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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씨패밀리./사진=대전관광공사 제공 |
대전의 과학도시 이미지를 상징하던 이 캐릭터는 이제 '꿈씨패밀리'라는 가족 브랜드로 진화해, 택시 래핑과 라면 굿즈, 축제와 전시, 글로벌 협업까지 영역을 넓혔다. 대전시는 캐릭터 산업을 중심으로 도시 정체성과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 30년 전 마스코트가 '도시 자산'으로
꿈돌이는 1993년 엑스포 당시 대전의 과학기술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탄생한 우주 요정 캐릭터였다. 머리에 별 안테나를 단 우주 요정으로, 당시 어린이와 청소년 세대에게 대전을 각인시킨 도시 상징물이었다. 그러나 엑스포 이후 한동안 행사 포스터나 기념품 속에만 머물렀다.
대전시는 2023년 '대전 꿈씨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꿈돌이를 중심으로 한 세계관을 재구성했다.
단일 캐릭터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가족형 구성으로 확장해 '꿈씨패밀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름에는 '대전에서 싹트는 희망의 씨앗'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시는 시민이 일상에서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단순 홍보용 마스코트가 아닌 도시의 지식재산(IP)으로서 꿈씨패밀리를 육성 중이다.
꿈씨패밀리는 꿈돌이·꿈순이를 중심으로 조부모 세대 금돌이·은순이와 다섯 자녀 꿈빛이·꿈결이·꿈누리·꿈별이·꿈달이, 반려동물 및 친구 캐릭터들까지 포함한 가족형 브랜드다. 각 캐릭터는 대전의 정체성과 상징을 품고 있다. 과학과 평화를 상징하는 꿈돌이, 따뜻함과 배려를 나타내는 꿈순이, 미래 세대를 상징하는 자녀 캐릭터, 그리고 시민 친근도를 높이는 반려동물 몽몽이가 그것이다.
디자인은 과학과 우주를 모티브로 삼아 1993년 엑스포 당시 원형을 유지하면서도 색상 대비와 비율을 현대적으로 조정했다. 발광 효과가 적용된 3D 입체형 외형은 온라인 영상 콘텐츠에도 활용되고 있다.
대전시는 꿈씨패밀리를 시정 홍보와 관광, 굿즈, 행사, 교통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 중이다. 지난해에는 캐릭터를 적용한 굿즈와 협업 상품이 잇따라 출시돼 누적 매출 16억 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문화행사와 지역 산업을 연계한 캐릭터 콘텐츠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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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T 택시는 지붕 위에 꿈돌이 가족 표시등을 달고 지역을 누빈다. /사진=대전시 제공 |
대전시는 지난해부터 도심 교통수단을 활용한 캐릭터 브랜딩 사업으로 '꿈T 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24년 5월 첫선을 보였으며, 차량 외부 전체를 꿈돌이 캐릭터 색상으로 래핑하고, 노란색 얼굴 모양의 표시등을 설치했다.
대전시 교통건설국에 따르면 올해 기준 운행 차량은 약 2000대로, 일반 법인·개인택시 모두 참여하고 있다. 사업 초기에는 200대 시범 운영으로 시작했으나, 시민 반응이 좋아 2025년 상반기 전체 택시의 약 20% 수준으로 확대됐다. 1년 만에 2000대로 늘어난 것이다.
갓등은 노란색 꿈돌이 얼굴 모양으로 제작돼 야간 시인성을 높였으며, 차량 래핑 디자인은 대전의 상징색인 파란색과 하늘색을 조합했다.
꿈돌이 택시는 2024년 '대한민국 브랜드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대전시는 이 사업을 단순한 교통 홍보가 아니라 도시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이동형 콘텐츠로 보고 지역 관광 및 행사와의 연계를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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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장우 대전시장이 유성구 엑스포과학공원 내 꿈돌이하우스 2호점에서 열린 '꿈돌이 컵라면' 출시 행사에서 컵라면을 시식하고 있다./사진=대전시 제공 |
꿈돌이는 지역 산업과 결합하며 생활형 브랜드로 재탄생했다. 대전시는 지역 중소기업과 손잡고 '꿈돌이 라면', '꿈돌이 호두과자', '꿈돌이 곤약쫀드기', '꿈돌이 가락국수', '꿈돌이 김', '꿈돌이 누룽지' 등 식품형 굿즈를 연이어 출시하며 캐릭터의 산업적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관광기념품에 머물렀던 캐릭터를 식품과 간식, 생활용품으로 확장해 시민 일상 속에 스며들게 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다.
