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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항우연과 항우연 노조에 따르면 최근 노조가 이상철 원장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10일 4000자 분량의 성명을 통해 이 원장 사퇴 촉구와 그 배경을 설명했다. 9월 3일 '제4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 수정계획 공청회'가 대전에서 열린 데 이어 20일 항공우주학회 주관 차세대발사체 전문가 토론회가 서울서 열렸는데, 이 자리에 모두 이 원장이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요한 논의가 이뤄지는 자리에 원장이 나타나지 않은 반면 호주에서 열린 우주분야 컨퍼런스인 IAC에 다녀왔다고 지적했다.
원장 취임 후 부서별 직원 간담회 자리에서 '항우연 처우가 안 좋으면 기업으로 가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노조는 "조합원들은 원장이 연구자들을 무시하고 있고 항우연의 사업과 발전에는 전혀 문외한에다 관심도 없으므로 빨리 그만두게 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고 조합에 호소하고 있다"며 "본인이 학위를 한 미국 대학 출신 인사들을 중심으로 저녁 회식을 자주하면서 특정 집단의 편향된 이야기만을 듣는다는 소문이 항우연 내 파다하다. 이상철 원장은 무능력과 불성실 그 자체"라고 주장했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이후인 이듬해 1월 최상목 대행 당시 취임한 이상철 원장을 놓고 윤 정부 '알박기'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우주항공청 설치 입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던 시절 윤석열 공약인 사천 설립을 선전한 것을 비판했다. 노조는 "윤석열 정부는 우주항공청 설립과 함께 항우연을 분할·해체하려 시도했고 한화에 대한 특혜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한화가 제멋대로 우주산업 생태계를 유린하는 것을 부추겼다"며 "내란수괴 윤석열의 주구가 탄핵시국을 틈타 임명한 이상철 원장은 처음부터 항우연 원장이 될 수 없는 사람이었다"고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의원이 최근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의견을 보탰다. 최민희 의원은 앞서 사택 입주 전 호텔 이용, 집무실 리모델링, 관용차 교체, 쪼개기 결제 등을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내용은 항우연 내부를 통해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우리 노조조차 모르는 것들이 대다수고 항우연 경영진이나 이를 처리하는 실무진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들"이라며 "기본 집무실을 비용을 들여 전체 리모델링하고 2년밖에 되지 않은 신형 제네시스를 위약금까지 물며 새 제네시스로 바꿨다. 멀쩡한 항우연 신형 기숙사를 두고 관사가 구해질 때까지 4성급 호텔에 머무르는가 하면 관사도 가까운 곳이 아니라 대전에서 매우 비싼 곳으로 구해다 놓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대한민국의 우주개발이 중요한 기로에 놓여 있는 현재 이상철 원장이 대책과 대응을 내놓지 못하는 데 대해 무능을 지적했다. 노조는 "항우연 원장으로서의 자격과 능력, 전문성이 있는지 입증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겠는가"라며 "원장 본인이 국가 우주개발과 항우연 발전에 걸림돌이자 민폐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항우연과 국가 우주개발을 생각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당장 원장직을 사퇴하라"고 했다.
항우연 측은 노조의 이런 주장에 대해 각각 해명했다. 먼저 공청회나 토론회엔 기관장이 참석한 사례가 드물며 호주에서 열린 IAC는 역대 기관장도 모두 다녀왔다는 설명이다. 또 공청회 등 외부 의견을 듣는 자리엔 참석하지 않지만 내부 회의에 참여하며 함께 계획을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집무실 리모델링은 전임 원장인 이상률 원장 시절 결정돼 예산이 편성된 것이며 일부 가구는 30년 이상 사용하며 오래돼 교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용차 교체는 고흥 등 장거리 주행 시 한 번에 가기 어려워 주행거리가 늘어난 차량으로 바꾼 것이란 입장이다.
호텔 체류에 대해선 앞선 원장들이 모두 대전 거주로 관사가 필요 없게 돼 전임 원장 시절 처분했으며 새 관사를 얻을 때까지 이사회 승인을 받아 호텔에 머문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관사는 도안에 마련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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