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차단 아닌 순환에 무게' 세종 저영향개발로 오염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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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차단 아닌 순환에 무게' 세종 저영향개발로 오염 줄였다

땅이 가진 저류 능력 등 회복 목표
홍수 예방과 도심 열 식히는 효과도
투수블록과 식생체류지 등 기술 적용
시뮬레이션서 '오염 감소' 등 지표도

  • 승인 2026-02-19 16:08
  • 조선교 기자조선교 기자
도시 저영향개발기법 적용 개념도
도시 저영향개발기법 적용 개념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제공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 일부 생활권 설계 당시부터 도입한 '저영향개발' 기법의 성과가 뚜렷하게 드러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통상 물을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춘 도시개발과 달리 자연적인 순환에 무게를 둔 결과 여러 지표에서 긍정적인 수치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5·6생활권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국회 의사당 등이 들어설 S-1생활권 일대 등 행복도시 곳곳은 도시 설계부터 '저영향개발'(LID) 기법이 적용됐다. 이 기법은 개발을 하더라도 원래 땅이 가지고 있던 빗물 침투와 저류 능력을 최대한 회복시키는 것이 목표다.

기존 도시개발이 빗물을 빠르게 배수구로 몰아내는 '차단'에 초점을 뒀다면, 행복청은 이 기법을 통해 땅이 빗물을 머금고 서서히 흘려보내는 '순환'에 더 집중했다.

이 과정 중 탄생한 것이 '목표강우량 25㎜'와 '1000㎡ 이상 사전협의제'다.

목표강우량 25㎜는 총 누적 강우량이 25㎜ 이하일 때, 빗물을 하수도로 흘려보내지 않고 땅속으로 침투시키거나 저장하겠다는 약속이다. 지하수를 풍부하게 채움으로써 홍수를 예방하고, 뜨거워진 도시를 자연히 식히는 효과가 있다.

2021년 7월부터 시행된 '저영향개발 사전협의제도'는 강력한 실천력을 담보하기 위한 장치다. 대지 면적 1000㎡ 이상의 모든 건설 사업은 설계에서부터 의무적으로 행복청과 물순환 계획을 협의해야 하고, 5만㎡ 이상은 외부 전문가 자문회의 검토를 거쳐야 한다.

저영향개발에 활용되는 기술들의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며, 도시와 일상 속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선 보행로 아래 자갈층을 두거나 투수블록을 사용해 빗물이 고이지 않고 즉시 스며들게 한 '투수성 포장'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또 ▲대규모 단지나 공원에서 주변보다 낮게 설계돼 비가 오면 잠시 물을 머금고 토양에 스며들게 하는 '식생체류지' ▲물이 흐르는 속도를 늦춰 하천의 범람을 막고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천연 필터 역할의 도로변 풀숲 물길 '식생수로' ▲빗물 속 오염물질을 일차적으로 여과하는 가로수 밑 '나무여과상자' ▲빗물을 하수구로 버리는 대신 자갈과 파이프를 통해 땅속 깊숙이까지 전달하는 지하 물길인 '침투도랑' 등이 있다.

이러한 기술 적용에 따른 성과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우선 해밀동 등 6생활권의 시범사업 시뮬레이션에선 빗물이 나무여과상자와 같은 개별 시설을 한 번 통과했을 때 오염물질의 최대 80%까지 걸러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저영향개발 기법 기술 요소가 한데 모이면 도시 전체에서 배출되는 비점오염물질(자동차 배기가스, 타이어 분진, 미세먼지 등) 총량을 18.7%에서 22.9%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기법 적용 후 불투수면은 약 20% 감소했고, 연간 빗물침투량은 무려 164.1%나 증가했다. 일반적인 도시개발이 자연상태의 땅의 흡수력을 3분의 1로 줄인다면, 행복도시는 이를 다시 1.6배 이상 회복시킨 것이다.

강주엽 행복청장은 "행복도시의 물순환 모델은 기후 위기 시대 도시개발이 나아가야 할 이정표"라며 "빗물을 쓰레기가 아닌 소중한 자원으로 관리하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대한민국, 나아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의 표준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조선교 기자 jmission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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