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목민관이 가져야 할 환경관

  • 오피니언
  • 시사오디세이

[시사오디세이]목민관이 가져야 할 환경관

최병조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 운영위원장

  • 승인 2025-02-03 16:42
  • 신문게재 2025-02-04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시사오디세이)최병조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 운영위원장
최병조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 운영위원장
목민관은 단순히 행정을 운영하는 사람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지도자입니다. 시대가 변해도 목민관 역할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습니다.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이가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현재와 미래가 달라집니다. 환경에 관한 생각은 더 크게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환경행정법 분야 전문가인 한귀현 순천대 법학과 교수는 "환경 문제의 본질적 특성인 지역성에 비추어 볼 때 지방정부는 중앙정부보다 지역의 환경 상황을 더 잘 알 수 있는 입장에 있으므로 지속 가능한 생태계의 유지와 쾌적한 환경을 창출할 일차적인 책임이 있으며, 환경 문제의 해결 내지 쾌적한 환경의 창출은 곧 지역 주민의 생존권과도 결부되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환경에 대한 시·도지사의 관점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행정수도 세종을 중심에 둔 충청권 4개 시·도 목민관의 환경관은 어떠할까요?

충청권 4개 시·도는 금강을 끼고 있고 금강의 물을 마시고 사용하며 살아갑니다. 금강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충청인의 삶은 금강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즉 금강을 대하는 모습 그 자체가 주민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 됩니다. 금강을 대하고 있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환경관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충청권 광역단체장이 요구하는 금강 관련 주요 사업은 충북도의 청남대 주변 상수원보호구역 해지, 세종시의 세종보 물 채우기, 대전시장의 갑천 물놀이터 건설, 충남의 지천 댐 건설 등입니다. 이들 사업의 이유는 관광 활성화, 지역경제 살리기, 상권 살리기, 상수원 마련 등입니다. 모두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을 뿐이지, 100년이나 200년 이후를 말해주지는 못합니다.

충청인 삶에 바탕인 금강은 우리의 손자 그리고 그 손자의 손자가 사용하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는 미래세대가 금강을 어떻게 사용하고 이용할지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의미가 포함됩니다. 금강의 미래를 현재의 우리가 결정할 터이니 미래세대는 그 결정을 따라달라고 할 권한이 있는가를 되묻게 됩니다.



일찍이 환경 윤리학자 K.S.Shrader Frechette는 인간의 환경 접근방식 중에 하나로 '구명선 윤리'를 제시했습니다. 구명선 윤리는 환경제약과 한정된 자원을 고려하여 사회적 존속을 국민국가 단위에서 생각하자는 것입니다. 인간이 갖추어야 할 환경윤리로 한정된 자원을 인정하고 그 선상에서 기본생활을 하자는 것입니다. 흔히 자연을 미래세대에 빌려서 사용하는 자산이라고 말합니다. 빌려서 사용하는 현세대에게 모든 것을 결정할 권리는 없어 보입니다. 빌린 것이니 잘 사용하고 있는 그대로 돌려주어야 합니다. 현재의 우리가 금강에서 하는 일이 미래 세대에게 빌린 상태로 돌려줄 수 있는 수준인지? 아니면 망가뜨리고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세대의 욕심만 있고 미래세대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면 멈춰야 합니다.

환경보전에 대한 문장을 찾다가 '인류 공동의 집인 생태계를 형제의 마음으로 돌보며 살아 숨 쉬는 모든 생명과 눈에 보이지 않는 삶의 환경까지 저희가 충실히 보존하게 하소서'라는 천주교 대전교구의 공동체 기도문을 생각했습니다. 이 내용은 현재가 아닌 미래를 위한 염원이 담겨 있습니다. 종교를 떠나 지도자라면 누구나 미래에 대한 큰 그림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김일태는 자치단체의 역할을 '자연 자원의 총량적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지역 잠재력을 평가함에 있어 현재의 자연 자원에 대한 정밀한 조사와 활동이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즉 그 지방에서 수용할 수 있는 총량의 범위 내에서 계획하고 실행할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발표되는 지방정부의 계획이 자원 총량에 근거하지 않아 환경단체와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우리는 기후 위기를 현실로 느끼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목민관인 광역시·도의 수장은 최소한 탄소 중립을 달성해야 할 2050년 이후의 세대라도 공감할 수 있는 환경관점이 담긴 정책을 제시해야 합니다.

/최병조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 운영위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경기 프리미엄버스 P9603번 운행개시
  2. 충북·제주만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 서울 19주 만에 하락
  3. [기획] 의정부시, 우리동네 정책로드맵 ‘장암동편’
  4. 유성복합터미널 3개사 공동운영체 출범…터미널·정류소 흡수·통합 본격화
  5. 국립한밭대 RISE 사업단 '지역사회상생협의체' 간담회
  1. 충남대, 충청권역 장애 대학생 기업 탐방 프로그램 개최
  2. 첫 대전시청사 복원활용 탄력 붙는다
  3. 누리호 4차 발사 D-4… 국민 성공기원 분위기 고조
  4. 충남도 청렴 파트너 '제8기 도민감사관' 출범
  5. '세종시=행정수도' 진원지, 국가상징구역...공모작 살펴보니

헤드라인 뉴스


다시 만날, 첫 대전시청사… 복원‧보수설계 탄력 붙는다

다시 만날, 첫 대전시청사… 복원‧보수설계 탄력 붙는다

민선 8기 대전시를 대표하는 문화유산 복원·활용 프로젝트인 첫 대전시청사(옛 대전부청사)의 복원·보수 설계가 본격 착수된다. 23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첫 대전시청사의 설계용역 제안 공모 심사에서 '시공회당(時空會堂, 시간의 흔적을 공간으로 빚다)'로 당선된 ㈜아인그룹건축사무소·제이아이건축사사무소(공동응모)와 계약을 체결했다. '시공회당'은 섬세한 보존 전략과 함께 현재와 미래의 활용 가치를 높이는 계획, 공간 분석 및 원형 복원을 위한 기술적 검토의 완성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제이아이건축사사무소의 김지현 소장은 프랑스..

안전상식 대표주자를 가려라… 재미난 퀴즈 풀며, 치열한 경쟁 `안전의식 UP`
안전상식 대표주자를 가려라… 재미난 퀴즈 풀며, 치열한 경쟁 '안전의식 UP'

충남 안전골든벨 왕중왕전을 향한 홍성군 예선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홍성군과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홍성교육지원청, 홍성경찰서·소방서가 후원한 '2025년 제1회 홍성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20일 홍성 홍주문화체육센터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안전에 취약한 어린이들이 안전 상식을 재밌는 퀴즈로 풀며 다양한 안전사고 유형을 학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205명의 홍성지역 초등학생들이 대회에 참가해 골든벨을 향한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사회자는 "안전지식엔 연령이 없다"며 "다른 지역에선 저학년이 골든벨을 울린 적도 있다며" 긴장한..

누리호 4차 발사 D-4… 국민 성공기원 분위기 고조
누리호 4차 발사 D-4… 국민 성공기원 분위기 고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4차 발사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주말부터 전국에서 누리호 관련 행사가 진행되며 4차 발사 성공을 기원하는 분위기가 고양되고 있다. 23일 우주항공청·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27일 오전 12시 54분에서 1시 14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서 누리호 4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 발사 예비 기간은 이날부터 12월 4일까지며 이 기간 중 누리호 4차 발사가 진행된다. 이번 발사는 기존과 달리 늦은 시간 진행된다.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기의 궤도 진입을 고려한 시간이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