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원하는 환경으로"… 대전 기업들의 좋은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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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원하는 환경으로"… 대전 기업들의 좋은 변화

대전시 노사상생모델 좋은일터 조성 사업
시행 첫해부터 지금까지 기업들 큰 관심
적극적인 복지 제도로 일하기 좋은 회사로

  • 승인 2025-06-24 16:56
  • 신문게재 2025-06-25 9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낮은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은 여러 가지이지만, 대전시가 선택한 건 소통과 환경이다. 회사와 근로자가 의견을 나누고 부족했던, 필요했던 것들을 채워 나가며 보다 더 일하기 좋은 공간을 만들 수 있도록 끈끈한 정을 강조했다. 바로 대전시가 추진하는 '대전형 노사상생모델 좋은일터 조성사업'이다. 2018년 처음 시행한 뒤 지금까지도 지역 기업들과 근로자들에게 꾸준한 호응과 관심을 받고 있다.

직원들이 실제 원하는 환경이 무엇인지 다가가는 회사와 개선된 환경 속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는 직원들이 긍정적으로 상생하고 있다. 중도일보는 좋은일터 조성 사업이 실제 지역 기업들에 어떤 효과를 불러일으켰는지 이야기를 담아본다. <편집자 주>

(제이오텍) 생산공장현장
가족 친화적 복지제도를 도입한 제이오택 회사에 임직원 가족들이 방문하며 함께 견학하고 있다. (사진=제이오텍)
▲"직원들이 원하는 걸 직접 들어봐요"

최근 제이오텍은 대전시 '좋은일터 조성사업'을 활용해 조직문화 진단 설문을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복리후생과 인사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을 추진했다. 기존에도 연차 100% 사용 촉진 제도 등 일·가정 양립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운영해 온 제이오텍은 이번에 한 걸음 더 나아가 '반반차 제도'를 새롭게 도입했다. 해당 제도는 연차를 2시간 단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임직원들이 보다 유연하게 개인 일정을 조율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제이오텍은 가족 친화적 복지제도도 적극 운영하고 있다.

'해브어 북타임' 프로그램을 통해 임신 3개월부터 출산 전 예비 부모에게 육아 관련 도서와 그림책을 제공하고 있다. 또, 가족 초청 행사를 정기적으로 마련해 임직원 자녀들이 회사 공간을 견학하고, 실험실 내 연구장비를 직접 체험하고 있다.

제이오텍만의 이색적인 프로그램 '킹스맨' 표창 제도도 주목된다.

매너 있고 모범적인 직원을 선발해 유급휴가와 휴가비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임직원 간 긍정적인 소통 문화를 장려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인사제도 역시 보다 체계적으로 정비됐다. 새롭게 도입된 'inHR 성과관리시스템'을 통해 개인별 목표에 기반한 인사평가가 가능해며, 성과 중심의 인사 운영 체계가 자리 잡고 있다.

제이오텍은 여름철 고온에 대비해 공장 내 열기 배출용 덕트를 설치하고, 투광기 교체를 통해 작업장 조도를 개선하는 등 임직원의 안전과 건강을 고려한 작업환경 개선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김기성 대표는 "제이오텍은 지난 2019년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일터' 인증기업에 선정됐다"며 "단순한 근무환경 개선을 넘어, 임직원의 삶을 존중하고 함께 성장하는 조직 문화를 지속적으로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케이앤에스아이앤씨) 조직화합 워크숍
케이앤에스아이앤씨가 조직화합 워크숍을 진행한 모습. (사진=㈜케이앤에스아이앤씨)
▲청년이 일하기 좋은 회사로

청년 인재는 기업의 미래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위성 추적기술을 바탕으로 상선부터 방산분야까지 활용되는 위성통신용 안테나를 개발·제조하는 ㈜케이앤에스아이앤씨가 '좋은일터 조성사업' 참여 이후 사무실 환경부터 직원 복지 전방위적 개선에 나서며 청년이 일하기 좋은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금요일 13시 퇴근제'다. 기존 금요일 오후 5시 조기 퇴근제를 단계적으로 발전시켜, 2024년에는 3시, 2025년에는 1시 퇴근까지 확대 적용했다.

출산장려정책과 복지도 눈에 띈다. 미혼 청년 근로자가 결혼할 경우 임금을 인상해줄 뿐만 아니라, 본인이나 배우자 출산 시에는 50만 원의 청년 출산장려금까지 지급한다. 사내 규정을 개정해 시차출근제와 모성보호제도(태아검진·난임치료휴가, 배우자 출산휴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가족돌봄휴가와 휴직제도도 마련했다.

각종 근무시설 개선도 이뤄졌다.

점심시간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각종 운동기구를 갖춘 헬스장을 설치하고, 사내 무료매점을 운영해 간식·라면·음료 등 다과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휴게실과 안마의자 역시 인기가 많은 시설 중 하나다.

