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라는 폭력, 대전 현주소는] 단속 피해 온라인으로…표적이 된 청소년

  • 사회/교육
  • 사건/사고

[성매매라는 폭력, 대전 현주소는] 단속 피해 온라인으로…표적이 된 청소년

온라인을 통한 성매매 알선, 오픈채팅 앱 이용해 성매수 성행
조건만남, 온라인그루밍으로 청소년 성 착취…보호 대책 필요

  • 승인 2024-12-18 18:33
  • 신문게재 2024-12-19 3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49064095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문제는 그 세계가 존재하느냐 안 하느냐가 아니라, 그것을 우리가 보느냐 안 보느냐이다' 2004년 3월 성매매 방지법 시행을 계기로 집결지 해체에 쉼 없이 달려온 대전은 2024년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새로운 집결지에는 행정력이 닿지 않고, 온라인으로 옮겨간 성매매에 대응할 의지가 있느냐 질문이 나오고 있다. 3회에 걸쳐 여전히 성을 상품화하는 현장을 고발하고 여성 청소년 보호 방안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중) 디지털 성 착취 표적은 청소년

경찰 단속을 피해 교묘해진 성매매는 미성년자에게까지 마수를 뻗치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을 통한 성매매 알선이나 오픈채팅 앱을 이용한 성매수가 성행하고 있으나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은 전무하다.

18일 중도일보 취재 결과, 대전 지역 내 성매매 관련 업소는 2013년 1404곳에서 2024년 839곳으로 감소했다. 코로나 19 이후로 유흥업소, 단란주점이 절반 이상 줄어든 탓이다. 같은 기간 유흥업소는 363곳에서 185곳, 단란주점은 225곳에서 171곳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의 성매매 알선 광고는 늘고 있다. 대전경찰에 적발돼 차단 조치 된 성매매 광고사이트는 2023년 317건에서 2024년 510건으로 증가했다.

과거에는 대부분 유흥업소를 통한 접객이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폐쇄성이 더 짙어졌다. 온라인을 통해 성매매를 알선하고 일반 가정집, 건전 마사지업소로 위장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점에서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에는 온라인 광고사이트를 통해 성 구매자를 유도한 후 오피스텔, 아파트, 다가구주택 등을 단기 임차해 성매매 장소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사이트를 통해 예약하면 룸 비밀번호를 공유하고 안내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성매매 알선·구매 행위가 온라인에서 이뤄지면서 청소년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포털사이트에 쉽게 검색이 되는 것은 물론, 건전 안마업소 광고사이트로 위장해 유사성행위 업소를 홍보하는 사이트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년 사이에서 오픈채팅 문화가 유행 중이라는 점을 이용해 성 매수자들이 접근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채팅 앱, X(트위터) 등 SNS을 이용해 금전적인 대가를 내세우며 가정 밖 청소년에게 접근하거나 조건만남, 온라인그루밍으로 가정 내 청소년들도 표적으로 삼는다.

실제로 본보가 미성년자로 가정해 한 오픈 채팅앱에 접속한 결과, 접속한 지 2분 만에 인근에 사는 낯선 이 3명으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미성년자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사는 지역을 묻고 성행위에 대한 대가성 금액을 제시했다. 해당 채팅앱은 사용 연령 제한과 휴대전화 인증절차가 있었지만, 실제 나이와 다르게 입력해도 접속이 가능했다.

단속 사각지대에 청소년 성 착취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대전에서 19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 혐의로 적발된 건만 해도 10건에 이른다. 하지만, 사단법인 여성인권티움 따르면 성 착취 문제로 피해아동·청소년 지원센터에서 상담을 받은 청소년은 2022년 93명, 2023년 87명, 올해는 상반기에만 90명에 달해 드러나지 않은 피해 청소년들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아 여성인권티움 대전 성 착취 피해아동·청소년지원센터장은 "지금은 온라인을 이용하는 청소년 모두가 성 착취 표적이 되는 실정"이라며 "오픈 채팅을 통해 술이나 담배 대리구매부터 시작해, 드라이브, 고가의 선물로 유혹하고 성행위를 대가로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청소년들을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갑천 야경즐기며 워킹' 대전달빛걷기대회 5월 10일 개막
  2. 수도 서울의 높은 벽...'세종시=행정수도' 골든타임 놓치나
  3. 충남 미래신산업 국가산단 윤곽… "환황해권 수소에너지 메카로"
  4. 이상철 항우연 원장 "한화에어로 지재권 갈등 원만하게 협의"
  5.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1. 충청권 학생 10명 중 3명이 '비만'… 세종 비만도 전국서 가장 낮아
  2. 대학 10곳중 7곳 올해 등록금 올려... 평균 710만원·의학계열 1016만원 ↑
  3.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4. [춘하추동]삶이 힘든 사람들을 위하여
  5. 2025 세종 한우축제 개최...맛과 가격, 영양 모두 잡는다

헤드라인 뉴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무죄판결 파기환송…유죄 취지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무죄판결 파기환송…유죄 취지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이에 따라 이 후보는 서울고법에서 다시 재판받아야 한다. 서울고법은 대법원의 판단 취지에 기속되므로 유죄를 선고해야 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5월 1일 이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지난 3월 28일 사건을 접수한 뒤 국민의 관심이 지대하고 유력 대권 주자인 이 후보의 피선거권 여부가 달려있다는 점을..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9연전을 통해 리그 선두권 경쟁에 돌입한다. 한국프로야구 10개 구단은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휴식 없는 9연전'을 펼친다. KBO리그는 통상적으로 잔여 경기 편성 기간 전에는 월요일에 경기를 치르지 않지만,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프로야구 5경기가 편성했다. 휴식일로 예정된 건 사흘 후인 8일이다. 9연전에서 가장 주목하는 경기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승부다. 리그 1위와 3위의 맞대결인 만큼, 순위표 상단이 한순간에 뒤바..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생이 교직원과 시민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부리고, 교사가 어린 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생·학부모는 물론 교사들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 33분쯤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대상 2학년 A(18) 군이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 4명과 행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A 군을 포함한 모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계성 지능을 가진 이 학생은 특수교육 대상이지만, 학부모 요구로 일반학급에서 공부해 왔다. 가해 학생은 사건 당일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 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세계노동절 대전대회 세계노동절 대전대회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