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 재선충 확산 ‘비상’···산림면적 넘어선 반출금지

  • 충청
  • 청양군

청양 재선충 확산 ‘비상’···산림면적 넘어선 반출금지

9년 새 4개 면 확산, 우화기 이전 속도전 돌입, 165ha 수종 전환 추진, 예산부족·전담 인력 1명 지적, 파쇄장 가동 중단도 변수···행정 설득 과제로 남아

  • 승인 2026-03-03 10:00
  • 수정 2026-03-03 11:54
  • 신문게재 2026-03-04 13면
  • 최병환 기자최병환 기자

청양군 전역으로 '소나무 에이즈'라 불리는 재선충병이 확산하며 반출금지구역이 전체 산림 면적을 넘어설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군은 매개충 활동 전 감염목 제거와 예방 주사를 앞당기고 수종 전환을 통해 저항성을 높일 계획이지만, 예산과 전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특히 방제 핵심인 파쇄장 운영이 주민 민원으로 중단된 상태여서, 실효성 있는 대응을 위해 예산 확보와 행정적 갈등 해결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청양 재선충
청양군 화성면 화강리 일원 산림이 소나무재선충병에 신음하고 있다.(최병환 기자)
청양의 산림이 신음하고 있다. 이른바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소나무재선충병이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방제 체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군에 따르면 소나무 반출금지구역은 3만4142ha. 군 전체 산림면적(약 3만1500ha)을 넘어서는 규모다. 행정구역 경계를 촘촘히 묶어 확산을 차단하겠다는 조치지만, 그만큼 상황이 엄중하다는 방증이다.

청양군 재선충은 2017년 7월 화성면 장계리에서 고사목 2그루가 확인되며 시작됐다. 9년이 지난 현재 화성·남양·대치·정산면으로 확산하고 있다. 재선충병은 선충(Bursaphelenchus xylophilus)이 소나무 조직 내 수분 이동을 차단해 고사를 일으키는 급성 산림 전염병이다.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감염목에서 건강목으로 이동하며 병을 퍼뜨린다. 감염되면 수개월 내 고사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속도다. 산림은 행정구역 경계를 따지지 않는다. 인접 시·군에서 발생한 감염목이 매개충 이동과 기후 조건에 따라 유입될 가능성이 상존한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군락 단위 집단 고사가 확인되며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군은 올해 방제 효과 제고를 위해 우화기(5월) 이전 신속 집행에 나설 계획이다. 감염목 제거와 예방 나무주사를 앞당겨 매개충 활동 전 확산을 차단하겠다는 복안이다.

관광지와 문화재 주변에는 예방 나무주사를 확대해 경관 훼손을 최소화하고, 고사목 제거를 병행해 2차 피해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국가 선단지 확산 경계지역을 우선 방제해 외곽 차단선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군은 구조적 해법으로 집단 조림사업과 연계한 수종 전환을 제시한다. 소나무 단순림을 혼효림으로 바꿔 병해충 저항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조림 대상은 165ha. 이 가운데 113ha를 재선충 극심지역으로 우선 선정해 방제비 약 18억 원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조림비 중 산주 자부담 10%(ha당 100만 원)을 지원해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사유림 비중이 높은 지역 특성상 산주 협조가 관건이다.

그러나 군의 올해 방제·치료 예산은 35억여 원에 불과하다. 감염목 벌채·파쇄, 훈증, 나무주사, 예찰, 이동통제까지 포함하면 광역 확산을 제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현장에서는 최소 100억 원은 돼야 체계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선충 방제는 일회성 사업이 아니다. 반복적인 감염목 제거와 예방 중심의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효과를 본다. 단년도 예산 구조로는 중장기 관리에 한계가 있다.