인력 확대에 따라 조직개편이 이루어지면서 사무실 또한 쾌적한 환경으로 리모델링했고, 작업장에는 환기시설, 보호구 등 안전장비도 추가로 구비했다.

일자리 창출에도 성과가 나타났다. 2024년 한 해 동안 청년 13명을 신규로 채용한 데 이어, 2025년에도 4명의 신규직원 채용 및 3명의 청년인턴이 근무하는 등 청년 인재들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최효진 대리는 "직원들이 출산 등 가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직원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라며 "청년들이 찾고 싶은 회사를 만들고자 이번 사업을 계기로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트루인테크놀로지스) 노사관계개선 워크샵
노사관계개선 워크샵에 참여한 트루인테크놀로지스 직원들이 함께 모여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트루인테크놀로지스)
▲오래 다니고 싶은 회사로 성장

IT업계는 이직률이 높아 안정적인 인재 확보가 숙제다.

그러나 데이터베이스 솔루션 공급·기술지원 전문기업 ㈜트루인테크놀로지스는 '신뢰·사람·기술'을 핵심가치로 삼고, 기술 전력과 인재가 상호 시너지를 내는 지속 가능한 기업문화를 구축하고 있다. 트루인테크놀로지스는 데이터베이스 공급, 모델링·튜닝, 빅데이터·보안 솔루션 공급 및 유지보수 서비스를 주축으로 한 사업모델을 통해 고객사의 IT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기술적 신뢰를 쌓아왔다. 이를 기반으로 내부 구성원에게도 같은 신뢰를 확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트루인테크놀로지스는 사람에 초점을 맞췄다. DB 기술력과 유지보수 역량을 바탕으로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할 환경을 제공했다. 서버실 소음 차단, 블루라이트 필름제공, 회의실 방음 시공 등 세밀한 사무환경 개선으로 집중력과 건강을 보호한 것이다.

복지에도 최선이다.

자녀 학자금 지원, 장기근속 포상(상품권·휴가) 제도를 운영하고 생일, 결혼기념일 축하, 반기 워크숍 실시 등으로 사람 중심의 유대감을 강화했다. 특히, 직원 각자의 고충과 건의사앙을 반영하는 고충상담체계도 구축한 상태다.

직원의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교육 환경도 제공했다. 자율형 교육비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이 원하는 외부·사내 교육 참여를 적극 지원하고 CPR·안전교육, 직무 기반 기술교육 등 체계적 교육 운영으로 기술 역량과 안전 역량을 동시에 강화했다.

이미지 과장은 "소규모 회사라는 장점을 살려 직원들의 고충을 듣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려 했다"라며 "근로자들에게도 큰 호응을 받았고, 실제로 퇴사율을 줄이고 채용률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스위밍키즈) 강사 안전 교육
스위밍키즈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안전 교육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유)스위밍키즈)
▲안전부터 근로 여건까지 개선

(유)스위밍키즈는 대전에 본사를 둔 어린이 수영장 체인사업장으로, 생존수영 등 어린이 맞춤형 수영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이다. 현장교육 중심 직원들로 구성되어 직원복지와 행정절차 등에 애로를 겪고 있었으나, 대전시 좋은일터 조성사업에 참여하며 안전하고 체계적인 기업문화를 조성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이지효 팀장을 중심으로 직원들이 직접 사업장 개선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면서 '좋은 일터'를 만들기 위한 의견이 모였다. 직원들은 기존 스포츠 현장에서 교육업무를 위주로 담당해왔지만, 자발적으로 필요한 개선점을 발굴하고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큰 성취감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했다.

수영장이 근무지인 만큼 안전 및 보건관리체계를 개선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심장제세동기와 샤워실 안전매트를 구비하고, 사업장을 방문하는 어린이들도 안전사고에 유의할 수 있도록 교육용 심장제세동기와 심폐소생 교육 애니메이션도 별도로 구비했다. 안전보건관리지침도 신설하여 안전사고 대응 매뉴얼을 구축했다.

수영장 바로 옆에는 직원들의 체력 보충을 위한 휴게시설을 신설했다. 쾌적한 공간으로 운영하기 위해 제습기와 냉온풍기, 휴식용 침상등을 구비해 공간을 마련했다.

근로여건도 개선됐다. 파트타임 강사를 추가 채용해 직원들의 주 평균 근무시간을 5.7시간 단축했고, 비정규직이던 직원 1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며 대전사업장 기준 첫 정규직 전환 사례를 만들어냈다. 대전 외에도 전국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 공로를 인정받아, 2024년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에서 우수상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까지 수상할 수 있었다.

이정규 이사는 "직원들이 겪는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라며 "직원 간의 의견 전달이 수월해졌고, 서로 소통해 끈끈한 환경이 조성된 것 같다"고 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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