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첫 초·중 통합 산울초·중학교 '웃음소리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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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첫 초·중 통합 산울초·중학교 '웃음소리 가득'

[세종 미래교육 현장을 찾아서]
올 3월 1일 개교해 안정적 운영단계 들어서
초등 25학급·중등 15학급 총800여명 재학중
'가족같은 분위기' 우려했던 학교 폭력 없어
9년과정 연계 '7대 통합 프로젝트' 추진 주목

  • 승인 2025-06-29 14:44
  • 수정 2025-07-27 12:01
  • 신문게재 2025-06-30 7면
  • 이은지 기자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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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에 개교한 세종 산울초·중학교 내부 모습. /사진=이은지 기자
세종시교육청이 2025년 새롭게 선보인 산울초·중학교와 세종캠퍼스고등학교가 세종교육의 미래 모델로 제시되고 있다. 지난 3월 1일 동시 개교하며 안정적인 운영단계에 들어서고 있는 두 학교는 학령인구 감소라는 시대 변화와 고교학점제 등 입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됐다.

산울초·중학교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까지의 연계 교육을 통해 학생 발달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펼치고, 캠퍼스고교는 단과대학형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 진로 전공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어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의 기대가 크다. 중도일보는 학교 정체성을 담아낸 차별화된 커리큘럼과 공간혁신 설계를 자랑하는 두 학교의 사례를 살펴보고 변화하는 미래 교육의 방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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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초·중학교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최병호 교장. /사진=이은지 기자
한 울타리 안에 두 학교, 세종지역 최초의 초·중 통합운영학교인 산울초·중학교에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25년 3월 세종시 산울동에 문을 연 산울초·중학교는 초등학교 25학급 426명, 중학교 15학급 381명 등 총 800여 명이 재학 중이다. 통합학교라 1명의 교장, 초·중등 각 1명씩 2명의 교감을 포함한 60여 명의 교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독특한 구조다.



▲세종 첫 초·중 통합운영학교, 학령인구 변화 대응 새로운 시도=학령인구 변화에 유동적으로 대응하고자 초·중 통합시설로 설계된 이 학교는 '가르침과 배움이 연결되는 행복한 교육 울타리'를 비전으로 삼고 초등학교 1학년에서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단절 없이 통합된 배움과 성장의 지도를 그리고 있다.

2020년 초·중학교 통합계획 발표 당시만 해도 예비 학부모들의 반발이 없진 않았다. 당시 교육행정국(조성두 전 국장) 소속 행정지원과(현 여정숙 노사정책과장) 소속 공직자들은 밤낮으로 입주 예정자들을 만나며, 통합 학교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우려를 불식시킬 방안을 제시하며 설득했다.

실제 발달과정이 다른 학생들 간 공간을 공유하며 벌어질 학교폭력이나 여러 부작용은 우려 지점으로 부각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선후배 간 돈독한 우정을 나누며 장점이 더 크다고 학교는 설명한다.

최병호 교장은 "지난 3개월 여간 학교폭력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오히려 중학생들이 초등학생 동생들을 너무 귀여워한다. 함께 손잡고 다니는 형제자매들도 많은데, 모두가 누나이고 모두가 동생인 학교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산울학교 교육공동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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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연결하는 2층 이음다리. /사진=이은지 기자
▲교육공동체가 함께 만들어나가는 '협의체로서의 학교'=나란히 마주보는 초·중학교 건물은 같은 부지를 공유하지만 운동장과 체육관, 급식실 등 교육시설은 따로 운영되고 있다. 건물 2층엔 '이음다리'로 불리우는 연결 통로만이 소통의 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초·중학교 교정 사이엔 문화공원이 가로질러 조성돼 자연과 어우러진 학습 쉼터이자 주민 산책로로 사랑받고 있다.

특히,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우수인증(BF인증), 녹색건축물 인증,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등 학생의 안전과 친환경적 설계를 고려했다.

