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1층 '퍼니박스'였다. 입장과 동시에 아이는 8미터 높이의 '오르락내리락 사과나무'로 달려갔다. 빨간색과 파란색 사과가 장식된 대형 구조물은 마치 동화 속 세상에 들어온 듯한 인상을 주었다. 이 구조물은 '이리저리 망태 놀이터'와도 연결되어 있어 아이는 탐험가라도 된 듯 오르고, 건너고, 숨고, 탐색하고, 미끄러지며 다양한 활동을 했다. 한참을 놀고도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을 만큼 아이는 이 공간에 흠뻑 빠져들었다.
아이가 신나게 뛰노는 동안 본 명예 기자는 '엄마의 레이더'를 켜고 이곳저곳 유심히 살펴보았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점은 '퍼니박스' 내부에 설치된 가족 화장실이다. 대부분 실내놀이터는 화장실이 놀이 공간 밖에 있다. 아이를 두고 부모만 화장실에 다녀오자니 불안하고 함께 가자니 아이가 거부한다. 놀이 흐름이 끊기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퍼니박스'는 성인용과 유아용 변기가 나란히 설치된 가족 화장실이 실내에 마련돼 있어 밖에 나가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다. 덕분에 아이는 놀이에 집중할 수 있고 부모도 안심하고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 신발을 다시 갈아신는 번거로움조차 없다. 가족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구성이었다.
화장실 옆에는 유아 휴게실도 마련되어 있었다. 일반적인 실내놀이터의 수유실과는 달리, 이 공간은 쉬고 싶은 아이들을 위한 전용공간이다. 작은 소파, 낮은 테이블, 그림책 등이 놓여 있어 아이들이 잠시 들러 피로를 풀기에 제격이다. 어린아이를 양육하는 부모 입장에서 정말 고마운 구성이다.
이후 우리는 '퍼니박스' 맞은편에 있는 '플레이박스'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은 보다 격렬한 신체 활동이 가능한 공간으로 형이나 누나 또래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아이가 가장 좋아한 것은 영상과 연동된 그네였다. 그네의 움직임에 따라 스크린 속 배경이 바뀌며 마치 하늘을 나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진짜 하늘을 날아다니는 줄 알았어!". 아이의 말처럼 첨단기술과 놀이가 결합 된 이 체험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특별함이 있었다.
그 외에도 스크린 축구와 농구, 짚라인 등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놀이 공간이 이어졌다. 영상 기술을 접목한 전통 놀이와 센서 기반의 신체 활동 공간은 이곳만의 뚜렷한 차별점이라 할 수 있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화려한 미디어아트와 거울에 반사된 빛이 함께 어우러져 마치 환상의 세계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림책 속 장면이 현실이 된 듯한 이 공간에서 아이는 웃고 뛰며 즐거워했다.
놀이 공간을 벗어나면 마치 운동장처럼 넓은 앞마당이 펼쳐진다. 실내에서 다 풀지 못한 에너지를 이곳에서 시원하게 발산할 수 있다.
센터 내 모든 놀이 공간에는 안전요원이 상주해 놀이 규칙을 안내하고 아이들의 안전을 살핀다. 부모가 항상 지켜봐야 하는 일반 키즈카페와는 확연히 다른 점이다.
센터는 주말에도 운영되며, 멀리 가지 않아도 아이와 양질의 놀이시간을 보낼 수 있다. 센터 맞은편 예산군립도서관을 함께 이용하면 놀이 후 독서로 하루를 마무리하기에도 더없이 좋다.
돌아오는 길 아이는 말했다. "엄마, 여긴 내 비밀 놀이터야. 또 오자!". 그 말을 듣고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아이에게는 새로운 세계가 열리고, 부모에게는 여유로운 쉼이 주어지는 공간, '예산앤유행복센터'는 진짜 '행복센터'였다.
박연선 명예기자 (중국)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충남다문화뉴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