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물은 생명권이다. 부산시민 위한 '건강한 물',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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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물은 생명권이다. 부산시민 위한 '건강한 물',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

오다겸 추진위원장(건강한 물먹기 범시민운동본부/전)부산경제신문 대표 )

  • 승인 2026-03-10 23:08
  • 김정식 기자김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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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겸 추진위원장<제공=오다겸>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물 소중함을 되새기고 인류 지속가능한 미래를 고민하는 날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아직도 '안전한 물을 마실 권리'라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 앞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유엔은 2010년 총회를 통해 깨끗하고 안전한 물, 그리고 위생에 접근할 권리를 기본적 인권으로 선언했다.

건강한 물은 단순한 생활 편의가 아니다.

인간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최소한 권리다.

부산시는 1991년 낙동강 페놀사태 이후 35년 가까이 안전하고 깨끗한 식수원 확보를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낙동강은 강원도 황지에서 발원해 부산까지 약 520km를 흘러오며, 그 사이 259개 산업단지와 1만8000여 개 공장 영향을 받는다.

이들 산업시설에서 배출되는 산업폐수는 한강 대비 약 4.7배에 이른다.

특정 유해물질 배출업체도 869곳에 달한다.

하루 배출량만 약 35만㎥로, 전국 배출량 13.6%를 차지한다.

기후변화는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2023년 극심한 가뭄으로 낙동강 수위가 약 40% 감소하면서 부산 정수장 가동에 차질이 발생했다.

반대로 2024년에는 사흘 연속 300㎜ 넘는 폭우가 쏟아지며 녹조 증가와 상수원 오염 위험이 커졌다.

특히 상류 산업단지에서 배출된 과불화화합물, 이른바 PFAS가 수돗물 원수에서 고농도로 검출되기도 했다.

PFAS는 기존 정수 처리로 제거가 쉽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린다.

인체에 축적되며 각종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유해 화학물질로 알려져 있다.

수질 지표 역시 악화 흐름을 보인다.

2020년 1.2㎎/L 수준이던 BOD, 즉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은 2025년 2.5㎎/L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024년에는 납과 카드뮴 등 중금속이 검출됐고, 같은 해 낙동강 인근 지역에서는 간질환 환자가 약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에는 오염된 물과 접촉한 뒤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피부질환 신고도 200건에 이르렀다.

여름철이면 낙동강은 녹색 페인트를 풀어놓은 듯한 색으로 변한다.

반복되는 녹조 현상 때문이다.

이때 발생하는 유해 남조류 독소 마이크로시스틴은 신경계와 호흡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물질로 알려져 있어 시민 불안을 키우고 있다.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낙동강 수계를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부산 시민 기대수명은 서울 시민보다 약 2.4년 짧고, 건강수명 역시 1.85년 더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수년간 반복되는 녹조와 수질 악화 속에서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부산·경남 지역 수백만 시민과 환경단체는 근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일은 국가와 사회가 반드시 보장해야 할 기본 책무이기 때문이다.

이제 6·3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부산 시민 생명수라 불리는 낙동강 식수는 정말 안전한가.

기후변화 시대에도 낙동강이 부산 식수원으로서 최선 답이라고 확신하는가.

앞으로도 낙동강이라는 오래된 해답에 매달려 답 없는 답을 찾고, 길 없는 길을 헤매는 정책을 계속할 것인가.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예산만 투입하며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는 일이 과연 책임 있는 행정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우리는 역사적 선택 기로에 서 있다.

부산 시민 안전한 식수를 위한 새로운 물길을 열어야 할 시점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는 이미 현실이 됐다.

폭우와 폭염은 홍수와 가뭄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극단 상황과 마주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시대일수록 안전한 물 자원을 미리 확보하고, 홍수와 가뭄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장기적이고 창조적인 물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최근 논의되는 부산·울산·경남 행정통합 역시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660만 인구가 함께 살아가는 광역권에서 가장 중요한 공공 인프라 가운데 하나가 바로 물이기 때문이다.

경남 홍수와 가뭄 문제를 해결하고 부산 시민에게 안정적 식수를 공급하려면 지역 경계를 넘어선 통합 물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경남 물 문제는 곧 부산 문제며, 부산 식수 문제 또한 경남과 분리될 수 없다.

물은 단순한 자원이 아니다.

시민 건강권이고 생명권이다.

부산 시민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 과제다.

이제는 '낙동강만이 답'이라는 오래된 전제를 다시 물어야 한다.

660만 인구가 함께하는 부·울·경 통합특별시 제1호 공약은 '건강한 물'이 돼야 한다.

행정통합 힘으로 경남 폭우와 가뭄 문제를 해결하고 농업인 삶 터전을 지켜야 한다.

동시에 부산 시민에게는 더욱 안전하고 과학적인 방식으로 식수를 공급해야 한다.

경남 문제는 부산 문제다.

부산 문제 역시 경남 문제다.

지금이야말로 서로가 하나 돼 상생 미래로 나아갈 새로운 물길을 열어야 할 시간이다.
경남=김정식 기자 hanul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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