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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칠이 벗겨져 시뻘건 녹이 슬어 있는 액자 모양의 조형물 '창'. 이 조형물은 영일대해수욕장 백사장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에 세워져 있다. 지금은 이곳에서 영일만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는 시민들이 없다. |
경북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개장(7월 12일)을 한 달가량 앞두고 해수욕장 일대 곳곳의 시설물이 녹슨 채 방치되고 있어 시민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백사장 따라 조성된 산책로에 세워진 액자 모양의 조형물 '창'은 페인트칠이 벗겨져 시뻘건 녹이 슬어 있다. 이전에는 이 액자 앞에서 영일만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는 관광객들이 북적일 정도였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페인트칠이 벗겨져 녹슨 채 흉물로 변하자 시민들이 외면하고 있다.
영일대 해상누각~두무치마을까지 1km 구간의 가로등과 입간판 곳곳도 페인트칠이 벗겨져 '3류 관광지'를 연상케 했다.
영일대 해상누각 진입로 입구에 세워진 추락 주의를 알리는 안내판은 야광 페인트칠이 벗겨져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역시 산책로에 세워진 조형물 '코뿔소'의 작품 해설은 모두 하얗게 지워져 있다. 관광객들은 작가가 누구인지, 작가의 작품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 아쉬워했다.
칼 대신 붓을 든 이순신 장군 동상도 작품 해설이 없어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문화대상 수상을 기념해 세운 '누리쉼터상'과 '금연 결심의 종'은 빛바랜 청동색으로 변해 무척 낡아 보였다. 특히 종의 추가 사라져 제작 설치 의도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해수욕장 입구 백사장에 17억원을 들여 조성하는 만남의 광장과 상징 조형물 건립공사는 공사 기간 6개월(3월 4일~8월 30일) 중 2개월이나 단축, 해수욕장 개장에 앞서 준공하기로 시에서 발표해 부실시공이 우려되고 있다.
시민들은 "언제부터인가 영일대해수욕장 산책로에서 낡은 시설물을 보면서 허름하고 빛바랜 70~80년대가 연상돼 부끄러울 때가 많았다"며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주변의 낡고 탈착된 시설물을 정비해 피서객들에게 깨끗하고 역동감 있는 이미지를 심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영일대해수욕장 산책로 시설물과 조형물의 관리가 여러 부서로 나눠져 있어 그런 것 같다"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포항=김규동 기자 korea808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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