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 위기 청양군 농어촌기본소득사업, 도비 30% 확보로 정상 궤도

  • 충청
  • 청양군

좌초 위기 청양군 농어촌기본소득사업, 도비 30% 확보로 정상 궤도

정부 ‘확약서’ 요구에 좌초 위기, 도비 분담 결정으로 재추진, 사업 취지보다 절차가 앞선 구조···정부 공모사업 한계 드러나

  • 승인 2025-12-16 10:57
  • 수정 2025-12-16 13:24
  • 신문게재 2025-12-17 13면
  • 최병환 기자최병환 기자
청양
10월 1일 열린 ‘청양군민의 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농어촌기본소득사업 선정을 염원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청양군 제공)
국회와 정부의 '도비 30% 분담 확약서 제출' 요구로 좌초 위기에 놓였던 청양군 농어촌기본소득사업이 충남도의 도비 30% 지원 결정으로 다시 추진 동력을 확보했다.

국비 지원을 전제로 추진하던 사업이 행정 절차상의 요건 문제로 중단 위기에 놓였다가 충남도의 재정 분담 결정으로 정상 추진의 최소 조건을 갖추게 됐다.

16일 군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인구감소지역 군민에게 매월 15만 원씩 2년간 기본소득을 지급해 지역 내 소비 활성화와 생활 안정, 공동체 회복을 도모하는 정부 핵심정책이다. 지방소멸 대응을 위한 국가 차원의 실험모델로 주민 참여와 공동체 회복에 방점이 찍혀 있다

군은 공모 선정 과정에서 민선 8기 핵심 정책인 '다-돌봄 체계'와 '스마트청양 운동'을 기본소득 시범사업의 실질적 토대로 연결해 '청양형 농어촌 기본소득 모델'을 완성도 높게 제시하며 사업에 선정됐다.

그러나 사업은 최근 예상치 못한 변수에 직면했다. 국회 요구로 정부가 국비 지원 요건으로 '도비 30% 분담 확약서 제출'을 요구하면서다. 해당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사업 추진이 불가능해지면서 사업의 불확실성은 급격히 커졌다.

문제는 기초자치단체가 광역자치단체의 예산 편성을 사전에 확약받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다. 예산 편성 권한을 갖지 않은 군이 도비 분담을 문서로 확약해 제출해야 하는 상황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요구다. 사업의 필요성과 정책적 타당성보다 행정 절차와 형식이 우선되는 구조가 고스란히 드러난 사례다.

이로 인해 사업은 좌초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사업 일정이 지연될 경우 주민 체감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이미 투입된 행정력과 준비 과정이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상황은 충남도가 도비 30% 지원을 결정하면서 반전됐다. 도의 결정으로 정부가 제시한 사업 요건을 충족하며 사업은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는 조건을 확보했다.

충남도의 결정은 결과적으로 사업 정상화를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도비 지원 결정이 늦어지면서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필요한 혼선과 불확실성이 발생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업의 공익성과 시급성을 고려할 때 더 선제적 판단이 필요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사례는 공모사업 추진의 구조적 한계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특히 확약서 제출 여부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구조는 제도 개선 필요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광역자치단체의 예산 편성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초자치단체에 확약 책임을 요구하는 방식은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다.

농어촌 사업은 속도와 타이밍이 중요한 정책이다. 행정 절차가 지연될수록 주민 체감 효과는 감소하고 정책 신뢰도 역시 약화될 수밖에 없다.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경우 지역사회의 피로감도 커질 수 있다.

