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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장욱진 화백 생가가 복원되고 기념관이 건립되는 것은 처음 듣는 얘기는 아니다. 장욱진 탄생 100주년이 되던 2017년을 기점으로 시도했다가 헛바퀴를 돌았다. 2022년까지 생가를 복원하고 인근에 기념관을 짓겠다고 한 것은 2019년이었다. 2024년 초입에 시작된 공사는 생가 인근 기념관 부지 주택들을 허문 뒤 다시 멈춰섰다. 재정상의 이유를 들지만 지역 인문자산, 그중 인적 문화자산에 소홀한 소치라는 지적도 받을 수 있다. 기존 자원조차 활용하지 못하는 결과다.
이날 착공식에서 충주 수안보 등 5개 지역의 흙을 건립 현장까지 옮긴 기획행사에서 알 수 있듯 그의 '유산'은 전국에 혼재한다.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등과 나란히 근현대 미술에서 손꼽히는 1세대 모더니스트지만 고향에서 합당한 대접을 하지 못한 점을 반성해야 한다. 장 화백이 마지막 무욕의 삶을 살았던 용인 마북동 가옥은 등록문화재 제104호로 지정돼 있다. 말년 한때를 보낸 양주에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이 들어선 사실과도 대조를 이룬다.
시대적으로는 일제강점기와 해방기, 한국전쟁과 산업화 등 격동기에 작품활동이 걸쳐 있다. 근현대미술사 속에 우뚝 선 화가의 자리를 생각할 때 장욱진미술관을 놓친 건 아직도 아쉽다. 생가 복원은 그래서 더 크게 환영받을 일이다. 고향인 세종에서만 가능한 사업이다. 김유정역이 된 춘천 신남역처럼 생가 인근의 간이역 내판역도 '장욱진역'으로 개칭 안 될 이유는 없다. 한국적 사유와 정서의 깊이가 스며든 세종의 고유 자원을 복원한다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2027년 개관 목표를 잘 지키면서 좋은 문화 콘텐츠를 곁들여 명소화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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