이 중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낸 것은 '꿈돌이 라면'이다. 지난해 6월 출시된 이 제품은 불과 두 달 만에 판매량 100만 개를 기록하며 상업적 성공을 입증했다. 지역 한정판으로 제작된 라면은 대전의 대표 캐릭터를 활용한 첫 대규모 식품형 굿즈로, 개발·생산 과정에 지역 식품기업이 참여했다. 이어 출시된 꿈돌이 호두과자는 지역 상징을 담은 포장 디자인으로 대전 대표 간식의 자리를 노리고 있으며, 출시 두 달 만에 매출 1억 2000만 원을 기록했다.
또한 꿈돌이 김과 꿈돌이 누룽지는 가정용과 선물용을 동시에 겨냥해 시장을 넓혔다. 간편식 형태의 '꿈돌이 가락국수 밀키트'는 전통시장 상인회와 협업해 지역 식자재를 활용한 제품으로 개발됐고, 곤약쫀드기와 떡볶이·짜장면 밀키트 등 다양한 식품형 굿즈도 추가됐다. 비식품 분야에서는 꿈돌이 티셔츠, 문구류, 생활용품이 제작돼 축제·행사 현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같은 사업은 단순한 캐릭터 상품을 넘어 지역 산업과 행정이 결합한 도시브랜딩 모델로 평가된다. 대전시는 이러한 캐릭터 협업 구조를 통해 누적 굿즈 매출 16억 원, 지역기업 참여 40곳 이상이라는 성과를 냈다.
대전시는 "꿈돌이를 시민의 생활 속에서 다시 만나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지역 기업과 협업해 지속 가능한 캐릭터 산업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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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꿈돌이 팝업전시 'Yellow Dream' 포토존./사진=최화진 기자 |
'꿈씨패밀리'는 이제 문화 콘텐츠와 글로벌 브랜드 협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 글로벌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 지역 프로축구단 대전하나시티즌 등과 손잡으며 캐릭터 산업화의 폭을 넓히고 있다.
가장 주목받은 건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와의 협업이다. 올해 6월 대전 동구 소제동 아트사이트 소제에서는 'Yellow Dream' 팝업 전시가 열렸다. 두 가족 캐릭터의 만남을 콘셉트로 꾸며진 이 전시는 포토존, 미디어아트, 굿즈 체험 공간 등으로 구성됐으며, 주말 관람객이 평일 대비 세 배 이상 늘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전시 기간 내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짱구와 꿈돌이의 만남'이 지역 이슈로 떠올랐다.
패션 브랜드 협업도 활발하다.
유니클로는 'UTme!' 프로젝트를 통해 꿈돌이 티셔츠를 출시했다. 해당 시리즈는 유니클로의 커스터마이즈 티셔츠 플랫폼인 'UTme!'를 통해 제작됐으며, 꿈돌이와 이삭토스트 로고 및 캐릭터를 적용한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협업 티셔츠는 대전 지역 내 유니클로 매장 중 3개 매장 한정 판매로 기획되었다. 이 한정판 출시는 지역 한정 콘텐츠가 주는 희소성 전략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미국 프리미엄 신발 브랜드 '코드바이젠트리(coad by gentry)'와는 캐릭터를 활용한 한정판 꿈씨패밀리 스니커즈를 제작하기로 협약을 맺었으며, 코드바이젠트리는 대전관광공사로부터 캐릭터 사용권을 얻고 대전시 지원을 받아 연내 꿈씨패밀리 캐릭터를 활용한 스니커즈 제품을 개발해 선보이기로 했다.
꿈씨피밀리 스니커즈는 우선 200켤레만 한정 생산된다. 소장가치가 높은 한정판 모델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온·오프라인을 통해 판매한 뒤 시장 반응에 따라 추가 생산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스포츠·게임 분야에서도 협업이 이어지고 있다.
대전하나시티즌과는 올해 초 꿈돌이 굿즈 시리즈를 출시했다. 홈경기 개막전에 맞춰 선보인 타월·키링·문구류 등은 팬들의 반응을 얻으며 향후 시즌 상품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또, 시는 지난해 말 e스포츠 게임 '이터널 리턴'과 협업해 꿈씨패밀리 캐릭터가 등장하는 굿즈도 선보였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온라인 팬층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이처럼 협업이 확산되면서 꿈돌이는 더 이상 과거 엑스포의 상징에 머물지 않는다. 지역 산업, 패션, 문화 전시, 게임 등 다양한 영역과 결합하며 대전을 대표하는 생활형 브랜드로 변모하고 있다.
대전시는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꿈돌이 가족 캐릭터가 대전 시민은 물론 대전을 방문하는 외지인들로부터 사랑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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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화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