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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딸기한우 로고 이미지 |
이번 출범은 단순한 기업 설립을 넘어 농업과 축산, 그리고 지역 사회가 결합해 성장하는 대한민국 최초의 순환경제형 한우 브랜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이 새로운 시도를 이끄는 주체가 지역으로 돌아온 청년 사업가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이에 본지는 논산 딸기 한우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에 대해 상세하게 들어봤다. <편집자 주>
▲논산, 딸기와 한우의 도시=논산은 연간 20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대한민국 최대 딸기 주산지다. 1200여 농가가 딸기를 재배하며, 매년 열리는 딸기축제를 통해 전국적인 명성을 쌓아왔다.
특히 2027년 개최 예정인 ‘논산세계딸기엑스포’는 논산 딸기가 단순한 지역 특산물을 넘어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풍요의 이면에는 고민도 있다. 수확 이후 대량 발생하는 줄기와 잎 등 딸기 부산물은 매년 수천 톤에 달하지만, 마땅한 처리 방안이 없어 대부분 폐기되거나 방치되어왔다. 이는 농가의 추가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고, 환경적으로도 문제를 야기했다.
동시에 논산은 축산 유통 인프라가 확대되고, 한우 개량 사업이 꾸준히 추진되는 등 축산업 기반도 점차 견고해지는 지역이다. 약 3만두의 한우가 사육되고 있으며, 시 전역에 걸쳐 중소 규모의 농가가 모여 있다. 하지만 사료비 부담은 늘 축산 농가의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국제 곡물 가격 상승과 원료 수입 의존 구조 속에서 사료비는 전체 사육 비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농가 소득을 크게 제약해왔다.
즉, 논산은 한쪽에서는 버려지는 자원이 넘쳐나고, 다른 한쪽에서는 사료비 부담으로 힘들어하는 모순된 현실을 안고 있었다.
▲귀향한 청년, 문제에서 찾은 해법=논산 딸기 한우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버려지던 딸기 부산물을 발효 공정을 거쳐 사료로 재탄생시키고, 이를 한우에 급여해 차별화된 고급육을 생산하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지역으로 돌아온 청년 사업가 남상욱 대표의 문제의식에서 나왔다. 도시에서 요리와 외식업 경험을 쌓았던 그는, 고향 농촌으로 돌아와 부모님 세대의 농업 현실을 다시 바라보았다. “버려지는 것은 없다는 것, 낭비가 아닌 자원이라는 것”이라는 관점은 청년의 감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전통 산업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길을 찾으려는 젊은 세대의 도전 정신이 이번 출범의 밑바탕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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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부산물 |
논산딸기한우는 △딸기 부산물 수거 체계 마련 △TMF(완전배합 발효사료) 생산 △논산딸기한우 브랜드화 △육가공 및 프리미엄 판매까지 이어지는 순환형 가치사슬을 단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현재는 논산 관내 딸기농가와 협약을 맺어 부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있으며, 사료 가공과 저장, 육가공 설비 확충도 계획 중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자체 사료화 공장과 육가공 센터를 갖춰 생산-가공-유통을 모두 아우르는 체계를 완성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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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 및 소각처리된 딸기 부산물 |
이 사업은 논산시라는 특정 지역의 특성과 농업·축산 구조가 맞아떨어졌기에 가능했다. 딸기와 한우라는 두 산업이 공존하는 도시에서, 지역 농가와 기업, 행정기관이 협력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한 결과다.
무엇보다 이 과정을 주도한 것은 새로운 세대의 시각과 실행력이었다. 기존 농가가 “어쩔 수 없다” 여기던 문제를, 한 청년 사업가가 기회로 전환 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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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각처리된 딸기 부산물 |
논산딸기한우가 지향하는 핵심 가치는 ESG와 상생이다.=환경(E): 버려지던 딸기 부산물을 자원화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 폐기물 처리 비용을 절감한다.
