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특검(김건희·내란·채해병 특검)에 포위된 야당의 수장이 된 장 신임 대표의 어깨는 실로 무겁다. 당선 일성으로 당원 선택을 "혁신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했지만, '혁신'은 낡을 걸 고쳐 전혀 다른 새로움을 창출하는 일이다. 내년 지방선거나 중원 공략용이 아니라도 지금 국민의힘 생존에 꼭 필요한 과제이며 가치다. 최고위원 과반이 반탄(탄핵 반대) 인사로 채워진 것까지 걱정거리다. 지금은 찬탄, 반탄 아닌 탄핵의 강을 벗어나는 '탈탄(脫彈)'으로 전환할 때다. 안 그러면 대화 자체가 실종된 영호남 구도의 한국 정치 문법도 깰 수 없다.
여야 모두 강성 대표가 들어서 한편으로는 다소 불안하다. 집권당 색깔만 바뀌었지 윤석열 정권 3년의 극한 대립이 데칼코마니처럼 계승되고 있다. 장 대표의 언급처럼 "만나고 악수하고 테이블에 앉는 것"이 정치의 전부는 물론 아니다. 당선 직후 "악수는 사람하고 하는 것"이라고 치부하며 야당 지도부를 투명인간 취급한 민주당 정청래 대표도 이제 바뀌어야 할 때다. 카운터파트를 인정하지 않는 정치의 설 자리는 없다.
장 국힘 대표 스스로 강경 노선의 '키'를 내려놓고 통합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 선거가 당심을 고스란히 대변한다는 과도한 믿음은 내홍을 격화시킬 뿐이다. 강성 지지층에 둘러싸인 '반(反)이재명'과 '단일대오'는 바른 길이 아니다. 반사이익으로 당을 재건하지 못한다. 국민 상식과 동떨어진 '윤석열 늪', '전한길 블랙홀'을 건너는 데 당대표로서 선두에 서야 한다. 쉽지 않겠지만 각각 충남 금산과 보령 출신의 여야 대표끼리 실종된 정치를 복원하는 '굿 파트너'가 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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