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일보 창간74년]오존층 파괴 프레온 줄었다…300년 지구 떠도는 CO₂ 차례다

[중도일보 창간74년]오존층 파괴 프레온 줄었다…300년 지구 떠도는 CO₂ 차례다

●안면도 지구대기감시소를 가다
이산화탄소, 메탄, 질소 등 관측값 최고치
12년 체류하는 메탄, 지구 농도보다 높아
안면도 프레온가스 감소 뚜렷 오존층 복원
노력으로 기후변화 대응 가능 희망 메시지

  • 승인 2025-08-31 20:31
  • 수정 2025-08-31 20:49
  • 신문게재 2025-09-01 3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극단적인 폭염과 홍수·가뭄·태풍·산사태가 일상적으로 반복하는 현상은 지구가 아파서 보내는 신호일까? 사람의 눈과 귀로는 감지할 수 없어도, 청진기와 현미경으로 관찰해 원인과 치료법을 찾았던 것처럼, 신호를 꾸준히 관측하고 연구하면 지구가 무엇으로 인해 아프고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상상을 하며 8월 19일 낮 최고기온 35도까지 오르고 열대야까지 겹친 날씨를 품에 안고 충남 태안군 안면읍 국립기상과학원의 안면도지구대기감시소를 향했다. 뜨거운 햇볕탓인지 휴가철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안면해수욕장 백사장에 튜브로 물놀이하는 피서객이 얼마 남지 않은 풍경을 보면서 애틋한 감정이 들었다. 서해 바다가 너른 들판처럼 펼쳐지고 주변에는 소나무숲이 우거진 중간 쯤에 '안면도 지구대기감시소' 간판이 눈에 들어왔고, 경사진 산길을 올라 말그대로 감시소를 마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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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해안 최끝단 태안군 안면읍에 위치한 국립기상과학원 안면도 지구대기감시소.  (사진=기상청 제공)
"주변에 오염원 없는 순수 지구대기를 관측하기 위해 이만한 곳은 없지요. 온난화를 유발하는 대기 중 물질을 지구적 관점에서 집중 감시하고 있습니다"

안면도 지구대기감시소 부준오 기상연구사가 관측장비가 집중적으로 설치된 옥상 관측대에서 인사겸 감시소 소개를 간략히 들려줬다. 더는 발 디딜 수 없는 충남 서해 끝단에 바다도 우주도 아닌 공기를 관측하는 국내 대표 감시소를 세운 것은 이곳이 특별하게 오염되지 않은 지구 본연의 대기에 가장 가깝기 때문이다. 기상정보의 국제 교환을 목적으로 1950년 설립돼 지금은 지구대기감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세계기상기구(WMO)에 1956년 가입한 우리나라는 제주도 고산과 경북 포항, 울릉도에 각각 감시소를 뒀고, 그 중 안면도가 가장 처음 관측을 시작했다. 안면도에서는 1999년부터 관측 데이터가 생성됐고, 고산은 2012년, 울릉도와 독도 2014년 순이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엔 관측 장소에 따라 지구급 100여 곳과 지역급 40여 곳이 있다. 지구급 관측소는 남극 노이마이어, 스위스 융프라우요흐 등 인위적 오염이 거의 없는 곳에서 운영된다. 지역급은 안면도 등 지역적으로 대표성이 있는 곳에 설치된 관측소를 말한다.

이곳에서는 지구 온난화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와 메탄, 육불화황, 이산화질소 등 온실가스 8종을 포함해 모두 36종의 대기감시자료를 실시간 관측한다. 해안가 약간 높은 구릉 등대가 설치됐음직한 자리에 지상 3층 규모의 감시소가 있는데 옥상부터 각 층에는 대기 성분과 물질을 측정하는 장비로 가득 찼다. 초단위 관측이 이뤄지고 30분 또는 60분 단위로 공식 기록을 발표하는데 관측 공백이 발생하지 않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품질이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연구사 1명과 연구원 5명이 항상 머물며 장비와 시스템을 점검한다.



