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국악계 “이젠 보존 넘어 일상으로”…국악진흥 조례 논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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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국악계 “이젠 보존 넘어 일상으로”…국악진흥 조례 논의 본격화

26일 대전문화정책포럼 ' 국악진흥 조례 제정' 토론회 개최
학계·국악계 “지역 실정 맞는 지원체계 마련해야”

  • 승인 2026-08-27 17:02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대전 국악계는 국악진흥법 시행에 발맞춰 지역 실정에 맞는 국악진흥 조례를 제정하고 분산된 지원 정책을 체계적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전문가들은 국악이 특정 공연장을 넘어 시민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향유될 수 있도록 생활권 중심의 기반을 마련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또한 교육과 창작, 일자리가 선순환하는 전승 구조를 확립하고 청년 국악인 지원과 민관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국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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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정책포럼은 26일 대전전통나래관에서 '대전광역시 국악진흥 조례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사진=최화진 기자
대전 국악계가 국악을 보존하고 전승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시민들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향유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국악진흥법 시행을 계기로 지역 실정에 맞는 국악진흥 조례를 마련하고, 흩어진 지원 정책을 하나의 틀 안에서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대전문화정책포럼은 26일 대전전통나래관에서 '대전광역시 국악진흥 조례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대전 국악의 현주소와 과제를 살폈다. 이날 자리에는 학계와 국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국악진흥 조례가 담아야 할 내용과 지역 국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방안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먼저 정은경 부산교대 교수는 '국악진흥법 취지와 주요 내용'을 주제로 발표하며 국악 교육 현장에서 체감한 현실부터 국가 차원의 국악 진흥이 나아갈 방향까지 짚었다.

정 교수는 국악진흥법 제정의 의미를 그동안 여러 기관과 지자체에 흩어져 있던 전통음악 관련 정책을 하나의 법적 틀에서 추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찾았다.

그는 "그간 국악계는 국립국악원, 국악방송, 각 지자체 등으로 지원 정책이 분산되어 있고 독립된 종합 법률이 없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국가 지원을 뒷받침하기 어려웠다"며 "이번 법 제정은 대한민국 국악 역사상 최초로 독자적인 종합 법률 기준을 마련해 현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안정적인 발전 토대를 구축한 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재영 대전국악방송 방송위원은 '대전시 국악진흥 조례 제정의 방향성'을 주제로 지역 실정에 맞는 국악 생태계 구축을 제안했다.

김 위원은 현재 대전의 국악 정책이 공연장 운영에 다소 편중돼 있다면서 시민들이 생활권에서 국악을 접할 기회와 지속적인 창작 지원 체계가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전승 인력의 연결고리가 약해지고 있는 데다 민관 협력이나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 성과 관리도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악이 특정 공연장에만 갇혀 있어서는 안 되고, 시민들이 일상 가까운 곳에서 부담 없이 국악을 누릴 수 있도록 생활권 중심의 향유 기회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며 "단발성 지원을 넘어 학교와 생활국악, 전문인력을 잇는 '전승 사다리'를 구축하고, 창작-공연-일자리가 선순환하는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만들어 문화·교육·관광을 아우르는 민관 상설 협력체계와 데이터 기반의 체계적인 정책 추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지정토론에서도 국악의 보존과 전승을 넘어 지역사회 안에서 국악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명현 국립국악원 학예연구관은 전통예술이 무형유산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더라도 전승자가 없으면 결국 전승이 끊기고 멸실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국악을 누구나 소비하고 향유할 수 있는 공공재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지역 예술인이 활동할 공간을 만들고 시민들이 국악을 접할 기회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지역 예술 진흥과 시민의 문화 향유라는 두 가지 효과를 함께 거둘 수 있다"며 "국악진흥 조례가 이러한 정책을 뒷받침하고 구체적인 시행계획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한기복 대전국악협회장은 현장에서 듣는 예술인의 목소리에 기반해 실질적으로 예술인이 필요로하는 정책의 방향성이 무엇인지 제시했다.

그는 한밭축제 복원과 문화예술 예산 확대를 비롯해 지역 축제에서 대전 예술인의 참여를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예술인 공연비의 표준 지급기준을 마련하고 청년 국악인을 위한 창작 지원과 공연 기회를 확대하는 등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종합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덕수 웃다리농악보존회장은 국악을 접할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을 늘리는 데 무게를 뒀다. 대전시립연정국악원에 더해 야외공연장을 조성하고 국악체험교실, 국악배움터, 생활밀착형 국악 프로그램 등을 확대해 시민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후학 양성을 위해 무형유산 전수학교와 국악지정학교를 확대하고, 청년 국악인을 키울 수 있도록 국악 강사풀 제도를 마련하는 한편 강사 처우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이향윤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부수석 역시 국악 향유의 일상화를 강조했다. 특정 공연장에 국악이 머무르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들의 생활 가까이에서 국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취지다.

이 부수석은 "학교와 생활국악, 전문 인력을 잇는 전승 구조를 구축하고 창작에서 공연, 일자리로 이어지는 선순환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며 "문화·교육·관광을 아우르는 민관 협력 체계와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 추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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