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초·기본교육에 충실한 교육부 혁신이 필요하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 기초·기본교육에 충실한 교육부 혁신이 필요하다

정상신 대전미래교육연구회장

  • 승인 2025-08-11 17:35
  • 신문게재 2025-08-12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50806173447
정상신 대전미래교육연구회장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교육 관련 공약을 통해 기초·기본교육 강화를 강조했다. 더 나아가 교육의 국가책임제를 교육 공약의 주 제목으로 사용한 바 있다. 그 공약을 보면서 교육이 탄탄해지겠구나 희망적으로 보였다.

요즈음 2025년부터 전국 고등학교에 전면 실시하는 고교학점제와 관련해 오히려 사교육 의존도를 높인다고 논란이 많다. 뿐만 아니라 이미 성행 중인 '영어유치원', '4세 특목고반'은 사회적인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육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공교육 무력화의 핵심에는 대학입시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교육부는 지금까지 대학입시 개선을 위해 1980년 이후 총 8차례에 걸쳐서 대학입학전형을 개정하였고 교육부와 대입포털 '어디가'의 자료에 따르면 대학입학전형 방법의 수가 3000개에 이른다고 한다. 상황은 더 나빠졌고, 부모의 학력과 정보력 그리고 경제력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 기정사실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지금의 대학입학 전형 방법도 어렵지만, 새롭게 시행하는 고교학점제는 대입시의 관련성 때문에 어떤 유형의 고등학교를 선택하는가 하는 문제부터 어떤 선택과목을 신청하는가의 문제로 웬만한 학부모는 판단하기 어렵고, 사교육의 해석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졌다. 어쩌다 교육이 길을 잃고 시장에서 헤매게 되었는지 개탄스럽다. 그동안 우리가 채택했던 입장, 대학입시제도를 바꾸면 초·중·고 공교육이 살아날 것이라는 가정은 이미 실패한 것임을 나타낸다. 유치원교육까지도 대학입시 사교육 과열에 빠트렸기 때문이다.



이제 교육부는 대학 입시 과열 때문에 교육의 본질과 먼 정책을 만들어내는 교육적 오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고집스럽게 유치원, 초등학교 그리고 중학교의 기초·기본교육을 강화함으로써 공교육을 바로 세우는 혁신으로 대응해야 한다.

기초·기본교육은 대학입시와는 관계가 멀어 보인다는 생각은 교육현장을 잘 모르고 하는 말이다. 몇 년의 시간을 거슬러보면 대학입시도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기초·기본교육의 충실함 여부에서 출발한다고 보면 그 둘의 인과 관계는 매우 밀접하다. 중학교 수학 선생님들의 한탄이다. "학생들이 분수를 어떻게 셈하는지 몰라서 기가 막힙니다. 분수는 물론 다른 연산도 잘하지 못하고요." 수학 시간에 딴짓하고 자는 아이들은 나쁜 학생이라서 그럴까 생각해보면, 아니다. 그들은 14살 아이의 인생에서 바로 3년 전에 분수를 잘 못 배운 것이다. 균등한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음, 즉 학습기회 결손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그 결손은 학습부진이 되고 그 학습부진은 또 누적돼 결국 그 학생들은 14살의 나이에 학습부진아가 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초등학교에 만연한 이 학습 부진을 어떻게든 타파해야 초등교육이 살고 다시 중·고등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할 바탕을 갖춘 청소년이 된다. 더욱, 학업성적 이전에 그들이 갖게 되는 사회적 불평등감은 사회적 과제가 될 수 있다.

기초·기본교육의 회복은 우리 아이들에게 기대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학생의 성장 발달에 최적화돼 구성된 초·중·고 교육과정에 고집스럽게 충실해야 하며 이를 중심으로 수직적으로는 진로진학의 과정과 수평적으로는 가정과 지역사회와 협력으로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 교육이 살아야 미래도 있다. 정상신 대전미래교육연구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공기 중 이산화탄소 직접 포집 기술 2026년 스마트팜서 상용화 기대
  2. 예산 관광의 새 마루지… 예당호 착한농촌체험세상 개장
  3. [현장] 유학생에겐 외로운 명절 연휴… 전통문화로 정 나누는 대학가
  4. 충청지방우정청, 추석 앞 아동복지시설에 '추석빔' 전달
  5. 한화이글스 2025 포스트 시즌 경기 날짜는?
  1. [국군의날] #아내는 TOD 남편은 육군경비정…충남서해 수호 부부군인의 '하모니'
  2. [추석특집] 긴 한가위 연휴 '고향 사랑' 지역명소 여행은 어때요?
  3. 과학기술 출연연 성과 한 곳에… 국립중앙과학관 '출연연 통합 홍보관' 개관
  4. 볼거리·체험거리 풍성… 긴 추석연휴 충남 방문 어때?
  5. 세종 '데이터센터' 딜레마… '정부부처 이전' 역제안

헤드라인 뉴스


역대급 긴 연휴… `고향사랑` 지역명소 즐겨볼까?

역대급 긴 연휴… '고향사랑' 지역명소 즐겨볼까?

민족 대명절 추석이 다가왔다. 2025년 추석 연휴는 최장 10일로 여느 때보다 길다. 국민 10명 중 4명이 연휴 중 국내외 여행을 계획 중이다. 해외로 떠나는 인원도 적지 않지만 그동안 미처 몰랐던 지역의 숨은 명소를 찾는 것도 기억에 남는 명절을 보내는 방법이 될 것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이 8월 22일부터 28일까지 국민 99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 40.9%가 추석 연휴 여행을 계획했다. 이중 국내 여행은 89.5%, 해외여행은 10.5%다. '민족대이동'으로 고속도로와 국도뿐 아니라 하늘길도 붐빌 전망이다. 유독..

[10월 2일 노인의 날] 디지털 세상에 도전하는 어르신들
[10월 2일 노인의 날] 디지털 세상에 도전하는 어르신들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 힘으로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다루고 싶어요." 노인의 날을 하루 앞둔 1일, 대전 유성구 진잠도서관 디지털배움터. 낯선 프로그램 화면 앞에서 키보드를 두드리던 한 수강생의 말에는 디지털 사회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다. 키오스크와 모바일·인공지능(AI) 서비스 확산으로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가 심화되는 가운데, 스스로 배우고 도전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작은 희망을 보여주고 있었다. '디지털배움터'는 누구나 쉽게 디지털 세상에 적응하고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디지털 역량 교육을 추진한다. 이곳에서는..

경찰 국정자원관리원·관련업체 4곳 압수수색…계약·고용관계 파악할듯
경찰 국정자원관리원·관련업체 4곳 압수수색…계약·고용관계 파악할듯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 화재와 관련해 경찰이 2일 오전 9시부터 국정자원관리원과 배터리 이전사업에 참여한 민간 업체 4곳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에 나섰다. 대전경찰청은 이날 수사인력 30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화재 원인 규명에 필요한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관계자들 진술조사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서류와 데이터 등을 확보해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장에서 배터리 이전 작업을 실시한 이들의 고용과 하청 계약서를 확보해 정당한 업무가 이뤄졌던 것인지 파악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배터리를 옮..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한복 입고 배우는 큰절 한복 입고 배우는 큰절

  • 다 같이 외치는 ‘청렴 동구’ 다 같이 외치는 ‘청렴 동구’

  • 추석 앞 붐비는 도매시장 추석 앞 붐비는 도매시장

  • 열려라 취업문 열려라 취업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