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다문화] 방학마다 찾는 두 번째 고향, 여름방학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 다문화신문
  • 세종

[세종 다문화] 방학마다 찾는 두 번째 고향, 여름방학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 승인 2025-08-13 17:29
  • 신문게재 2025-08-14 8면
  • 이은지 기자이은지 기자
8월의 무더위가 한창입니다. 초등학교 여름방학이 시작된 지도 어느덧 일주일이 넘었습니다. 저희 가족도 여느 집처럼 방학 계획을 세우고 움직이는 중입니다. 저처럼 고향이 다른 나라에 있는 다문화가정에게 방학은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자주 찾기 어려운 '또 하나의 고향'을 방문할 수 있는 소중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중국 산동성 웨이하이 출신으로, 현재는 세종시에 살며 12살 딸을 키우고 있습니다. 한국에 시집온 뒤, 해마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이 되면 딸과 함께 친정집을 찾습니다. 올해도 남편이 7월 30일부터 휴가를 내자 온 가족이 함께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처음으로 비즈니스석을 이용했습니다. 비행 시간은 짧았지만 아이는 매우 신기해했고, 저희 가족 모두에게도 오랜만에 '여행다운 여행'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저희 친정은 농촌이 아닌 도시 주택가입니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얼굴을 맞대고 담소를 나누고, 딸은 외할머니·외할아버지와 자연스럽게 중국어로 이야기합니다. 방학이 아니면 누리기 어려운 시간입니다. 특히 아이가 중국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언어를 익힐 수 있어 저에게는 이 시간이 더욱 값지게 느껴집니다.



딸은 평소에는 학교에서 한국 친구들과 어울리며 생활하지만, 방학만큼은 가족을 통해 중국어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합니다. 덕분에 언어뿐 아니라 문화적 정체성도 자연스럽게 형성해가고 있는 듯합니다.

저는 한국도, 중국도 모두 우리 가족의 뿌리라고 생각합니다. 딸이 방학마다 이 두 세계를 오가며 자신만의 문화를 넓혀가기를 바랍니다. 어쩌면 이 과정 자체가 저희 가족이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며 만들어가는 '우리만의 연결고리'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다문화가정의 삶은 때로는 고단하고, 때로는 복잡합니다. 하지만 서로 다른 문화를 품은 가족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들은 한국 사회의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를 키워가는 데 분명 의미 있는 씨앗이 된다고 믿습니다.

저희 가족에게 방학은 단순한 휴식이 아닌, 이 소중한 씨앗을 정성껏 돌보는 시간입니다.
/이영 명예기자(중국)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공기 중 이산화탄소 직접 포집 기술 2026년 스마트팜서 상용화 기대
  2. 예산 관광의 새 마루지… 예당호 착한농촌체험세상 개장
  3. [현장] 유학생에겐 외로운 명절 연휴… 전통문화로 정 나누는 대학가
  4. 충청지방우정청, 추석 앞 아동복지시설에 '추석빔' 전달
  5. 한화이글스 2025 포스트 시즌 경기 날짜는?
  1. [추석특집] 긴 한가위 연휴 '고향 사랑' 지역명소 여행은 어때요?
  2. [국군의날] #아내는 TOD 남편은 육군경비정…충남서해 수호 부부군인의 '하모니'
  3. 볼거리·체험거리 풍성… 긴 추석연휴 충남 방문 어때?
  4. 야구의 메카 세종 향해 도약… 제9회 세종시장기 생활체육 야구대회
  5. "돌봄에 무지한 의료", 대전형 통합돌봄 밑그림 논의 착수

헤드라인 뉴스


역대급 긴 연휴… `고향사랑` 지역명소 즐겨볼까?

역대급 긴 연휴… '고향사랑' 지역명소 즐겨볼까?

민족 대명절 추석이 다가왔다. 2025년 추석 연휴는 최장 10일로 여느 때보다 길다. 국민 10명 중 4명이 연휴 중 국내외 여행을 계획 중이다. 해외로 떠나는 인원도 적지 않지만 그동안 미처 몰랐던 지역의 숨은 명소를 찾는 것도 기억에 남는 명절을 보내는 방법이 될 것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이 8월 22일부터 28일까지 국민 99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 40.9%가 추석 연휴 여행을 계획했다. 이중 국내 여행은 89.5%, 해외여행은 10.5%다. '민족대이동'으로 고속도로와 국도뿐 아니라 하늘길도 붐빌 전망이다. 유독..

[10월 2일 노인의 날] 디지털 세상에 도전하는 어르신들
[10월 2일 노인의 날] 디지털 세상에 도전하는 어르신들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 힘으로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다루고 싶어요." 노인의 날을 하루 앞둔 1일, 대전 유성구 진잠도서관 디지털배움터. 낯선 프로그램 화면 앞에서 키보드를 두드리던 한 수강생의 말에는 디지털 사회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다. 키오스크와 모바일·인공지능(AI) 서비스 확산으로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가 심화되는 가운데, 스스로 배우고 도전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작은 희망을 보여주고 있었다. '디지털배움터'는 누구나 쉽게 디지털 세상에 적응하고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디지털 역량 교육을 추진한다. 이곳에서는..

경찰 국정자원관리원·관련업체 4곳 압수수색…계약·고용관계 파악할듯
경찰 국정자원관리원·관련업체 4곳 압수수색…계약·고용관계 파악할듯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 화재와 관련해 경찰이 2일 오전 9시부터 국정자원관리원과 배터리 이전사업에 참여한 민간 업체 4곳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에 나섰다. 대전경찰청은 이날 수사인력 30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화재 원인 규명에 필요한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관계자들 진술조사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서류와 데이터 등을 확보해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장에서 배터리 이전 작업을 실시한 이들의 고용과 하청 계약서를 확보해 정당한 업무가 이뤄졌던 것인지 파악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배터리를 옮..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한복 입고 배우는 큰절 한복 입고 배우는 큰절

  • 다 같이 외치는 ‘청렴 동구’ 다 같이 외치는 ‘청렴 동구’

  • 추석 앞 붐비는 도매시장 추석 앞 붐비는 도매시장

  • 열려라 취업문 열려라 취업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