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의 가을은 다채로운 색으로 물든다. 오서산에 오르는 길목마다 붉게 물든 단풍과 노랗게 빛나는 은행잎이 수놓아져 있었다. 바람이 불어와 나뭇잎이 흩날릴 때, 마치 내 마음속에 잠들어 있던 감정과 생각들이 함께 흔들리는 듯했다. '변화는 두려운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메시지를 가을의 색이 조용히 전해 주는 것 같았다.
또한 보령의 가을은 단순히 눈으로 보는 아름다움에 그치지 않았다. 사람들의 따뜻한 인심과 풍성한 가을의 먹거리는 내 마음에 위로와 여유를 선물했다. 갓 구운 고구마의 달콤함, 바다의 향이 가득한 굴의 신선함은 계절이 주는 풍요로움이자 삶의 감사함을 일깨워 주었다.
그 계절 속에서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길은 무엇일까?' 붉게 물들어 결국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익숙함을 놓아야 새로운 시작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가을의 보령은 나에게 앞으로의 선택에 대한 용기를 주었다.
내가 만난 가을, 그리고 내가 느낀 보령은 단순한 여행의 기억이 아니다. 그것은 변화의 순간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게 한 계절의 선물이었다. 보령의 가을은 내게 '쉼'이자 '새로운 출발의 다짐'이었다.
까오 티프엉타오 명예기자(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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