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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국립현충원에 있는 국가등록문화유산 제415호인 '미카형 증기기관차 129호'. (사진= 국가유산청) |
6·25 전쟁에 투입됐고, 한국 철도 역사에도 큰 역할을 했다는 이유로 국가등록문화유산에 등재됐던 미카 129호가 결국 등록 말소되면서 대전 지역 곳곳에 놓여있는 여러 상징물에 대한 수정 작업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23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미카형 증기기관차 129호가 지난 12일 국가등록문화유산에서 말소됐다.
당시 북한군에 포위된 제24사단장 윌리엄 F. 딘 소장을 구출하기 위해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영웅으로 소개되며 2008년 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최근 실제 작전 현장에 투입된 건 129호가 아닌 219호였으며, 투입 목적 역시 딘 소장 구출이 아닌 보급품 후송 작전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유산 등록 근거가 사라졌다.
이로 인해 미카 129호를 소유하고 있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은 열차에 대한 소개 문구 수정부터, 앞으로의 보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황급히 나섰다.
코레일은 해당 기관차에 대해 역사적 오류는 바로잡되 기차의 물리적 가치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194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한국에서 사용됐던 증기기관차이며, 한국 전쟁 당시 작전에 투입됐다는 증거는 없으나 당시 운용됐던 열차라는 희소성이 충분한 만큼 철도 역사에 중요한 상징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코레일은 현재 국립대전현충원 호국 철도기념관에 놓인 미카 129호를 자체적으로 보존하기 위해 한국철도공사 철도기념물로 재지정할 예정이다.
현재 129호가 놓인 대전현충원 호국 철도기념관의 경우 6·25전쟁 참전 철도전사자 287위를 기념하고 추모하는 공간이다 보니 열차 자체에 대한 의미도 깊어 현충원에 두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129호에 대한 해설판과 기념물 설명에 포함된 '딘 소장 구출작전' 관련 문구 수정 작업도 필요한 만큼 추후 현충원과의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른 수정 절차도 불가피하다.
대전시는 이번 말소 결정에 따라 대전시 문화재 목록에서 미카 129호를 삭제한다. 국가유산청의 말소 통보를 받은 뒤 시 차원의 문화재 목록에서도 제외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대전역 동광장에 세워진 '딘 소장 구출작전' 관련 호국 동상과 조형물에 대한 수정 절차 역시 곧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 관계자는 "대전역 동광장 동상은 화강암으로 제작돼 즉시 조치는 어렵지만, 국가 유산청의 결정에 따라 안내 문구를 추가한 후 향후 대전 역세권 개발에 따른 이전 시 수정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김지윤·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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