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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일부터 청남대 대통령기념관에서 열리는 엄미영 작가 개인전'당신은 어떤 기호입니까?' 포스터./사진=엄미영작가 제공 |
이번 전시는 물음표와 느낌표, 말풍선, 숫자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기호를 통해 인간의 감정과 관계를 들여다보는 전시로, 회화와 혼합매체 작품은 물론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도 함께 마련했다.
엄 작가는 평소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는 기호에 주목해왔다. 같은 물음표라도 누군가에게는 궁금증이 될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망설임이나 의문으로 남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작품 속 기호 역시 하나의 의미를 정해두기보다는 보는 사람의 경험과 기억에 따라 다르게 읽히도록 했다.
작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료가 은사시나무 톱밥이다. 나무를 가공하고 남은 톱밥을 화면 위에 쌓아 반입체적인 질감을 만든 뒤 그 위에 기호를 더한다. 자연에서 나온 부산물이 작가의 손을 거쳐 새로운 형태를 갖게 되는 과정 자체가 작품의 중요한 부분이다.
이번 전시는 그런 엄 작가의 작업을 청남대의 자연과 연결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대청호반의 숲과 산책로를 지나 전시장에 들어서면 실제 자연에서 만난 나무와 그 나무에서 나온 톱밥이 작품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전시장 바닥에는 은사시나무 톱밥을 활용한 대형 설치 작품도 선보인다.
관람객이 작품의 일부가 되는 공간도 있다. 전시장 두 곳에는 평소 전하지 못했던 말을 직접 남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있다. 처음에는 비어 있던 공간이 전시 기간 동안 관람객이 남긴 말과 기호로 채워지면서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남긴 감정과 기억이 하나의 기록으로 쌓이게 된다.
전시 제목인 '당신은 어떤 기호입니까?'도 이 같은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질문이다. 전시장 곳곳에 놓인 문장 역시 작품을 설명하는 데 머무르기보다 관람객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떠올려보도록 했다.
한편, 엄 작가는 대전사생회 사무국장을 맡는 등 대전 지역 미술계에서 꾸준히 활동해왔다. 한국미술협회와 한국판화가협회, 자연미술 단체 야투 등에서도 활동하며 국내외 전시와 문화예술 관련 기고를 이어가고 있다. 30년간 아동미술교육 현장에서 활동한 문화예술사이기도 한 그는 현재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에서 예술과 대중을 잇는 문화예술매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엄 작가는 "기호는 의미가 발생하는 사건의 장소"라며 "작품은 완성된 의미가 아니라 관람자의 사유가 시작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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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화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