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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2025 Safe 대전 어린이 안전골든벨' 본선 대회에서 참가 학생들이 출제된 문제의 답을 적은 화이트보드를 머리 위로 높게 들고 정답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금상진 기자) |
이날은 대전시가 주최하고 중도일보가 주관한 '2025 Safe 대전 어린이 안전골든벨' 본선 대회가 열린 날. 오후 2시부터 대전엑스포시민광장에는 '안전 퀴즈왕'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한 어린이들로 북적였다. 대회에 참가한 지역 초등학생(3~6학년) 200명과 응원하러 온 가족, 관중 등 총 600여 명이 모여 대회 인기를 실감케 했다.
본격적인 대회 시작에 앞서 사회자가 "골든벨 울릴 친구들은 환호성을 외쳐주세요!"라고 소리치자 어린이들은 '돌고래 함성'을 발사하며 의지를 불태웠다. 자녀들을 응원하러 온 학부모들은 열띤 박수로 아이들을 격려했다.
환호 속에서 개최한 이 날 대회에선 '등산 중 낙뢰가 칠 때 행동요령', '식용유(기름)으로 프라이팬에 불이 난 경우 대처 방법' 등 일상 속 각종 사고와 재난으로부터 대처하는 요령과 다양한 안전 상식 문제가 출제됐다. 만반의 준비를 한 아이들은 각자 화이트보드에 자신 있게 정답을 써 내려 갔다. 이날 즉흥적으로 대회에 참가한 몇몇 현장접수자 외 대부분 학생은 이미 준비된 예선을 뚫고 온 실력자들이었다. 화이트보드를 머리 위로 번쩍 든 아이들은 아나운서의 "정답" 외침에 '희비'가 엇갈렸다. 답을 맞혀 뿌듯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이들 사이로 아쉽게 자리를 떠야 하는 탈락자들의 발걸음은 무척 무거워 보였다.
고난도 문제에 학생들이 연이어 탈락하자 떨어진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패자 부활전'도 진행됐다. '추운 겨울, 바람이 강하게 불 때 양손을 주머니에 넣어 동상을 방지하며 걸어야 한다'는 OX 문제에 'X'로 우르르 인파가 몰렸다. 사회자가 답을 고른 이유를 묻자 한 어린이가 "잘못하다가 빙판길에 넘어져 '뇌졸중' 걸린다"라며 어른스럽게 답해 지켜보던 이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한 번 더 기회를 얻은 어린이들은 각오를 다졌다. '사지선다' 객관식 문제가 아닌 갑자기 어려운 주관식 문제가 출제되자 참가자들의 아우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자신이 졌다는 듯 '항복'이라고 적어낸 학생이 있는가 하면, 눈빛이 더 반짝거리는 참가자도 보였다.
잠시 경쟁을 뒤로하고 쉬어가는 시간에는 가족 간의 사랑을 확인했다. 참가 어린이들은 화이트보드에 가족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적었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고 애정이 묻어나는 메시지를 적은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여기 데리고 와줘 고마워'라며 대회 참가를 만족스러워하는 학생도 눈에 띄었다. 자녀들의 메시지에 부모들은 두 팔로 하트를 만들어 보이며 답장을 전했다. 감동적인 분위기 속 한 어린이는 '아빠, 곧 탈락할 거 같으니 미리 짐 챙겨줘'라며 재치 있게 전해 관중들이 또 한 번 웃음을 터뜨렸다.
대회 내내 연이어 문제를 맞힌 최종 11명 중 초등학교 4학년 윤진우(선유초), 박하진(관평초), 정유하(하기초)학생이 결승에 올랐다. 상위권 참가자 간 등수를 가리기 위해 출제된 고난도 문제에도 다들 침착하게 답을 적어냈다. 치열한 접전 끝에 이날 대회의 대전시장상인 '퀴즈왕(1등)'은 윤진우 학생이 차지해 단상에 올라 황금색 골든벨을 울렸다. 박하진 학생은 대전시의장상인 '최우수상(2등)', 대전교육감상인 '우수상(3등)'은 정유하 학생이 영예를 안았다. 끝까지 열심히 문제를 푼 8명의 학생에게도 장려상이 수여됐다. 아이들은 "응원해준 가족들 덕분"이라며 환하게 웃으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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