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다문화] 2천 년 역사를 품은 중국 훠궈…끓는 한 냄비에 담긴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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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다문화] 2천 년 역사를 품은 중국 훠궈…끓는 한 냄비에 담긴 ‘정’

  • 승인 2026-08-23 11:22
  • 수정 2026-08-23 11:32
  • 신문게재 2026-02-15 38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훠궈는 한나라 시대부터 시작된 2천 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음식으로, 재료를 끓는 육수에 데쳐 먹는 조리 방식이 송나라를 거쳐 현대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중국의 넓은 영토만큼이나 지역별 특색이 다양하여 쓰촨의 얼얼한 매운맛부터 광둥의 담백한 해산물 육수까지 각기 다른 형태로 발전했습니다. 식탁 중앙의 냄비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둘러앉아 소통하는 훠궈는 단순한 음식을 넘어 중국인이 중시하는 공동체 의식과 단란함의 가치를 상징합니다.

추운 겨울, 중국인에게 가장 생각나는 음식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많은 이들이 "훠궈(火锅)"를 떠올린다. 각종 식재료를 끓는 육수에 데쳐 먹는 훠궈는 이제 중국을 넘어 세계 각지에서 즐기는 음식이 됐다. 그러나 이 뜨거운 한 냄비에는 2천 년이 넘는 역사와 중국 특유의 공동체 문화가 담겨 있다.

훠궈는 고대에 '고동갱(古董羹)'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 이는 골동품과 관련된 표현이 아니라, 재료를 끓는 물에 넣을 때 나는 '구둥(咕咚)' 소리를 본떠 붙여진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훠궈의 기원은 매우 오래됐다. 중국 여러 지역에서 한나라 시대의 청동 조리기구가 출토됐는데, 아래에는 숯불을 넣고 위쪽에서는 음식을 끓일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이를 통해 중국에서는 최소 2천여 년 전부터 오늘날 훠궈와 유사한 방식으로 음식을 조리해 먹었음을 알 수 있다.

송나라 시대에는 훠궈의 조리 방식이 더욱 구체화됐다. 당시 기록에는 겨울철 얇게 썬 고기를 끓는 국물에 잠시 데친 뒤 건져 양념에 찍어 먹는 모습이 등장한다. 이는 현대 훠궈의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

중국은 지역이 넓은 만큼 훠궈의 맛과 방식도 매우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쓰촨성과 충칭 지역의 훠궈는 고추와 화자오를 듬뿍 넣은 붉은 기름 육수가 특징이다. 얼얼하면서도 매운맛이 강하며, 습한 기후로 인한 몸의 냉기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고 여겨진다.

광둥 지역의 '다볜루(打边炉)'는 해산물과 뼈 육수를 활용한 깔끔한 국물이 특징이다. 생선, 새우, 조개류 등을 넣어 재료 본연의 달고 신선한 맛을 살린다. 이 밖에도 윈난성의 버섯 훠궈, 구이저우성의 산탕 훠궈, 하이난성의 코코넛 치킨 훠궈 등 지역별 특색을 살린 다양한 훠궈가 사랑받고 있다.

훠궈는 단순히 음식을 먹는 방식에 그치지 않는다. 식탁 중앙에 놓인 냄비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둘러앉아 각자 좋아하는 재료를 넣고 익혀 먹으며 대화를 나눈다. 자연스럽게 웃음과 이야기가 오가고, 서로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식사 문화가 형성된다.

중국에서 훠궈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뜨거운 국물과 김이 피어오르는 냄비 앞에서 가족과 친구, 동료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경험은 중국인이 중요하게 여기는 '단란함'과 '재회', 즉 '한자리에 모임(团圆)'의 의미를 잘 보여준다. 훠궈 한 냄비에는 음식 이상의 의미와 사람 사이를 이어 주는 따뜻한 정이 담겨 있다.
손가이리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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