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다문화] 눈을 감아도 보이는 일본의 전통 여름

  • 다문화신문
  • 천안

[천안다문화] 눈을 감아도 보이는 일본의 전통 여름

  • 승인 2026-08-23 11:22
  • 신문게재 2026-02-15 38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일본의 여름은 아침 라디오 체조와 나팔꽃 가꾸기로 시작해, 처마 밑 풍경 소리와 시원한 수박을 즐기며 무더위를 이겨내는 정겨운 일상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주말마다 열리는 여름 축제에서는 유카타를 입고 금붕어 건지기와 불꽃놀이를 즐기는 등 일본 특유의 전통과 정서가 어우러진 풍경이 펼쳐집니다. 이러한 모습들은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도 시원함을 찾으려는 지혜가 담긴 일본의 대표적인 여름 원풍경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일본의 여름 하면 뇌리에 선명하게 떠오르는 풍경이 있다. 그것은 조금 예전, 일본의 8월 일상이다.

여름방학에 들어간 초등학생들은 방학이 시작되기 전에 한 권의 책 같은 양의 숙제와 집으로 가져갈 '나팔꽃 화분'을 학교에서 받는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그 나팔꽃에 물을 듬뿍 주는 것이 일과다. 아직 해가 완전이 뜨기 전에 근처 공원이나 학교 운동장으로 향해, 지역 사람들과 함께 체조를 한다. 이것은 '라디오 체조'라고 불리는 일본의 전통적인 습관으로,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음악만 들어도 자연스럽게 몸이 움직일 정도로 국민들 사이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라디오 체조를 하면 출석 도장을 받는다.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쨍쨍 내리쬐는 햇살 속에서 매미가 '맴맴' 하고 대합창을 한다. 옛날식 다다미가 있는 일본 가옥의 처마 끝에는 '풍경(風鈴)'이 매달려 있어, 찰랑거리는 그 소리가 무더운 여름에 한때의 시원함을 실어다 준다. 차갑고 기분 좋은 다다미 위에 아이들이 뒹굴뒹굴 누워 있으면, 어머니가 아주 차갑게 식힌 수박을 썰어서 가져다주곤 했다. 일본에서는 수박에 소금을 약간 뿌려서 먹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하면 신기하게도 수박의 단맛이 한층 더 살아나기 때문이다. 수박을 한입 가득 베어 물고, 부채로 펄럭펄럭 바람을 일으킨다. 이것이야말로 바로 일본 여름의 원풍경(原風景)이다.

또한, 여름 주말이 되면 일본 곳곳에서 '여름 축제(나쓰마쓰리)'가 열린다. 노점에 늘어선 금붕어 건지기와 물풍선(요요) 낚시는 아이들에게 빠질 수 없는 즐거움이다. 이날은 특별히 여자아이들이 '유카타'라는 일본의 전통 여름 기모노를 입는다. 색채가 선명한 유카타 차림으로 일본 전통 샌들 '게타'를 신고, 쿵쿵 소리를 내며 노점을 구경한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커다란 불꽃놀이의 꽃이 비우며 사람들은 끝까지 함께 감상한다. 그런 가슴 설레는 광경을 여름의 일본에서는 매주 볼 수 있는 것이다.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도 풍경 소리와 차가운 수박, 밤 축제 등 '시원함'을 얻기 위한 지혜와 정서가 일본의 여름에는 넘쳐난다. 여러분 고향의 여름에는 어떤 추억의 풍경이 있을까?
니시가미 아야카 명예기자(일본)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태안군, 가을 꽃게잡이 본격 시작
  2. [사진기사]태안 청산수목원·천리포수목원, 가을의 전령사 팜파스 그래스 개화
  3. 대전 서구, 골목형상점가 13곳 신규 지정…총 36곳으로 확대
  4. 대전 트램 공사현장서 60대 작업자 3명 감전
  5. [날씨] 충청권 오전 비·오후 소나기…낮 최고 33도
  1. 갤러리아타임월드, ‘사랑의 빵 나누기’ 후원금 전달
  2. 대전국세청 "국민공감, 공정세정 펼친다"
  3. 경찰 사칭해 오피스텔 침입·집단폭행… 수천만원 강탈 일당 6명 구속
  4. 사라지지 않는 불법 현수막
  5. 한국영상대, 29일 '게임·애니·VFX 계열' 입시 상담회 개최

헤드라인 뉴스


세종 행정수도 완성, `특별법 제정+α`가 필요하다

세종 행정수도 완성, '특별법 제정+α'가 필요하다

9월 정기국회가 목전에 다가오면서, 세종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지역사회에선 연내 행정수도특별법 제정을 통해 수도로서의 법적 지위를 확보하고, 20여 년간 이어진 희망고문을 끝내겠단 의지가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 다만, 실질적인 국가 중추 기능 이전을 위해선 특별법 제정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2차 이전과 법원조직법 개정 등 '플러스알파'(+α)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세종시에 따르면 시는 정부의 공공기관 2차 이전에 대응해 40개 기관을 중점 대상으로 놓고 물밑 작업을 벌여왔다. 정부는 관계부처와..

추석, 수산물 가격 잡아라!… 역대 최대 비축량 대방출
추석, 수산물 가격 잡아라!… 역대 최대 비축량 대방출

정부가 다가오는 추석 명절을 대비해 수산물 가격 부담 완화에 나선다. 해양수산부(장관 황종우)는 8월 24일부터 9월 27일까지 역대 최대 규모의 정부 비축 수산물 2만 t을 시장에 공급한다고 23일 밝혔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추석을 앞두고 수요가 증가하는 주요 수산물의 공급을 늘려 시장 가격을 안정시키고, 국민 체감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함이다. 품목별로는 명태 1만 5700 t, 고등어 1500 t, 오징어 1700 t, 갈치 800 t, 조기 200 t, 마른 멸치 100 t을 공급한다. 특히 고등어 필렛, 동태포, 통코다리..

[태안다문화] 일본 전통문화의 상징, 스모와 화려한 케쇼마와시
[태안다문화] 일본 전통문화의 상징, 스모와 화려한 케쇼마와시

일본을 대표하는 전통 스포츠인 스모(相撲)가 세계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천 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스모는 단순한 운동경기를 넘어 일본의 역사와 종교, 예절이 어우러진 대표적인 전통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스모는 지름 약 4.5m의 원형 경기장인 도효(土俵)에서 두 선수가 힘과 기술을 겨루는 경기다. 상대를 경기장 밖으로 밀어내거나 발바닥 이외의 신체 부위가 먼저 땅에 닿게 하면 승리한다. 경기 시간은 짧지만, 경기 전 소금을 뿌려 도효를 정화하는 의식 등에는 일본의 전통 신앙인 신토(神道)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스모 선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가족과 함께 해서 즐거운 한여름 밤 독서하기 가족과 함께 해서 즐거운 한여름 밤 독서하기

  • 사라지지 않는 불법 현수막 사라지지 않는 불법 현수막

  • ‘소방차 길 터주기는 의무입니다’ ‘소방차 길 터주기는 의무입니다’

  • ‘더위야 가라’…도심 속 숲길 걸으며 休 ‘더위야 가라’…도심 속 숲길 걸으며 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