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여행] 91-구절초가 핀 홍성 솔바람테마파크와 예당호 어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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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여행] 91-구절초가 핀 홍성 솔바람테마파크와 예당호 어죽

김영복 식생활연구가

  • 승인 2025-11-10 16:47
  • 신문게재 2025-11-11 8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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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솔바람테마파크를 방문한 향관회 회원들. (사진=김영복 연구가)
이번 맛있는 여행은 충청 좋은 사람들의 모임인 향관회(鄕關會)와 함께했다.

향관회(총재 모영배)는 충청도를 고향을 둔 서울 경기에 사는 출향인들의 모임이다. 향관회는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소소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연중 짬을 내어 고향을 찾아 선한 영향력을 펼쳐 나가는 모임이다.

마침 향관회 채희성 수석부총재가 자신의 고향인 충청남도 홍성군 장곡면 무한로749번길 54 소나무 숲이 장관을 이루는 약 6만 5000여평에 솔바람테마파크라는 농업회사법인을 세우고 길을 내고 숲을 가꾸면서 숲 속 야영장과 글램핑장을 만들고 계절마다 꽃의 향연을 펼칠 수 있는 테마파크를 만들어 지금은 충남의 대표적인 핫플레이스(hot place)를 만들었다.

특히 고려 후기 문인인 안축(安軸·1282~1348)은 "有客靜彈琴(유객정탄금)나그네가 고요하게 금을 타니 松風滿山谷(송풍만산곡)솔바람이 산골에 가득하구나 "라고 했는데, 솔바람테마파크 동산에 우거진 홍송(紅松)의 솔향과 솔가지를 스치는 잔잔한 바람 소리는 문득 들리는 영묘(靈妙)의 거문고 소리와 진배가 없이 은은하게 필자의 귓가를 스친다.

우리의 민속에 솔 바람을 태아에게 전해주는 솔바람 태교도 있고 출산, 혼례 등 금줄에도 솔가지를 꽂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한편 이곳의 넓고 시원한 꽃동산에는 4~5월은 철쭉과 연산홍이 붉게 물들고 6월과 8월은 수국이 화려하게 장식하며 필자가 방문한 9월과 10월은 구절초가 만개하여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날 솔바람테마파크 소나무 숲 아래 꽃길을 따라 이어지는 동산에 예쁜 구절초는 물론 분홍색 핑크뮬리(Pink muhly)가 이곳을 찾는 방문객의 포토존이 되어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그리고 입구에는 니모 물고기 모양의 주황색 관람차를 탈 수 있는 티켓 구입을 할 수 있으며, 구절초 차 무료 시음, 구절초 떡을 전시 판매하고 있으며 구절초 차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구절초 가루 등 다양한 구절초를 재료로 한 제품을 늘려 나가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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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 떡. (사진= 김영복 연구가)
구절초(九節草)는 아홉 번 꺾이는 풀, 또는 음력 9월 9일에 꺾는 풀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구일초(九日草)·선모초(仙母草), 섬모초, 산모초, 설모초라고도 하며, 완도군 소안도에서는 보리꽃나무, 벼울사리라고도 한다.

구절초의 꽃은 9∼11월에 담홍색 또는 백색으로 피며, 가지 끝에 여러 개의 꽃이 꽃대 끝에 모여 머리처럼 보이는 꽃차례가 달리는 두상화서(頭狀花序)로 두상화서의 가장자리 꽃은 설상화(舌狀花)이고, 복판의 꽃들은 관상화(冠狀花)이다.

조선 후기 성리학의 6대가 중 한 명으로 불리는 노사 (蘆沙) 기정진(奇正鎭·1798~1879)은 『노사집(蘆沙集)』제2권 그의 문하에 있는 제자 춘파(春坡) 강인회(姜寅會 1807~1880)에게 준 寄春坡(기춘파) 시(詩)에 이런 내용이 있다.

"折草有靈否(절초유영부)구절초가 영험이 있는 것인가 連環夢必休(연환몽필휴)연환의 꿈도 꼭 좋으리라 觸寒無恙好(촉한무양호)추위를 만나도 탈 없이 좋으니 餘事復何求(여사부하구)그밖에 다시 무엇을 구하리요" 구절초의 효험이 추위를 만나도 탈이 없다고 했다.

