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치아 중 입 안쪽에 위치하며, 영구치가 다 난 뒤 가장 늦게 나오는 치아가 사랑니다. 인류 초기에는 질긴 음식을 씹기 위해 더 많은 치아가 필요했기에 사랑니는 유용한 치아였지만, 현대에 들어 식단이 부드러워지며 그 필요성은 줄어들고 있다.
사랑니는 보통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 사이에 나며, 상하좌우 각각 하나씩 최대 4개가 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서 아예 나지 않거나 하나만 나는 경우도 있고, 매복되거나 기울어져 자라는 경우도 많아 구강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사랑니라고 부를까? 사랑니가 나는 시기가 첫사랑을 경험하는 나이와 겹치기 때문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또 하나는 사랑니가 날 때의 통증이 첫사랑의 아픔과 닮았다는 해석이다.
한국에서는 '사랑니'로 부르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영어권에서는 'wisdom tooth'라 하며, 이는 지혜가 생기는 나이에 나온다는 뜻이다. 독일어 'Weisheitszahn', 프랑스어 'dent de sagesse', 중국어 '智?(zh?ch?)'도 모두 지혜와 관련된 이름이다.
일본에서는 사랑니를 '親知らず(오야시라즈)'라 부른다. 이는 '부모가 모르는 이'라는 뜻으로, 자녀가 부모 곁을 떠난 후에 사랑니가 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나라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사랑니. 아프고 귀찮은 존재로만 여겨졌지만, 이제는 조금 다르게 보일 것이다. 이 글을 통해 사랑니를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
시무라에리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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