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다문화] 일본에서 사랑을 전하는 날들: 섬세한 사람의 표현

  • 다문화신문
  • 보령

[보령다문화] 일본에서 사랑을 전하는 날들: 섬세한 사람의 표현

밸런타인데이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일본의 로맨틱한 기념일 이야기
일본의 밸런타인데이, 관계의 메시지를 담다
화이트데이, 감사와 호감의 표현으로 자리잡다
오렌지데이, 사랑과 신뢰를 확인하는 특별한 날
일본의 크리스마스, 연인 중

  • 승인 2026-02-01 11:21
  • 신문게재 2026-01-03 30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일본의 로맨틱한 기념일 문화는 겉으로 보기에는 한국과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하나하나 살펴보면,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에서 일본 특유의 섬세함과 배려가 느껴진다. 큰 이벤트보다 관계의 맥락과 마음의 깊이를 중요하게 여기는 점이 인상적이다.

새해가 지나 가장 먼저 찾아오는 로맨틱한 기념일은 밸런타인데이다. 일본에서는 오랫동안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문화가 이어져 왔다. 이때 초콜릿은 단순한 선물이 아니라, 상대와의 관계를 드러내는 하나의 '메시지' 역할을 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의 의미로 전하는 '혼메이(본심) 초콜릿'과 직장 동료나 상사, 지인에게 감사의 뜻으로 나누는 '기리(의리) 초콜릿'은 일본 밸런타인데이를 대표하는 풍경이다. 최근에는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의 만족을 중시하는 흐름 속에서, 스스로를 위한 '지분(자기) 초콜릿'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는 자신을 소중히 여긴다는 의미가 담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일본의 밸런타인데이는 사랑뿐 아니라 배려와 감사의 마음까지 함께 전하는 날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회사나 학교처럼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는 공간에서, 관계를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 일본다운 특징이다.

밸런타인데이에 받은 마음은 3월 14일 화이트데이로 이어진다. 초콜릿을 받은 사람이 사탕이나 선물로 답례를 하는 날로, 화이트데이는 일본에서 시작된 기념일이다. 남성이 감사와 호감을 표현하는 날로 인식되며, 이 문화는 이후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로 퍼져 나갔다.

화이트데이 이후에도 일본에는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로맨틱한 기념일이 하나 더 있다. 바로 4월 14일 '오렌지데이'다. 이 날은 연인이나 부부가 오렌지나 오렌지를 활용한 음식, 주황색 선물을 주고받으며 사랑과 신뢰를 다시 확인하는 날로 알려져 있다. 밝고 따뜻한 오렌지색처럼, 관계를 긍정적이고 건강하게 이어가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한국의 블랙데이와 달리, 일본에는 연인이 없는 사람을 위한 공식적인 기념일은 아직 없다.

밸런타인데이에서 마음을 전하고, 화이트데이에서 그 마음에 답하며, 오렌지데이에서 관계를 안정적으로 이어가는 흐름은 일본의 로맨틱한 기념일 문화를 잘 보여준다.

여기에 크리스마스를 빼놓을 수 없다. 한국에서는 크리스마스가 연인, 가족, 친구가 함께 보내는 날로 인식되는 반면, 일본에서는 연인 중심의 로맨틱한 날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일본에서는 12월 25일보다 24일인 크리스마스이브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이 날 연인들은 함께 저녁 식사를 하거나 선물을 주고받고,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둘이서 나누어 먹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풍경은 일본만의 독특한 크리스마스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크리스마스는 밸런타인데이에 버금가는 중요한 '사랑의 이벤트 데이'로 인식된다. 화려한 연출보다는 둘만의 시간을 소중히 보내는 것이 핵심이다.

일본의 로맨틱한 기념일 문화는 큰 선물이나 과한 표현보다는, 작은 마음과 일상의 배려를 중시한다. 사랑을 특별한 날에만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기념일을 통해 관계를 조금씩 이어가려는 태도에서 일본 특유의 감성이 잘 드러난다.
후지와라나나꼬 명예기자(일본)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영화·드라마' 촬영 명소로 간다
  2. 아산시 어의정로 교차점 광장 준공
  3.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①대전 전통산업과 특화거리의 탄생과 번영…그리고 존폐의 기로
  4. 두 자녀 태우고 만취운전 30대 사고까지…여름철 엄격 단속 필요
  5. K리그 휴식기, 대전 서포터즈는 '청소' 중?… "승리의 기운을 줍습니다"
  1. 창업기업 74곳에 최대 4억원 '대전 창업기업 들썩'
  2.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3.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4. 천문연구원, 희귀 왜소신성 발견…공전주기 짧아 중요 연구대상
  5. 대전 보건소 인력부족에 '허덕'…전국 광역시 중 가장 적어 보건의료 '빨간불'

헤드라인 뉴스


삼전닉스 호남 투자 가시화…충청은 생색내기용 전락

삼전닉스 호남 투자 가시화…충청은 생색내기용 전락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전남에 수백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생산기지 구축에 나설 것이 유력해지면서 충청권은 곁다리 투자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충청권의 경우 두 기업이 막대한 고용창출 등이 기대되는 대규모 생산 라인이 아닌 AI데이터센터 건립으로 기우는 모양새인데 이럴 경우 지역 경제 파급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코스피 시총 투톱으로 글로벌 메모리 업체인 두 기업이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지역균형 발전 정책에 부응하려면 충청권에도 생색내기 용이 아닌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정치권과..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개통 2030년 하반기로 늦어진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개통 2030년 하반기로 늦어진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 개통이 2030년 하반기로 지연된다고 대전시가 공식 인정했다. 당초 2028년 개통보다 2년여가 더 늦어지는 것으로, 주요 공정 리스크와 차량 시운전 계획 반영 등을 이유로 꼽았다. 유득원 대전시 행정부시장은 23일 대전시청 기자회견장에서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관련 브리핑을 갖고 "향후 통합공정 계획 수립을 통해 개통 일정 등을 최종 확정할 것"이라면서 개통 지연을 공식화 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은 총연장 38.8㎞, 정거장 45곳, 차량기지 1곳 규모로, 2024년 12월 착공해 현재 본선 14개 전..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② ‘생산성을 넘어 브랜딩을 창출하라’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② ‘생산성을 넘어 브랜딩을 창출하라’

대전 중구 중촌동 맞춤패션거리와 정동 인쇄거리, 원동 한복거리 등 과거 대전을 상징하던 유서 깊은 산업 자산들이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자구책 마련을 위해 붙여진 특화거리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급격한 산업 구조 변화와 유통 시스템 현대화 속에서 경쟁력을 잃어간 채 존폐의 기로에 서면서다. '생산의 효율화'란 거대한 산업 발전 흐름이 오늘날 현대 사회의 모든 가치를 장악하고 있지만, 지역의 고유한 숨결과 정체성이 담긴 전통산업의 흔적이 미래세대에 적절히 계승돼야 마땅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낡은 산업의 미래를 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문창동 화재피해 복구 돕는 손길 문창동 화재피해 복구 돕는 손길

  •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월드컵 응원 고조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월드컵 응원 고조

  •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