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목상초등학교서의 3년, 하루하루 소중한 나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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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만필] 목상초등학교서의 3년, 하루하루 소중한 나날들

강신조 대전목상초등학교 교사

  • 승인 2025-06-06 12:15
  • 수정 2025-06-06 12:19
  • 이은지 기자이은지 기자
강신조 사진
강신조 대전목상초등학교 교사
2023년 3월, 나는 대전목상초등학교에 부임했다. 새로운 학교, 새로운 동료, 새로운 학생들, 그리고 처음 만나는 목상동이라는 마을.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곧 그 낯섦은 설렘이 됐고, 나는 이곳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쌓아가고자 다짐하게 됐다.

부임 첫 해에는 2학년 담임을 맡았다. 2학년 담임은 처음이었기에, 아이들과의 관계 맺기부터 수업 운영까지 모든 것이 새로웠다. 2학년 어린 학생들도 코딩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오조봇과 같은 교구를 활용하여 놀이 기반의 디지털 교육을 시도했고, 이를 통해 아이들에게 AI·SW와 같은 테크놀러지가 낯선 것이 아닌 친근한 개념으로 다가가도록 했다. 아이들은 작은 로봇이 움직이는 경로를 예측하고 수정하며 문제 해결력을 키웠고, 교실은 매일 작은 실험실처럼 활기를 띄어 보람됐다. 2학년 학생들이 하교한 방과후에는 5~6학년 학생들과 AI융합교육 학생동아리, 노벨과학동아리, 환경동아리 구성하여 지도했다. 매주 정해진 시간에 모여 탐구 주제를 정하고 실험이나 발표를 준비하는 과정은 아이들에게 자율성과 책임감을 동시에 길러주는 기회가 됐다. 노벨과학발표대회, 영재페스티벌, 환경동아리 발표대회, 꿈돌이사이언스페스티벌 나도과학해설사 대회, 노벨과학체험전 등 다양한 대회에 참여하며, 학생들이 자신의 관심과 가능성을 구체적인 경험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

2년차에는 동료 교직원들과 합심해 인성교육 연구학교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 끊임없이 시도하고 협력했다. 교사들과 수차례 머리를 맞대고 회의하며, 실천 가능한 교육 프로그램을 구체화하고 개선해 나갔다. 특히, 우리 학교는 목상동 지역의 유일한 공교육 기관이다. 이에 지역의 중심이자 교육의 뿌리인 학교의 역할을 고민하며, 마을과 함께 호흡하는 교육을 실현하고자 애썼다. 목상동 주민자치회, 들말두레소리보존회, 대덕종합사회복지관 등 지역 사회와 손을 맞잡고, 놀이 한마당, 전통문화 체험, 마을 역사 탐방, 1년 간의 학생주도 교육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고 운영했다. 아이들은 학교라는 울타리를 넘어, 마을이라는 더 큰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로 한 걸음씩 성장해 나갔다.

그리고 3년차인 지금, 여전히 우리 학교 선생님들과 다양한 교육 사업을 기획하고, 아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리 학교 교사들은 바쁜 와중에도 AI교육 선도학교, 디지털 기반 학생 맞춤교육 선도학교, AI·SW 교구 지원 사업, 디지털튜터 운영교, 기초학력 전담교사제 등 수많은 공모사업 선정을 비롯해 찬찬협력강사제, 책임교육학년제, 깨알문해교육 사업 등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적합한 교육 환경 제공을 위한 많은 지원을 해주고자 애쓰고 있다. 올해도 노벨과학동아리, 환경동아리, AI융합교육동아리, 합창부, 방송부 등 다양한 학생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도전, 자율, 탐구 역량이 길러지길 기대하고 있다.



지난 3년간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선생님들과 함께 운영하고, 협업을 통해 아이들에게 어떤 경험이 진정으로 의미 있는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어려움도 분명히 존재했다. 하지만, 우리가 기획한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아이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고, 그 속에서 교사로서 미처 생각지 못한 점도 깨닫기도 하고, 큰 기쁨을 느끼기도 했다.

이 모든 실천의 바탕에는 헌신적인 동료 교사들의 노력과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부임 첫해부터 2년차까지 늘 격려와 지지를 보내주신 한영숙 교장선생님과 고은희 교감선생님, 그리고 3년차인 올해 새롭게 부임하신 김태윤 교장선생님과 황인덕 교감선생님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기에, 우리 교사들이 다양하고 의미 있는 교육 활동을 적극적으로 기획·추진해 나갈 수 있었다.

나는 이 학교가 참 좋다. 단지 성과 때문이 아니다. 새롭고 낯선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아이들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움직이는 동료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이 이 학교를 특별하게 만든다. 앞으로도 이 공간에서 아이들과, 교직원들과, 마을이 함께 이어져 있기를 바란다. 하루하루의 시간이 쌓여, 언젠가 우리 아이들의 삶을 지탱하는 든든한 기억이 되기를 바란다. 이 학교에서의 나날들이 내게 소중한 이유다. /강신조 대전목상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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