사회(S): 딸기 농가와 축산 농가가 함께 참여하는 협력 구조를 만들고, 지역 청년들에게는 새로운 일자리와 창업 기회를 제공한다.
지배구조(G): 협력적 법인 운영을 통해 농가와 지역사회가 함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구조를 구축한다.
특히 청년 사업가가 이끄는 기업답게, 투명하고 유연한 경영 방식을 통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브랜드 가치를 장기적으로 키우는 전략이 반영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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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거된 딸기 부산물 |
첫째, 매년 발생하는 수천 톤의 딸기 부산물을 처리하면서 환경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둘째, 사료비 절감을 통해 축산 농가의 소득이 향상된다.
셋째, 딸기 농가와 한우 농가가 협력하는 구조가 만들어져 지역 농업 전체가 상생하게 된다.
넷째, 새로운 브랜드 육성을 통해 논산의 위상이 강화되고, 관광·외식 산업에도 긍정적 파급 효과를 줄 수 있다.
특히 귀향 청년이 주도하는 이번 모델은 지역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젊은 시각이 더해지면서 기존 농업과 축산이 갖지 못했던 창의적 발상과 브랜드 전략이 더해지고, 이는 지역 공동체 전체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 전국과 세계로 향하는 비전
논산 딸기 한우는 지역 브랜드에 머물지 않고 전국과 세계로 뻗어 나가겠다는 비전을 품고 있다.
우선 지리적표시 단체표장(GI) 등록을 추진해 브랜드의 공신력을 높이고, 크라우드펀딩과 IR 투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한다. 이어 동남아, 아시아 등 해외시장 진출과 할랄식품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논산 딸기 한우’라는 이름이 단순한 상품 브랜드가 아니라, 한국형 친환경 축산 모델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ESG 흐름과도 맞물리며, 한국 농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역이 키우는 기업, 기업이 살리는 지역=논산 딸기 한우의 출범은 “기업이 지역을 살리고, 지역이 기업을 키운다”는 철학과 맞닿아 있다.
농업과 축산이 각자 따로 존재하던 시대를 넘어, 함께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최초의 시도이자, 지역 공동체 전체가 참여하는 도전이기 때문이다.
논산 딸기 한우가 보여주는 길은 단순히 한 지역의 실험에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 다른 농촌 지역에서도 농업과 축산, 그리고 지역 사회를 연결하는 다양한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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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논산 딸기 한우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대표 |
논산 딸기 한우 농업회사법인의 출범은 단순히 새로운 회사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 농업과 축산, 그리고 지역사회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여는 선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딸기 농가는 수확 이후 남는 부산물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고, 축산 농가는 사료비 부담에 시달려 왔습니다.
저는 바로 그 두 문제를 하나로 묶어 해결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버려지던 부산물을 자원화해 한우 사료로 활용하고, 이를 통해 고급육을 생산하고 브랜드화하는 구조는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농가와 소비자, 그리고 지역사회 모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길입니다.
저는 도시에서 요리와 외식업을 경험하며 농업의 가치를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고향으로 돌아와 보니 부모 세대의 고민과 한계가 너무 분명하게 보였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제 세대가 해야 할 몫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젊은 세대로서의 감각과 실행력을 살려, 논산딸기한우를 단순한 브랜드가 아니라 우리나라 최초의 순환경제형 농축산 모델로 만들고 싶습니다.
앞으로 딸기 부산물 수거 체계와 TMF 발효사료 생산을 안정화하고, 육가공 및 프리미엄 판매까지 이어지는 가치사슬을 단계적으로 완성하겠습니다.
또한, 지역 농가와 함께 협력하면서 ESG와 상생이라는 가치를 지켜나가고, 청년 일자리와 창업 기회를 확대해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겠습니다.
논산 딸기 한우가 하나의 기업을 넘어 농촌 혁신의 상징이 되고, 더 나아가 한국형 친환경 축산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농업과 축산, 그리고 지역 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길을 끝까지 만들어 가겠습니다.
논산=장병일 기자 jang39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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