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사진관을 찾았다
거울 앞에 앉아
머리를 곱게 빗질하고
푸르스름한 입술 위에
주홍빛 립스틱을 살짝 얹었다
기미와 주근깨도 서둘러 덮고
가장 환한 미소를 꺼내 카메라 앞에 섰다
찰칵
플래시 불빛 뒤로 조금 멋쩍은 침묵이 지난 후
사진사 아저씨
가장 마음에 드는 걸 고르라 한다
아 얼굴을 돌리고 만다
다시 받아든 사진
미소가 화사하게 번진다
주름도 기미도 주근깨도 없이
뽀얀 여인이 웃고 있었다
진실이 아니어도 괜찮다
사진 속의 여인은 나이기 때문이다
그 아저씨
혹시 행복을 빚는 미디어 창조주일까
![]() |
이윤정/시인 |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