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참가자 서아네 가족/사진=최화진 기자 |
지난 15일, 늦가을 물안개가 은은하게 내려앉은 대청호 일대에는 '2025 대청호 걷기대회'에 참여하려는 시민들이 이른 아침부터 모여들었다. 가족 단위 참가자들은 낙엽이 쌓인 길을 걸으며 한적한 풍경과 상쾌한 공기를 즐겼다.
그 가운데 유모차를 밀고 행사장을 찾은 한 가족이 눈에 띄었다. 3살 서아와 부모가 오랜만의 외출을 위해 대청호를 찾은 것이다.
서아 엄마 최보혜(동구·32) 씨는 "며칠 전 집 근처에 걸린 현수막을 보고 걷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미리 준비했다"며 "가을 정취를 즐기며 걸으면 기분전환이될 것 같아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서아네 가족에게 이날은 유달리 더 특별했다.
서아의 뇌병변 장애로 입원과 치료가 이어지며 병원 생활이 반복되던 이 가족에게 가을 산책은 오랜만에 온전히 가족과 함께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최 씨는 "요즘 병원 생활을 많이 해서 이렇게 나와서 바람 쐬는 게 오랜만"이라며 "간만에 바깥바람도 쐬고 가족들 끼리 좋은 시간 보내서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사진을 찍고, 아이들은 커다란 낙엽을 주워 들며 뛰어다녔다. 늦가을 햇살 아래 대청호를 따라 걷는 동안 서아 부모의 표정에도 한결 여유가 번졌다.
최화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최화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