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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통대 개교 120주년 기념식에서 윤승조 총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
대학 통합을 둘러싼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자축 행사인 기념식이 오히려 갈등과 대립을 드러내는 장이 된 모양새다.
윤승조 교통대 총장은 충북대의 합의 불이행을 작심 비판했고, 시민단체는 기념식 자체를 문제 삼으며 통합 중단을 촉구했다.
반면 이와는 별개로 새로운충주포럼 이태성 대표는 충주가 주도권을 갖는 수평적 대학 통합 필요성을 역설하며 전략적 방법론을 제언했다.
4일 충주캠퍼스에서 열린 개교 120주년 기념식에서 윤승조 총장은 충북대를 향해 "통합의 동반자라기보다 교통대를 흡수통합의 대상으로 인식하면서 총장 사이의 합의를 깨거나 무시하려는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총장은 특히 학생 정원 보전 합의 불이행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양 대학은 2024년 11월 통합대학 본부를 청주에 두는 조건으로 청주로 이동할 학생 정원 143명을 교통대에 보전하기로 합의했으나, 충북대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충북대는 명확한 이행 방안을 제시하는 등 합의 준수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동력이 약화하고 지역사회의 신뢰도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념식에 앞서 교통대·충북대 통합 반대 범시민비상대책위원회는 교통대 개교 120주년 기념식 개최 자체를 강하게 비판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120주년은 철도대의 기원이 된 1905년 5월 제물포 '철도이원양성소'가 문을 연 날"이라며 "윤승조 총장과 현 대학 집행부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기념식을 여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일선 비대위 공동대표는 "더 이상 충주시민과 증평군민, 의왕시민에게 모욕을 안기지 말라"며 "철도대, 과학대, 충주대 출신들의 그 뿌리를 개신동에 헌납하는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대학 통합 반대를 넘어선 건설적 대안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새로운충주포럼 이태성 대표는 통합을 전제로 한 전략적 접근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그는 "단순히 통합을 반대하는 것만으로는 변화하는 대학 환경과 지역 현실을 해결할 수 없다"며 "교통대를 AI·모빌리티 및 ESG 관련 공과대학 중심의 특성화 캠퍼스로 혁신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교육부는 5월 30일 글로컬 대학 사업 통합안을 최종 승인했으나, 한국교통대와 충북대는 승인 명단에서 제외됐다.
양 대학은 2026년 4월까지 통합 승인을 받아야 2027학년도부터 통합 대학으로 운영할 수 있어 시간적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충주=홍주표 기자 32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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