구절초는 예로부터 부인병에 좋은 약재로 이용되면서, 딸이 시집갈 때 보내는 혼수 품목에 들기도 했ㅎ으며, 음력 9월 9월에 구절초를 채취해 잘 엮어서 말린 뒤 생리통, 생리불순 등 이 있을 때 달여 마시는 상비약이었던 것이다. 또 여성 난임 약재에도 구절초를 이용했기에

요즘에는 구절초를 먹고 태어난 아이를 가리켜'구절초 베이비'라고도 한다. 구절초는 강장과 항균, 항염 작용으로 면역증진과 피로 개선 등에 도움이 된다. 강장은 심장, 간, 비장, 폐, 신장 등 5장을 튼튼히 한다는 뜻. 또 구절초에 있는 아케세틴, 리나린 성분이 항균, 항바이러스 작용을 돕는다.

구절초는 염증을 억제하고 진통 작용을 해 두통, 신경통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또 피를 맑게 하고 상기된 기운을 아래로 내려보내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다. 특히 통증을 가라앉히고 심리적 안정을 가져와 숙면을 도우므로 메밀껍질과 함께 베갯속 재료로도 활용된다.

그리고 구절초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보온성질이 있어, 수족냉증, 냉복통, 양궐사음 등 몸이 차서 생기는 다양한 증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냉증이 심해 생기는 위장 질환에 작용해 위무력증, 위한증, 소화불량, 식욕부진, 설사, 복부팽만 등을 완화해 주며, 여성 질환에 특효를 내는 약재로 유명하다. 생리통, 생리불순, 대하증, 난임, 자궁냉증 등과 여성 갱년기 증상인 안면홍조, 우울증, 상열감 등을 완화하는 데도 쓰였다.

구절초는 꽃이 달린 채로 잎, 줄기 등 풀 전체를 잘 말린 후 건조하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달여 마셨다. 성질은 따뜻하나 맛이 쓰므로 이를 완화하기 위해 감초를 같이 넣기도 한다.

잘 씻어 말린 구절초 20g을 물 2ℓ와 함께 끓인다. 팔팔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바꾸어 1시간 정도 달여 마신다.

옛날에는 떡을 보관할 때 쉽게 상하지 않도록 구절초 잎을 얹어 며칠씩 두고 먹었고, 옷에 좀이 슬지 않도록 말린 구절초를 한지에 싸서 옷장에 보관했는데, 이는 구절초의 항균작용을 활용한 선조의 지혜라 할 수 있다.

구절초 전초를 응달에 말려서 베개에 넣어두면 비듬이 없어지고 아픈 머리를 맑게 한다고 한다.

쐐기에 쏘였을 때 구절초 잎으로 문지르거나 잎을 찧어서 쐐기털이 박힌 곳에 붙였다.

우리는 홍성솔바람테마파크에서 약 22kmm, 30분 거리에 위치한 예당호 저수지 인근에 있는 맛집 대흥식당으로 향했다.

이곳 '예산(禮山)'은 지명에서도 알 수 있듯 인간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뜻하는 예(禮)자를 쓴다.

형과 아우가 밤새도록 서로의 볏단을 가져다 놓으며 온 국민에게 미담 사례로 각인시켰던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바로 예산 대흥면 이성만·이순 형제의 이야기다.

예당호는 국내 최대 저수지로 면적 약 9.9㎢에 둘레만 40㎞에 달하는 광활한 규모를 자랑한다. 쉽게 말해 여의도 2개를 합쳐놓은 것보다 조금 더 크다고 보면 된다.

시간만 허락된다면 2018년 12월에 완공된 길이 402m, 폭 1.8m 규모의 현수교로 주탑 높이만 64m에 달하는 '출렁다리'를 방문해도 좋겠지만 시간 관계상 이번 여행에서는 이른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는 맛집으로 바로 가기로 했다.

장곡면 솔바람테마파크에서 예당호 저수지로 가는 동안 예당호 주변의 민물매운탕이나 어탕, 어죽을 하는 집들이 종종 보이기는 하지만 빈집들이 눈에 자주 들어온다.

어죽(魚粥)은 조선 후기 숙종의 어의를 지낸 의관(醫官) 이시필(李時弼, 1657-1724)이 여러 정보를 모아 1720년(숙종 46)~1722년(경종 2)경에 편찬한 『소문사설』에 등장하며 조선 후기 학자인 풍석(楓石) 서유구 (1764~1845)의『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보양지 붕어죽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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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당호 대흥식당. (사진= 김영복 연구가)
어죽은 다양한 물고기로 끓일 수 있고 전국 어디나 물고기가 사는 곳이라면 맛볼 수 있는 음식이다.