특히 주무부서인 산림보호팀은 팀장을 포함해 5명이 업무를 맡고 있지만, 재선충 전담 인력은 1명에 불과하다. 예찰·행정·집행·민원 대응이 동시에 이뤄지는 구조에서 인력 부족은 현장 대응의 한계로 지적된다. 드론·위성영상 기반 모니터링, 인접 시·군 공동 예찰, 목재 이동 통제 강화 등 광역 협업이 병행되지 않으면 '사후 처리'의 반복을 끊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재선충 확산은 단순한 산림 문제가 아니다. 칠갑산을 비롯한 산림 자원은 지역 정체성과 관광의 핵심 자산이다. 산사태 위험 증가, 경관 훼손, 지역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100억 원대 재원 확보, 우화기 이전 집행, 극심지역 우선 조림, 산주 참여 확대, 국가 경계지역 차단선 구축까지 올해는 청양 재선충 대응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편, 군이 재선충 방제를 위해 임산물 파쇄장을 사용 승인해 놓고도 주민 민원으로 현재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또 다른 과제로 남아 있다. 감염목의 신속한 파쇄·처리가 방제의 핵심임에도 처리 시설이 정상 운영되지 못하면 현장 대응 속도 저하는 불가피하다. 방제 체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행정의 설득과 주민 수용성 확보라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청양=최병환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호남에 반도체 짓는데 송전선로는 충남으로?… 지역 주민 반발 확산
  2. [대전 선도지구 정비사업장을 가다] 인태섭 둔산 14구역 추진준비위원장 “선도지구 선정은 모두 주민들 덕"
  3. 우주서 25㎝ 해상도 지구관측 광학위성… 대전 우리별1호 잇는 '스페이스아이T'
  4. [인터뷰]중도일보 오피니언면 <문화인> 칼럼 쓰는 이희성 교수
  5. 적립금 늘고 등록금도 올랐다… 대전 사립대 살펴보니
  1. 대전 대덕구의회 두달 넘게 파행…주민 불편 현실화
  2. 둔산서 사건은 유성서로… 대전경찰도 ‘가족 사건 상피제’
  3. 천문연 연구진, 은하단 1만 개에 하나 나옴직한 '원시초은하단' 발견
  4. 한밭대 신임 총장 임용 1순위에 윤린 기계공학과 교수
  5. 충청권 주민 '원정 의료' 고착화… 지방 의료 환경 변화 숙제는

헤드라인 뉴스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안 찬반투표 최종 부결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안 찬반투표 최종 부결

충남대학교와 국립공주대학교의 통합안이 구성원 찬반투표에서 최종 부결됐다. 공주대에서는 교원과 직원·조교, 학생 등 모든 직군에서 찬성 의견이 우세했지만, 충남대에서는 학부생과 직원들의 반대가 크게 나타나면서 통합안이 부결됐다. 양 대학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교원과 직원·조교, 학생 등을 대상으로 온라인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충남대는 투표 대상자 2만4346명 가운데 1만8426명이 참여해 75.6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직군별로는 교원의 경우 924명 가운데 591명(63.96%)이 찬성했고 333명(36.04%)이..

미래대응기금에 지방재정 `비상`… 교부세 감소 우려 확산
미래대응기금에 지방재정 '비상'… 교부세 감소 우려 확산

이재명 정부가 내년 162조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는 과정에서 지방재정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기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내국세에서 일정액을 먼저 떼어낸 뒤 지방교부세를 산정하는 방식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으로 내려가는 자주 재원이 크게 줄어들 수 있어 충청권 등 전국 시도는 재정 자율성 훼손을 걱정하며 공동 대응에 나설 움직임이다. 10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지난달 정부는 반도체 추가 세수 등에 따른 재원으로 내년 162조 3000억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청년과 국가 성..

충청권 LH임대주택 9892호… 6개월 이상 `빈집`
충청권 LH임대주택 9892호… 6개월 이상 '빈집'

충청권 LH 건설임대주택의 6개월 이상 장기 공실이 9892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충남과 세종은 공가율이 각각 10.4%, 12.2%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장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대전 서구갑)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전국 LH 건설임대주택 97만 7240호 중 3만 8493호가 6개월 이상 공가 상태인 것으로 집계됐다. 공가율은 3.9%다. 충청권에선 충남의 장기 공가 물량이 가장 많았다. 충남은 LH 건설임대주택 5만 2294호 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추석맞이 대청소…‘거리를 깨끗하게’ 추석맞이 대청소…‘거리를 깨끗하게’

  • 쌀쌀해진 날씨에 긴팔 등장 쌀쌀해진 날씨에 긴팔 등장

  •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