. 또한 전통기업의 육성과 함께 전통시장 등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전국 대부분의 대학 주변에 전통시장이 하나씩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학의 기술과 인력이 전통시장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스마트 전통시장'을 육성하기 위해 최신 ICT를 도입하고, 온라인 판매 및 배달 서비스 개발로 고객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고객 선호도와 구매 패턴을 분석함으로써 맞춤형 마케팅 전략 수립과 실행을 돕고,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AI 기반 차별화된 번역 서비스, 그리고 문화관광형 시장에 다양한 콘텐츠도 제공할 수 있다. AI 기반 영상 분석을 통해 시장 내 취약한 보안과 안전을 강화하고,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비즈니스 모델(BM)과 생활혁신형 연구개발도 가능하다. 여기엔 대학과 산업체의 진정한 협력, 교수와 학생의 관심이 필수적이다.

최근에는 교실 밖으로 나가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PBL 방식의 프로젝트형 수업이 늘고 있다. 교육과 연구 현장이 전통시장으로도 확대해 간다면 '지역에 존재하는 대학이 아닌, 지역을 위한 대학', 그리고 지역 정주를 위한 RISE 체계의 퍼즐들이 맞춰지지 않을까?/ 최종인(국립한밭대 융합경영학과 교수, TEC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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