부준오 기상연구사는 "감시 관측자료의 가치와 품질을 전 세계에서 인정받아 안면도 감시소의 관측값이 세계기상기구에 공유돼 지구감시에 활용되고 있다"라며 "각자의 전문분야에서 노력하고 메뉴얼화해서 누가 업무를 맡아도 고른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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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 지구대기감시소 부준오 기상연구사가 옥상에 설치된 직달·산란일사계를 점검하고 있다. 태양이 있는 방향을 자동으로 감지해 1분 단위로 지표면에 도달하는 복사에너지를 관측한다.  (사진=임병안 기자)
대표적으로 이산화탄소는 100년 이상 대기에 남고, 길게는 300년까지 잔류하는 온실가스인데, 이곳 감시소는 높이 40m 철탑 꼭대기에서 흡입해 건조공기로 만든 후 온실가스 측정 장치로 농도를 초단위로 측정한다. 이때 냉동기형 제습장치와 농축장치를 거쳐 공동감쇠분광기와 전자포획검출기로 이송되는데 정밀하면서 세계기상기구에서도 신뢰하는 고품질 데이터를 유지하는 데에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여기에 모인 데이터는 지난 시간 기후변화를 돌아보는 국가 통계정보로 쓰이고, 국제연합 산하 세계기상기구의 온실가스 세계자료센터에 송출돼 지구적 연구에 활용된다.

감시소는 온실가스뿐 아니라 오존이나 일산화탄소 같은 반응가스와 에어로졸, 자외선, 대기복사, 강수의 산성화 등 기후변화 감시 주요 6대 영역을 모두 관측한다. 황사와 미세먼지처럼 대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입자를 에어로졸이라고하는데 빛을 직접 흡수, 산란, 반사시켜 지구온난화 및 냉각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를 감시하기 위해 빛을 이용하고 직접 포집해 물리적 특성을 측정하며 레이저 펄스를 발사해 반사된 빛을 감지하는 라이다 측정장비를 활용하고 있다. 이밖에도 성층권 15~30㎞ 사이의 오존층을 관찰해 지표면에 도달하는 자외선의 변화를 측정하고, 대기에서 만들어진 구름에서 내리는 비에 성분과 산성도까지 관측한다. 쉴 수 없는 지구를 쉬지 않고 건강검진하듯이 감시하는 것으로, 한반도 지구대기감시소 중 가장 다양한 요소를 관측하는 핵심 시설이다.

1. CO2 배경농도(안면도, 전지구)
1999년부터 최근까지 안면도에서 관측한 이산화탄소(CO₂) 배경농도와 전지구 배경농도.  (그래픽=기상청 제공)
그렇다면 안면도 지구대기감시소에서 관측한 충남의 하늘은 어떻게 변해왔을까.

온실가스 농도가 가장 최근인 2024년 기준 관측 이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이산화탄소 배경농도는 전지구 평균 농도(422.8 ppm)와 비교했을 때, 6.4 ppm(1.5%) 높은 수준이고, 심각한 온실효과를 초래하는 메탄 역시 한반도에서 관측값이 전지구 평균을 웃돌고 있다.

안면도 지구대기감시소의 2024년 평균 이산화탄소(CO10) 배경농도는 430.7ppm으로 국내에서 가장 높고, 전년도에 비해 3.1 ppm 증가했다. 2000년 관측값에 비해 15.8% 증가해 관측을 시작한 1999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안면도의 관측값은 최근 10년(2014~2023) 농도 증가율(2.4 ppm/년)과 비교했을 때 2024년(3.1ppm)은 큰 폭의 증가를 보였다는 것이 주목되는 부분이다. 고산 429.0 ppm으로 전년도에 비해 2.9 ppm 증가, 울릉도 428.0 ppm으로 전년도에 비해 2.4 ppm 증가했다. 배경농도는 '인간 활동에 영향받지 않은 자연적인 환경에서 측정한 농도'를 말하는데, 이산화탄소는 온실가스 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며 온실효과에 첫 번째로 기여한다.

