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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7일 오후 2시 카이스트를 방문해 카이스트 학생들과 '2030 현장 청취' 간담회를 가졌다./사진=최화진 기자 |
'책상 위 청년 정책'이 아닌 '현장 목소리 중심 정책'을 내세우며 캠퍼스를 돌며 직접 소통에 나선 것이다.
이 후보는 점심시간 충남대 식당에서 학생들과 나란히 식판을 들고 줄을 서며 자연스레 대화를 시작했다. 식사 자리는 곧 간담회로 이어졌다. 지역 대학의 구조 개편 문제부터 창업 지원 인프라 부족까지 다양한 질문과 고민들이 봇물처럼 터졌다.
한 충남대 학생은 "최근 한밭대와의 통합이 무산된 뒤 내부 혁신을 통해 글로컬대학 선정에 도전할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또다시 공주대와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지방 거점국립대가 꼭 통합을 통해서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 의문"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지금 글로컬대학 선정에 눈이 멀어 무리하게 통폐합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통합은 시대 흐름상 피할 수 없는 과제이긴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느낄 학위의 무게 변화나 내부 갈등은 가볍게 넘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캠퍼스는 이원화가 아닌 복수캠퍼스 방식으로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점진적으로 통합하는 방식이 더 안정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창업을 주제로 한 질문도 이어졌다. 수도권 출신이라는 한 학생은 "청년 창업을 염두에 두고 충남대에 진학했지만, 막상 대전이 창업에 유리한 도시라고 느껴지지 않는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이 후보는 "요즘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IT 도구로 얼마든지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는 시대"라며 "문제는 그다음 단계, 사업화 단계에서 조언을 줄 수 있는 멘토가 있느냐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전에는 멘토 역할을 할 전문가가 부족해 결국 많은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떠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 문제는 대전시와 지역 정치권이 직접 나서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라도 멘토를 확보해 창업 인프라를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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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7일 오전 12시께 충남대학교 학생식당을 방문해 충남대 학생들과 함께 식사하며 청년 고충을 청취했다./사진=최화진 기자 |
학생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카이스트 김민준 학생은 "과학기술은 인력이 중요한 학문인데 대한민국은 석박사급 인력이 해외로 빠져나간 뒤 돌아오지 않고 현지에 정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후보는 "고베나 캘리포니아에 없는 규제는 우리도 없게 하겠다는 원칙으로 규제를 정리하겠다"며 "규제심판제를 도입해 불필요한 규제는 즉시 폐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임금 격차를 줄이려면 고용주가 아닌 개발자 개인의 능력을 평가받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산업스파이 같은 낡은 인식도 털어낼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해상풍력 정책도 정조준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가 서해 바다에 바람개비를 세우겠다며 해저 케이블도 들어갈 수 없는 해남에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한다"라며 "에너지 수요와 산업 인프라를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표심용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기후와 에너지 문제에 대해 더 진지하고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지금까지 카르텔화된 에너지 정책이 국민에게 부담만 안겨줬다"고 말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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