"예당저수지 수몰 전, 들녘이 있었으며, 그 가운데에 냇가가 있었다고 한다. 이때 청년들은 여름에 더우면 천렵간다고 고추장 한 대접, 솥단지 하나 들고 냇가에서 고기 잡으며 놀았다고 한다. 청년들은 이렇게 잡은 민물고기를 끓이고 고추장을 풀어 어죽을 해 먹었다 그 후에도 1964년 둘레 40km에 이르는 관개용 저수지를 준공하자, 동네 사람들이 농사짓는 틈틈이 모여서 고기를 잡았다고 한다.

이곳 남자들은 고기를 잡고, 부인들은 장에 가져가 팔았는데, 고기 담은 큰 다라 이(대야)를 머리에 이고 예산역전장, 홍성장, 청양장을 다녔으며 당시 버스를 타고 가려니 기사가 안 태워줘서 고생하면서 다녔다고 한다.

이렇게 잡은 물고기로 어죽을 끓여 먹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예당저수지 인근에는 민물어죽을 내놓는 식당들이 많다. 민물어죽이란 각종 민물고기를 뼈째 푹 삶아서 살만 골라내고 고추장이나 된장을 풀어 끓인 다음 쌀과 수제비를 넣으면서 대파, 생강, 마늘, 깻잎 등의 양념을 첨가해 뚝배기에 담아내는 음식이다.

그러나 예당저수지 인근에 어죽을 하거나 매운탕을 끓여 파는 집들은 많지만 단연 맛집으로 소문난 집은 예산군 대흥면 노동길 14에 위치한'대흥식당'이다.

대흥식당은 70여년 전 딴산(대흥 노동리)에 사는 한 할머니가 가까운 냇가에 있는 물고기를 잡아 끓여 마을 사람들과 나눠 먹었는데, 이 할머니의 어죽 맛을 본 사람들이 맛있으니 장사를 해보라고 해 연 가게의 상호가 딴산옥이다.

현재 대흥면 예당긍모로 406 위쪽에 딴산옥이 있었는데, '옥'자 붙는 게 니나놋집이라고, 젓가락 두드리며 놀기도 하고 그런 곳으로 이곳에서 어죽도 팔았다고 한다. 예당저수지가 생기면서 식당을 물가 쪽으로 옮겨 '딴산 대흥식당'이라고 간판을 새로 걸고 본격적으로 어죽 장사를 했고, 그 할머니한테 배운 방법과 대흥식당 주인 안종수씨가 연구한 비법으로 어죽 맛을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테이블 4개로 시작해 48개까지 늘릴 정도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 집은 주말이면 웨이팅(waiting)이 있어 대기표를 받아 기다려야 한다. 우리가 간 날은 다행히 화요일이고 브레이크타임(breaktime) 직전이라 손님이 없었다.

이 집의 주 메뉴는 어죽(魚粥)과 민물매운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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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식당 어죽. (사진= 김영복 연구가)
대흥식당 어죽은 예당호의 갓 잡은 잔챙이 민물고기를 갈아 김치국물을 넣고 푹푹 끓이다가, 약간의 고춧가루 풀고 갖은 민물새우 넣어 시원한 국물을 만든다. 불린 쌀에 국수와 수제비까지 넣어 죽을 끓인 뒤, 다진 고추와 들깻가루, 참기름을 넣고 끓이면 어죽이 완성된다.

어죽 한 수저를 입에 넣으니 감칠 맛이 나는 민물새우 맛과 참기름 향이 난다. 물론 사람은 입맛에 따라 다르겠지만 필자가 맛 본 어죽 중에 제일 맛이 있었다.

이 집은 어죽 말고도 붕어찜이 유명한데, 전날 오후에 그물을 쳐놓았다 이튿날 해 뜨기 전 걷어 올려 밤사이 잡힌 붕어들을 바로 요리하기 때문에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날 먹어보지는 못했는데, 육수는 붕어를 통째로 넣어 1시간 넘게 푹 곤 것을 사용하고, 양념장을 풀어 간을 맞추고 무와 시래기는 바닥에 깔아 생선에서 나온 국물이 스며들도록 한다. 밑간한 붕어에 고춧가루와 다진마늘을 얹으면 얼큰 칼칼한 양념이 촉촉하게 배어든다. 함께 넣는 민물새우는 시원한 맛을 낸다고 한다. 언제 다시 와 붕어찜 맛을 봐야겠다. 김영복 식생활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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