이번 충남도의 도비 지원 결정이 단순한 예외에 그치지 않고 향후 유사 사업의 추진 과정에서 중앙정부와 광역·기초자치단체 간 역할과 책임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재정 분담 구조와 절차에 대한 현실적인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군은 이번 결정을 계기로 사업 세부 계획을 보완하고 단계별 추진에 나설 방침이다. 군은 사업 성과가 주민 생활과 지역경제에 실질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리·점검 체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군민들은 “결과적으로 사업을 다시 추진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제도적 한계와 행정 혼선은 분명한 과제로 남았다”며 “지역을 살리기 위한 정책이 행정 논리에 가로막히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현실적인 제도 설계와 유연한 행정 판단이 요구된다. 그것이 농어촌 정책이 현장에서 힘을 얻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청양=최병환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특수영상영화제, 'DFX OTT어워즈' 대전의 가을 밤을 빛내다
  2. 둔산1구역, 2차 선도지구 재도전 시동… 주민대표단 구성 승인 신청
  3. [함께 지켜온 물, 대청호의 다음 25년] 24년 거버넌스의 한계… 충청의 물, 이제 유역 전체를 보자
  4. 출연연 채용·감사·홍보 행정 통합, 기대와 우려 '동시에'
  5. 74명 사상 안전공업 화재…“안전관리체계 부실이 부른 대형 인재”
  1. [함께 지켜온 물, 대청호의 다음 25년] 권한과 예산 갖춘 '굿거버넌스'로… 대청호 관리 제도화해야
  2. [2026 기초기본캠페인]학하초, 더 촘촘해진 RISE…학생의 '성장 속도'를 맞추다
  3. 예년보다 이른 '9월 독감' 유행…국가예방접종 어르신은 추석 이후
  4. 과학기술 연구 노조-사측 첫 소통워크숍… 출연연 역할 재정립 공감대
  5.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에 추석명절 식료품 키트 후원

헤드라인 뉴스


충청광역연합 다시 기지개… 출범후 21개월만에 첫 협의회

충청광역연합 다시 기지개… 출범후 21개월만에 첫 협의회

2024년 전국 최초 특별지방자치단체 출범 이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충청광역연합이 민선 9기에서는 충청권 4개 시·도의 진정한 구심점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충청광역연합은 17일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누리관에서 '제1회 충청광역연합 협의회'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연합장 박수현 충남지사를 비롯해 허태정 대전시장, 조상호 세종시장, 신용한 충북지사가 모두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충남 설치 충청권 4개 시·도지사 공동성명'을 전격 채택하며 첫 공식 행보로 충남도 안건에 힘을 실었다. 정부가 기후위기 대..

기업 10곳 중 9곳 "올 추석, 나흘 이상 쉰다"
기업 10곳 중 9곳 "올 추석, 나흘 이상 쉰다"

올 추석 연휴 휴무를 실시하는 기업 10곳 중 9곳이 나흘 이상 쉬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은 지난해보다 줄었고, 기업 절반가량은 추석 경기가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7일 발표한 '2026년 추석 휴무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97.0%가 올해 추석 연휴에 휴무를 실시한다고 답했다. 휴무를 실시하는 기업 중 휴무 기간이 '4일'이라는 응답은 76.5%로 가장 많았고, '5일 이상'도 14.2%로 조사돼 나흘 이상 쉬는 기업은 전체의 90.7%에 달했다. 반면 '3일 이..

충남교원 10명 중 9명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 반대"
충남교원 10명 중 9명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 반대"

충남지역 교원 10명 중 9명 이상이 초등학교 저학년 정규수업시간 확대에 반대하고, 교육시간 확대를 통한 돌봄 공백 해소 효과에도 부정적인 전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충남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충남교총)는 정책 논의 기준을 도입 여부가 아닌, 교육적 타당성 검증으로 재설정해야 한다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충남교총은 17일 충남 유·초·중·고 교원 18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 논의에 관한 교원 인식 조사 결과, 정규수업시간 확대를 반대하는 교원은 93.5%, 찬성은 5.3%로 집계됐다고 발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사랑의 송편 나눔’…명절 꾸러미 한가득 ‘사랑의 송편 나눔’…명절 꾸러미 한가득

  • 대전 동부소방서, 추석 앞 화재안전 점검 대전 동부소방서, 추석 앞 화재안전 점검

  • ‘대한민국의 情을 보냅니다’ ‘대한민국의 情을 보냅니다’

  • 경영악화로 폐업하는 대전서남부터미널 경영악화로 폐업하는 대전서남부터미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