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서산시 부석면 지역 주민들이 최근 창리 일대 천수만에서 발생한 갈색 해수와 악취를 동반한 대량 부유물 제거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독자제공) |
충남도는 20일 전문기관들의 조사 결과를 종합해 창리 해역에서 나타난 이상 현상이 영양염류가 풍부해진 해역에서 미세조류가 급격히 증식한 뒤 환경 변화로 대량 사멸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 주민과 어민들은 이번 발표에 대해 "현재 수질이 좋아진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담수호 방류 이후의 수질과 해양환경 변화를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7월 한 달 동안 천수만과 연결된 담수호에서 8천300만t이 넘는 물이 방류됐고, 이 가운데 두 차례 대규모 방류량만 약 4천80만t에 달한 만큼 한국농어촌공사가 담수호 수질관리와 방류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충남도에 따르면 7월 23일부터 25일까지 서산시 부석면 창리 해역에서는 바닷물이 짙은 갈색으로 변하고 부남호 수문과 방조제 인근에 대량의 적갈색 부유물이 모여 악취를 발생시키는 현상이 확인됐다.
당시 어민과 주민들은 바다 표면을 뒤덮은 부유물과 심한 악취로 인해 양식장과 어업활동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원인 규명을 요구했다.
이에 충남도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국립수산과학원, 충남보건환경연구원 등 전문기관에 부유물과 해수·담수의 수질, 해양생물 등에 대한 분석을 의뢰했다.
분석 결과 부유물에서는 해양성 미세조류인 '헤테로시그마'가 다량 확인됐으며, 와편모류와 규조류 등 여러 종류의 미세조류도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양환경 자료에서는 대규모 담수 방류 이후 질산성질소와 암모니아성질소, 인산염 등 영양염류의 변화가 나타났고, 7월 21일 이후 식물플랑크톤의 양을 보여주는 엽록소-a 농도가 80㎍/L 이상으로 높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도는 간월호·홍성호·보령호·부남호 등에서 이뤄진 대규모 담수 방류로 영양염류가 천수만으로 유입됐고, 이후 일조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미세조류가 급속히 증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강우와 일조량 감소 등 환경조건이 변화하면서 미세조류가 대량으로 사멸했고, 사멸한 미세조류가 해수면에 떠다니다 조류 흐름이 약한 특정 지역에 집중되면서 갈색 해수와 악취를 유발했다는 설명이다.
지역민들은 그러나 '현재 수질이 괜찮다'는 조사 결과만으로 당시 상황까지 해소됐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한 주민은 "지금은 담수호 방류를 그 이후 한 차례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질이 좋아지는 것이 당연하다"며 "담수호에서 다시 물을 방류한 직후 같은 지점과 주변 해역의 수질을 검사해야 실제 방류가 해양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7월에 4천만t이 넘는 담수가 한꺼번에 바다로 흘러들어왔고, 그 과정에서 영양염류가 유입돼 미세조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 조사 결과라면 이제 중요한 것은 원인을 제공한 담수호 자체의 관리"라고 강조했다.
특히 주민들은 담수호의 수질 개선 없이는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충남도는 당시 부남호 수질이 6등급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역에서는 부남호를 비롯한 담수호의 수질 개선과 방류 방식에 대한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민들은 "썩은 물을 그대로 바다로 흘려보내는 방식의 방류가 반복된다면 천수만의 수산자원과 어민들의 생계에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한국농어촌공사에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충남도는 향후 한국농어촌공사와 지역 주민 등이 참여하는 '담수호 방류 사전협의체'를 구성해 방류 시기와 규모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또 비점오염저감시설과 인공습지 조성 등 담수호 수질 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담수호 방류와 해양환경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어민 피해와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공식적인 피해 신청은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도는 피해 신청이 접수될 경우 현장조사를 실시해 피해 규모를 산정하고, 피해가 인정되면 농어업재해대책법에 따른 지원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천수만에서 발생한 대량 부유물의 직접적인 발생 과정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지역민들은 한발 더 나아가 '왜 미세조류가 급증했는지', '담수호 방류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방류 직후 해양환경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지속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결국 천수만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이상현상이 발생한 뒤 원인을 규명하는 사후조사뿐 아니라, 담수호 방류 전·후 수질과 해양환경을 동시에 비교하는 상시적인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요인을 바탕으로 담수호 방류와 해양환경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천수만에서 유사한 이상현상이 재발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산=임붕순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임붕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