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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
이 장면은 20세기 문턱에서 감각이 문학과 함께 만나는 가장 유명한 순간입니다. 프루스트는 감각이 촉발한 감정을 극한까지 파고들어 시간의 흐름과 인간의 본성, 사랑과 예술 같은 보편적 주제를 실험적인 문체와 철학적인 사유로 그려냅니다. 그는 20세기 문학의 출발점이자 도달점으로 불리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저자입니다. 신경과학이 100년 후 실험실에서 확인한 것을 프루스트는 1913년에 언어의 형태로 먼저 인식합니다. 후각과 미각은 해마와 편도체를 직접 자극하여 감정 기억을 복원합니다. 프루스트는 이를 '비자발적 기억'이라 명명합니다. 이성적 회상이 아닌 감각이 촉발하는 기억인 슬픔과 그리움이 논리 이전에 신체의 감각 기관을 통하여 먼저 일어납니다.
감각은 감정과 자연스럽게 만나고 교차하며 녹아들어, 어떤 논리나 교훈보다도 강력하게 집단과 공동체 구성원들의 육체와 의식을 동시에 흔들어버려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게 합니다. 감각과 감정이 만나면 서사가 됩니다. 서사는 역사적 대전환기에 사회적 경종을 울리고 제도와 관행을 변화시켜 왔습니다. 소설 톰 아저씨의 오두막(Harriet Beecher Stowe)은 노예제도의 폐해에 대한 대중의 공감을 불러일으켜 노예제도 폐지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흑인 노예로서 고단하고 힘든 삶을 살아내지만, 종교적 신념으로 숭고한 삶을 살아가는 톰은 노예제도라는 악법으로 만난 악덕 주인의 학대와 매질로 인하여 죽음에 이릅니다. 매질의 고통과 학대의 연민이 감각적 자기화를 거치며 공감으로 승화하여 남북전쟁을 촉발합니다. 역사를 바꾼 감각의 위대한 사례입니다.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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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옥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