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무의식에 따뜻함을 처방해드립니다.”
K-MOOC 최우수 강좌로 선정돼 교육부장관 표창을 받은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가 8일 오전 중도일보 4층 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 중도일보 주최 찾아가는 저널리즘 특강에서 이같이 말했다.
유튜브 ‘심리학 START’를 운영 중이라고 밝힌 전우영 교수는 동영상으로 ‘XYY 염색체를 가진 살인자’,‘아침 거르는 아이가 성관계 일찍 갖는 진짜 이유’,‘심리학 공부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3가지 키워드’,‘마이클 조단보다 더 큰 사랑받은 한국 농구선수’ 등을 올려놨다”고 소개했다.
전 교수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심리 실험인 ‘Solomom Asch(1956)’를 통해 “규범에 동조할 이유가 없지만 혼자 남겨지는 것이 주는 공포로 인해 집단 규범에 동조하게 된다”고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불행과 무능을 만드는 집단 심리를 소개한 뒤 ‘붉은 악마’와 ‘울트라 니뽄’의 동조를 통한 사회변화 사례를 들었다.
전 교수는 세상을 움직이는 방법으로 3명만 움직이면 되고, 핸드타월 낭비를 줄이려면 물로 손을 씻은 후 열두 번을 털고 핸드타월을 반으로 접어 사용하면 한 장만으로도 충분히 물기를 말릴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 전 교수는 규범의 무의식성에 대해서도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이어 “2022 한국 사회 및 성격 심리학회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제 <당신의 마음에 영화를 처방해 드립니다>는 매주 1편의 영화와 함께 떠나는 52주간의 심리학 여행”이라고 전했다. 무의식에 생각의 씨앗을 심는 영화로 ‘인셉션’을 예로 든 전 교수는 “무의식에 새로운 생각의 씨앗을 심는 것과 무의식을 조정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또 “우리의 눈은 선택적으로 세상을 본다”며 2010 남아공 월드컵 때 다비드 실바가 한국계에서 필리핀 혈통으로 밝혀진 사연을 소개했다.
전 교수는 “의식이 처리하지 못한 나머지는 무의식이 담당하고, 무의식은 보이지 않는 손”이라며 “잠들었던 무의식에 불을 붙이는 ‘점화(Priming)’는 장기기억에 저장된 정보의 활성화를 무의식적으로 촉진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마음과 행동은 어떤 생각이 점화 되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모든 생명체의 근본 욕구는 어미의 품처럼 따뜻함, 안전, 신뢰, 소속감”이라고 전했다. 전 교수는 또 “마음이 차가워지면 몸도 차가워지고, 외로움을 크게 느끼는 사람들은 목욕을 더 자주, 더 오래, 더 뜨거운 물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리적 따뜻함은 타인을 더 따뜻한 사람으로 보게 유도하고 더 따뜻한 사람으로 행동하게 유도한다”고 전했다. 전 교수는 상대의 무의식을 따뜻하게 만드는 법에 대해 “따뜻한 터치와 따뜻한 미소의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특히 “환한 미소일수록 더 현명하고, 친절하고, 매력적이고, 행복하고 외향적일 것이라고 판단하게 된다”고 전했다.
전 교수는 조세현 사진작가의 따뜻한 시선 사진과 차가운 시선 사진, 좀비 영화 ‘웜바디스’, 황현수 작가의 조각상 ‘생각하는 삶’도 소개하며 “생각은 생각의 나무를 자라게 하고, 더 큰 열매를 맺게 하는 것은 따뜻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또 “유성온천이 있는 대전은 무의식이 따뜻한 도시”라고 전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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