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의 지표를 보면 혁신도시로의 인구 유입은 수도권보다 권역 내 근거리 이동이 주를 이뤘다. 그나마 가족 동반 이주율은 현저히 떨어진다. 인구가 순유출되는 혁신도시마저 속출하는 실정이다. 기관만 물리적으로 이전했지 사람이 머무는 '정착형 이전'에는 실패한 셈이다. 일부 기관은 본사 현원의 무려 88.7%에 달하는 기능과 인력이 여전히 수도권에 잔류한다. 전형적인 '무늬만 이전'이다. 교육·의료·문화·교통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정착형 균형발전' 모델이 아니면 더 이상 정책 시너지는 기대하기 어렵다.
기존 혁신도시는 2003년 첫 추진 당시의 본래 취지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다. 독자적 성장 엔진을 발굴하지 못한 채 지역 내 인구 재배치에 그친다면 정책적 실효성은 미미하다. 보고서가 가리키듯 외곽 개발 위주의 '신도시형' 방식은 기존 구도심의 쇠퇴를 부르는 부작용까지 낳았다. 파급 효과가 혁신도시 소재 읍·면·동이라는 좁은 공간적 범위에 갇힌 것도 한계다. 산업 연계성을 갖춰 도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새롭게 지향할 정책 패러다임의 바른 방향이다.
지역 강점을 고려할 때, 집중 이전 기조는 대전·충남에 분명 기회가 되는 측면이 있다. 다만 타 지자체 역시 집적 효과를 겨냥한 전략을 구사한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혁신도시로 이미 지정된 지역에 공공기관을 우선 배치하도록 하는 법안('지방자치분권 및 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다. 통과된다 해도 이전 대상 지역 최소화가 지역에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선거가 끝나고 새 지방정부의 진용이 갖춰진 만큼, 선택과 집중을 통한 거점 강화 움직임에 기민하게 대처해야 할 때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