2. CH4 배경농도(안면도, 전지구)
안면도에서 관측된 온실가스인 메탄(CH₄)의 배경농도가 전지구 배경농도보다 높게 관측되고 있다.  (그래픽=기상청 제공)
이산화탄소보다 약 28배 강한 온실효과를 내며 대기 중 체류 시간은 약 12년에 이르는 온실가스 메탄(CH12)은 더 심각하다. 2024년 배경농도는 안면도가 2030ppb로 국내에서 가장 높았는데, 이는 같은 시기 전 지구 배경농도 1930ppb와 비교해서 약 100ppb 높은 값이다. 메탄의 안면도의 연간 증가값은 과거(2008~2012년)에 평균 7ppb/년 수준이었으나, 최근 10년(2013~2022년)은 11ppb/년의 수준을 보이면서 근래 들어 급격하게 상승했다.

이산화질소(N10O)에서도 안면도 관측 배경농도는 339.8ppb로 전 지구 배경농도 337.7ppb에 비해 높으며, 산업화 이전 대비 약 1.2 ~ 1.3배 증가한 수준이다. 산업화 이전 이산화질소 배경농도는 270.1ppb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산화질소는 농업활동과 폐기물 소각 과정에서 주로 배출돼 마찬가지로 온실가스로 분류되며, 100년을 기준으로 같은 농도의 이산화탄소보다 273배 강한 온실효과를 내고 114년간 체류하며 영향을 끼친다.

이밖에 육불화황(SF14) 배경농도는 최근 지속해서 증가하여 매년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안면도에서는 12.1ppt로 전년과 동일하게 나타났다. 이산화탄소보다 2만2200배 정도 강한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물질인데, 반도체 생산과 액정(LCD) 모니터 제작, 자동차 생산 공정에서 주로 배출된다.

국립기상과학원 2100년 9월 1일 오전 9시
국립기상과학원 기후변화 시나리오 표출시스템 상의 2100년 9월 1일 기후 예상도.
안면도 지구대기감시소는 희망을 말하고 있다. 인류가 함께 실천하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고, 지구온난화도 최소한 더 악화되지 않도록 막을 수 있다고. 온실가스이면서 오존층 파괴 물질인 프레온 가스 일종의 염화불화탄소류(CFCs)가 2000년 이후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 안면도 지구대기감시소에서 확인되고 있다. 1980년대 후반 남극 오존층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사회는 오존 파괴 물질인프레온가스 염화불화탄소류 사용을 줄이기 시작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최근에는 훼손된 오존층이 회복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유엔환경계획(UNEP) 등은 오존 파괴 물질 감소 정책이 지금처럼 유지된다면 2040년에는 오존층이 1980년대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놨다. 안면도 지구대기감시소가 관측한 염화불화탄소류 CFC-11 배경농도는 217.9 ppt로 전년 대비 0.8ppt 감소했고, 전 지구 CFC-11 배경농도는 214.5ppt로 전년 대비 2.6ppt 감소했다. 마찬가지로 염화불화탄소류인 안면도의 CFC-12 배경농도는 481.6ppt로 전년 대비 4.2ppt 감소했다. CFC-11은 이산화탄소보다 4750배, CFC-12는 1만900배 높은 온실효과를 나타내며, 오존층을 파괴시키는 물질이다.

3. CFCs 배경농도(안면도, 전지구)
프레온 가스 일종의 염화불화탄소류(CFCs)가 2000년 이후 안면도와 전지구 배경농도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  (그래픽=기상청 제공)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의 저자 곽재식 숭실사이버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는 책에서 "기후변화를 줄이기 위해 애쓰는 내 노력이 실제로 득이 되려면, 내 노력이 주변에 영향을 끼치고 그러한 관심과 이해가 중요한 과제로 자리잡아 , 정부의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라며 "기후변화는 미래에 우리와 우리 이웃이 어떻게 버틸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더 긴박하고 현실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안면도=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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