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vs 시의회' 대립에 '빛축제 무산' 우려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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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vs 시의회' 대립에 '빛축제 무산' 우려 현실로

상임위와 예결위 진통 끝 협의 가능성 열었지만
본회의 과정서 시-의회 감액 예산안 놓고 신경전
김현미 시의원과 최민호 시장 날선 발언 이어가
시민추진단 "투쟁 불사… 후원금 받더라도 개최"

  • 승인 2025-06-23 17:45
  • 수정 2025-06-23 18:32
  • 이은지 기자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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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 2023 빛 축제 전경.사진=중도일보 DB.
2025년도 세종시 빛축제 예산이 끝내 전액 삭감됐다. 세종시의회 상임위 추경예산 심사에서 전액 삭감됐던 4억 원의 예산이 계수조정 과정에서 복구됐으나, 집행부와 막판 조율에 실패하며 다시 삭감된 것으로 드러나 빛축제 무산 우려가 현실이 됐다.

세종시의회는 23일 제98회 정례회 2차 본회의를 열고 2025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등 총 90개 안건을 처리하고 회기를 종료했다.

이날 시의회에 따르면 도담동 복합커뮤니티센터 외벽 누수 보수 등 민생 관련 예산은 1억 8000만 원이 증액 편성되는 대신, 빛 축제 예산 4억 원은 전액 삭감됐다.

문제는 의회와 집행부 간 예산 협의 과정에서 비롯됐다.



의회는 삭감 이유에 대해 "집행부가 예산 재책정을 통해 9700만 원을 충당하고도 부족한 나머지 9100만 원을 채우기 위해 지역구 의원의 예산을 일방적으로 감액해 예산 전액 삭감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집행부 사업 예산 대신 의회 편성 예산을 감액해 의원들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같은 상황 속 세종시와 세종시의회 간 갈등은 더욱 첨예해지는 형국이다.

김현미 시의원은 이날 추경예산안을 두고 "본예산 심의에서 감액되거나 제외된 항목이 다수 포함됐다. 이는 지방재정법과 예산편성 운영기준에 배치되는 행정"이라고 지적했고, 최민호 시장은 "시민들의 노력으로 명맥을 이은 축제 예산을 2년 연속 삭감한 것은 시민 의지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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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회는 23일 제98회 정례회 2차 본회의를 열고 2025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등 총 90개 안건을 처리하고 회기를 종료했다. /사진=이은지 기자
세종시는 빛 축제 예산 삭감과 관련해 계획을 묻자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짧게 입장을 밝혔다.

이런 상황에 비춰볼 때, 지난해 시민 후원금 4억 원을 모아 가까스로 개최됐던 빛 축제는 올해도 지자체 예산 없이 빈손으로 행사를 치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두 차례 예산 복구 호소문을 발표했던 세종시빛축제시민추진단은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임인택 대표는 "민주당 의원이 다수인 세종시의회의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고 본다"며 "예산 반영을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며, 지난해처럼 시민 후원금을 받는 방식으로라도 축제 개최 의지엔 변함이 없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35일간의 제98회 정례회 회기를 마무리한 세종시의회는 8월 25일부터 제99회 임시회를 열어 2025년도 행정사무감사 지적사항 조치결과를 청취하고 조례안 등을 심의할 계획이다.
세종=이은지 기자 lalaej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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