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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덕농협 전경 |
당진합덕농협(조합장 정상영)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가운데 임원 위주의 경영에서 탈피해 조합원을 위한 협동조합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주장이 탄력을 받고 있다.
합덕농협은 조합 운영과 관련해 방만 경영을 한다는 일부 조합원들의 비판과 지적이 잇따라 나오지만 이를 추슬러야 할 조직 내 목소리는 거의 실종된 가운데 정 조합장이 정상 경영 입장을 밝혔다.
최근 불거진 합덕농협의 문제는 대의원들의 2박3일 제주도 여행, 상임이사가 종자벼를 팔아 차익을 남긴 것, 운영공개 참석자에게 현금을 지급한 것 등 세 가지가 주요 골자다.
먼저 대의원 60여 명이 6월 24~26일 2박3일 일정으로 제주도 여행을 가며 4000여 만 원의 조합 돈을 쓰는 것에 대해 조합원들 사이에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조합장이 2000여 명의 조합원은 등한시하고 60여 명의 대의원 위주로 조합을 경영하는 것에 대해서도 볼멘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지난 이사회 때 제주도 여행 자제를 건의했으나 소수의견이라고 묵살했다는 것이 제보자의 주장이다.
조합원 C씨는 "조합장이 대의원들과 견학을 갈 수 있지만 대부분이 관광하는 것"이라며 "조합이 어려울 때는 나서서 쌀을 팔고 돈을 벌어 내실 있는 경영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조합장은 "제주도 연수는 예산에 반영돼 있고 대의원 총회에서 승인도 받았다"며 "독단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간부 직원들과 상의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음으로 합덕농협 B 상임이사가 종자벼를 판매하고 약 1000만 원의 차익을 남긴 부분도 문제의 소지가 커 구설수가 되고 있다.
상임이사는 조합 규정상 겸업을 할 수 없고 벼 장사를 하면 안되는 위치에 있으며 삼광벼 재배를 하지 않았는데도 이를 종자벼로 판매한 것이 적발돼 수세에 몰리고 있다.
이에 대해 조합 모 이사가 B 상임이사에게 삼광벼 출처를 물으니 처음에는 자기 것이라고 잡아떼다가 삼광벼 재배를 하지 않았다고 따지자 가을에 사놓은 것이라고 궁색하게 변명했다는 것이 제보자 측의 주장이다.
B 상임이사는 "통합 RPC에 삼광벼를 공급했다"며 "지난 해 11월 조합원에게 종자용으로 구입한 벼가 발아되지 않아 공급요청이 있어 2월에 판매했다"고 말했다.
겸업에 대해서도 B 상임이사는 "생산한 벼를 팔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맞받았다.
마지막으로 운영공개 때 조합원들에게 밥값으로 1만5000원씩 지급하던 것을 3만원으로 인상 지급한 것에 대한 부분도 사전선거법 위반에 해당해 법규를 꼼꼼히 따져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제보자 A씨는 "이미 지난 해 연말에 편성한 예산이 있는데 무슨 돈으로 3만원씩 주느냐"고 질의하니 "지도사업비 목항을 변경해 쓰면 된다"고 궁색한 변명을 했다는 것.
또한 "전화번호부 광고·조합원 건강검진비가 항목에 잡혀 있는데 이것은 하지 않고 목항을 변경해서 돌려쓰게 해달라고 안건을 상정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제보자 A씨는 "조합원 70%가 70대인 상황에서 목항 변경은 노인들 데리고 사기 치는 것"이라며 "고령의 조합원들이 조합 운영 내용을 모르다 보니 가만히 있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한 "나마저 눈 감고 넘어가면 전례대로 갈 것 아니냐"며 "개선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특히 이런 절차는 2024년 연말에 했어야 하는데 미리 쓰고 사후 승인한 것이 문제가 되며 3만원씩 지급하는 것도 선거법 위반 등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조합장은 "그동안 운영공개 참여율이 낮아 이를 개선하고자 식비를 현금으로 지급하게 된 것이고 이후 참여도가 높아졌으며 이는 이사회 승인 사항이 아니다"며 "조합장이 목항을 변경해 2월에 사용하고 보니 1000여만 원이 부족해 사후 승인을 받아 집행했다"고 의견을 내놨다.
이밖에 "선거법 위반에 대한 것은 말이 안된다"며 "조합원들 대부분은 호의적"이라고 반박했다.
제보자 A 씨는 "농협이 농민 조합원을 위한 협동조합이라면 그 목적에 맞게 가야 한다"며 "소수 몇 사람들을 위한 조합으로 착각하고 농민은 그저 농협의 들러리가 된다면 그런 조직은 없어져야 한다"고 질타했다. 당진=박승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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