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등에 따르면 사고 당시 인근 남성현역 로컬관제원과 작업자들 간에 무전 교신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철로 작업 시 관제원은 현장 작업자에게 무전으로 열차 진입 등을 전파해야 하나 교신을 하지 않은 것이다. 열차접근 경보장치(앱)가 울렸으나 작업자는 오작동인 줄 알고 피하지 않았다는 진술도 나왔다. 해당 앱이 오류가 많아 경보를 무시한 것이다. 전형적인 인재(人災)에 의한 참사다.
사상자 7명 가운데 코레일 소속 1명을 제외한 6명은 구조물 안전 점검을 전문으로 하는 하청업체 직원으로, 4명(사망 2명, 부상 4명)이 20~30대 청년인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고의 배경에는 21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코레일의 열악한 경영 현실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간 오지 적자 노선을 떠안은 코레일이 열악한 재정에 인력 충원 등 근무환경 개선과 안전관련 투자가 충분하지 못했다는 진단이다.
이번 열차 사고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집중적인 투자와 사업장의 안전 의식 고양 등이 절실함을 보여준다.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 산재에 대해 강경 대응을 주문했으나 구조적 원인을 개선하지 않으면 사고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코레일은 외부 전문기관의 안전보건진단 시행 등 철도 현장 안전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코레일은 무궁화호 열차 사고를 현장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국가 철도 운영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인 위기로 보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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