산울초·중학교는 교육공동체 자치에 기반한 '협의체로서의 학교'를 꿈꾸며 학생, 학부모, 교직원, 지역사회가 함께 학교 발전을 위해 소통하고 협력하고 있다. 함께 결정하는 학교 민주주의를 확장해 교육공동체 모두가 학교 운영에 참여하고 결정해 공동 책임감을 가진다.

뿐만 아니라 협의체 학교의 핵심적 협의 시스템이 다양하게 운영돼 안정적인 학교 운영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교직원 전문적학습공동체'는 통합운영학교 장점을 살릴 산울학교만의 교육적 비전을 세우고 구체성을 만들어가는 핵심적 협의 시스템이다. 월 1회 교직원 회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연수를 진행해 교사들의 전문성을 향상시킨다. 또 모든 중학교 교사는 연 1회 수업을 공개하고 서로의 수업을 관찰하며 발전시킨다.

또 학교장 자문기구인 비전위원회를 구성함으로써 교육 비전과 철학 목표에 근거해 학교의 중장기적 발전 방향을 설정하고 구체화하는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다. 학교 자체평가를 통해 비전컨설팅 보고서를 제출하고, 학교 비전을 반영한 교화, 교목, 교가, 학교공간 이름 등을 제안하는 '학교 상징 제정특별위원회'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교화와 교목을 제안하는 일을 학생회에 맡겨 투표하고 교육 공동체의 의견을 묻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벽 없이 소통하는 공동체 만남의 시간인 '산울교육공동체 정담회'를 통해 더 나은 교육환경을 만들어 나간다. 중학교 동에 설치된 정담실(카페)에서 개최되는 정담회는 학교의 다양한 이슈와 관련해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소통과 공감의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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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초·중학교 내부 모습. /사진=이은지 기자
▲초·중등 교육과정 단절 없이 연계… '4개년 7대 통합 프로젝트' 추진=산울초·중학교는 세종 최고의 교육력을 갖춘 학교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도전하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애쓰고 있다. 또 다양한 도전이 있는 질 높은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고, 교원과 학생 간 따뜻하고 안전한 관계를 형성해 학생 자존감을 키운다. 부족함과 어설픔이 용납되는 학교, 실수를 하더라도 도전이 자유로운 학교를 만들어 자율적 인재를 양성하고자 함이다.

산울초·중학교는 지역 유일 초·중등 교육과정 통합학교라는 정체성을 살려 4개년 간 7대 통합 프로젝트를 달성한다.

첫째,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장점을 결합한 연속적이고 통합된 9개년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둘째, 모든 교육구성원 간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하나 된 학교교육공동체를 형성한다. 셋째, 간소화와 효율을 추구하는 학교 교무업무를 통합한다. 이는 중복된 행정업무를 줄이고 효율적 시스템을 구축해 교육에 더 집중하기 위함이다. 넷째,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위해 학생생활, 학생자치, 인성교육을 유기적으로 연계한다. 다섯째, 학교와 지역사회 협력을 통해 학생들에게 풍부한 교육기회를 제공한다. 여섯째, 개별학생 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일곱째, 학교 행정과 회계, 시설 관리 등을 긴밀히 연계해 학교 전반의 효율적이고 체계적 운영을 실현한다. 이를 위해 9년 과정의 초·중 통합학교의 법적·제도적 정체성 확보를 과제로 추진된다.

산울학교는 이 같은 통합 프로젝트를 통해 진정한 교육혁신의 현장으로서 학교 민주주의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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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초등학교와 중학교 사이에 조성된 공원 모습. /사진=이은지 기자
세종교육청은 앞서 6월 19일 세종산울초·중학교와 캠퍼스고등학교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이들 학교 전반에 대해 소개했다.

최교진 교육감은 이날 "마을과 평생교육, 우리 학생들의 교육과정이 한데 어우러지는 새로운 시도로서, 9월 1일 평생교육원까지 개원하면 완성이 될 것"이라며 "산울초·중학교와 캠퍼스형고등학교 등이 긴밀히 연계 운영돼 실제로 이 안에 내용들을 어떻게 채워갈지 고민하고 알차게 운영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은지 기자 lalaej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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