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자 정원축소" 목소리 내는 변호사계… 지방 법조인 배출 영향 신중론도

  • 사회/교육
  • 법원/검찰

"합격자 정원축소" 목소리 내는 변호사계… 지방 법조인 배출 영향 신중론도

로스쿨 시행 2012년 1451명에서 작년 1745명
대전충남 변호사 2017년 497명서 올해 793명
14일 집회서 경쟁 과열 부작용 더 크다는 의견
합격자 축소 시 지방 로스쿨 법조인 양성 직격

  • 승인 2025-04-14 17:49
  • 신문게재 2025-04-15 2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2025032301001731000069491
대한변호사회가 신규 변호사 합격자 축소를 요구하면서 지역에 적정 변호사 규모에 대한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대전지법 앞 법조타운 모습.  (사진=중도일보DB)
변호사시험 합격자 정원 발표를 앞두고 법조계에서 연간 1200명 이하로 축소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변호사가 과잉 공급되어 경쟁이 극심해져 결국 의뢰인에게 돌아가는 법률서비스는 악화됐다는 것인데, 예비 법조인을 양성하는 법학전문대학원에서는 합격자 정원 축소가 비수도권의 로스쿨 생존을 먼저 위협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14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대한변호사협회가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앞에서 신규 변호사 합격자 축소를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김정욱 대한변협 협회장(변호사 시험 2회)이 변호사 회원 300여 명과 함께 "국내에서 연간 적정한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는 1200명 정도"라며 "변호사가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적정 규모의 신규 변호사가 공급될 수 있도록 조정해달라"고 정부를 향해 촉구했다. 법무부는 매년 4월께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 심의를 열고 합격자 수와 합격 기준을 결정하는데 올해는 이달 24일 예정되어 있다.



대전과 충남 법조계에서도 법학전문대학원의 도입 이후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가 크게 늘어 법률서비스 경쟁이 과열되어 부작용이 더 크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변호사가 법률 경험과 노하우를 다지기 보다 저가 수임 경쟁에 뛰어들어 의뢰인에게 돌아가는 법률서비스의 수준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또 법관 출신 등 전관을 내세우나 실제 사건 수행은 저연차의 변호사에게 맡기는 일부 네트워크 로펌의 운영 방식도 변호사 과잉 공급에서 시작됐다는 의견이다.

로스쿨 제도 도입 초기 한 해 변호사 합격자는 2012년 1451명에서 2017년 1600명 그리고 지난해 1745명으로 점차 증가했고, 대전과 충남·세종에 등록한 변호사 수도 2017년 497명에서 2019년 580명, 2021년 668명, 그리고 2025년 4월 793명으로 2년마다 100명꼴로 증가했다. 대전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512명으로 2022년 434명에서 2년 사이 80명 가까이 늘었다.



대전변호사회 관계자는 "법학전문대학원 도입의 전제 조건이었던 법조 유사직역의 통폐합 및 축소는 이루어지지 않고, 과잉 경쟁은 화려한 광고와 저가 수임으로 인한 책임감 저하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합격자 수 감축을 촉구하는 변호사업계와 달리 법학전문대학원에서는 사법고시를 폐지하고 로스쿨을 도입한 취지가 무너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법학전문 교육을 이수한 자격시험 위주로 되어야 할 신규 변호사 시험이 합격률을 낮춰 종전 사법시험처럼 성적 경쟁을 부추겨서는 다양한 경험과 가치관의 법조인을 양성할 수 없다는 것. 합격자를 인위적으로 줄일 때 수도권보다 비수도권에 법학전문대학원에 큰 영향을 미쳐 지역 법조인 배출은 더욱 멀어질 것이라는 목소리다.

지역 로스쿨 관계자는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충실하게 수학해 자격을 갖춘 이를 법조인으로 배출하는 게 취지"라며 "합격 정원을 축소할 때 서울권 로스쿨보다 지방 로스쿨에서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의정부1동 입체주차장 운영 중단
  2. 파주시, ‘마장호수 휴 캠핑장’ 운영 재개
  3. 천안 삼은1번가 골목형상점가, '길거리 오픈축제' 개최
  4. 2025 K-축제의 세계화 원년...날아오른 국내 축제는
  5. 충남도의회 "학교급식 종사자 체계적 검진 지원"
  1. [기획] ㈜아라 성공적인 글로벌화 "충남경제진흥원 글로벌강소기업1000+ 덕분"
  2. 대전 특성화고 지원자 100% 넘었다… 협약형 특성화고 효과 톡톡
  3. [사설] 특성화고 '인기', 교육 내실화 이어지나
  4.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5. "대전하천 홍수량 5~8% 늘어"vs"3년 만에 과도한 상향 아닌가" 갈등

헤드라인 뉴스


"트램·공공어린이 재활병원 국비 대거확보" 대전시 현안 탄력

"트램·공공어린이 재활병원 국비 대거확보" 대전시 현안 탄력

대전시가 이재명 정부의 2026년도 예산안에서 트램 등 핵심 사업에 필요한 국비를 대거 확보하면서 주요 현안 추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2일 확대간부회의에서 "트램을 비롯해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웹툰클러스터 예산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 마지막 날인 이날 4조 3000억원을 감액하고, 감액 범위 내에서 증액해 정부안인 728조 원 규모로 전격 합의한 것과 관련해 언급한 것이다. 재선 국회의원 출신 광역단체장인 이 시장은 주요 현안 예산 반영 여부를 여의도..

원·달러 환율 1460원대 중후반 고착화… 지역 수출기업들 `발동동`
원·달러 환율 1460원대 중후반 고착화… 지역 수출기업들 '발동동'

#. 대전에서 수출기업을 운영하는 A 대표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원·달러 환율을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환율이 10~20원만 변동해도 회사의 수익 구조가 즉각적으로 갈리기 때문이다. A대표는 "원자재 대금 결제에 적용되는 환율이 중요하다 보니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환율을 확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 경영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1460원대 중후반에서 움직이면서 지역 수출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원자재를 사들여 수출하는 구조를 가..

李 “숨겨진 내란 어둠 밝혀 진정 정의로운 국민통합 문 열어야”
李 “숨겨진 내란 어둠 밝혀 진정 정의로운 국민통합 문 열어야”

이재명 대통령은 2일 “곳곳에 숨겨진 내란의 어둠을 온전히 밝혀내서 진정으로 정의로운 국민 통합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 이날 오전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52차 국무회의에서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지난해 12월 3일 우리 국민들이 피로써 쟁취해 왔던 민주주의, 그리고 헌법 질서가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며 “그렇지만 국민의 집단 지성이 빚어낸 빛의 혁명이 내란의 밤 어둠을 몰아내고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다시 환하게 빛나는 새벽을 열었다”고 말했다. 또 “그렇게 위대한 빛의 혁명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 대전도시철도 1호선 식장산역 착공…첫 지상 역사 대전도시철도 1호선 식장산역 착공…첫 지상 역사

  • 대전서 개최된 전 세계 미용인의 축제 대전서 개최된 전 세계 미용인의 축제

  •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