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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영향으로 계룡산에서 관측되는 평균최고기온이 지난 20년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생명의 보고이면서 가장 안전한 국립공원 역시 기후변화의 영향권에 놓이고 있다. |
환경의날을 앞두고 4일 국립공원관리공단과 국립공원연구원에 따르면, 계룡산은 식물 941종과 동물 2821종이 서식하는 생명의 보고다. 국내에서 관찰된 생물종의 약 40%가 국립공원에 서식하는데 계룡산 역시 충청권에서 살아가거나 뿌리 내린 동식물의 절반 가까이 지내는 곳이면서 시민들이 원시 자연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체험하고 있다. 그러한 계룡산 국립공원에서도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이해되는 생태계 변화가 관찰되고 있다. 소나무를 시들어 고사하는 재선충병이 토착화되어 올해도 이미 4월 계룡산과 대전현충원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발생해 관계 기관이 방재에 돌입했다. 2년 전 소나무 재선충을 예방하는 살충제 농약을 대대적으로 주사했으나 다시 발병한 것으로 계룡산 사유지의 잣나무 열매는 수확해도 유통하지 못하고 폐기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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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기온 상승과 최고기온의 변화처럼 환경요인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생물마다 달라 개체 수가 감소하거나 고사하고 지리적 범위도 고지대로 옮겨가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
더욱이,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실시한 전국 국립공원의 기후변화 취약성 조사에서 충남의 계룡산과 태안해안 국립공원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곳으로 파악됐다. 계룡산은 전국 21개 국립공원 중 2050년 가뭄이 가장 크게 증가할 곳으로 지목된 데 이어, 폭염은 지금도 연 17일 이상 발생하고 이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영남 지방에 높았던 폭염이 이제는 충청도와 경기도 등 넓은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태안해안 국립공원은 인근 해역 중 해수면 상승 폭이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게 공단의 설명이다. 해수면 편차가 2012년보다 2021년 4.1㎝ 벌어졌고, 과거 10년 상승량보다 앞으로 10년 사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기후변화에 따른 국립공원 생태계 변화 조사는 아고산식물과 상록침엽수처럼 고지대 위치한 생태계에 집중되어 계룡산과 속리산 등의 중부권 식생변화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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