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대학 AX, 각자도생으로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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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평] 대학 AX, 각자도생으로는 어렵다

김용성 충남대 사범대 기술교육과 교수

  • 승인 2026-09-01 17:25
  • 신문게재 2026-09-02 18면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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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성 교수
대학가에 AI가 들어온 지 3년이 넘었다. 그 사이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AI 사용 자체를 막던 시기를 지나, 최근에는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대학 AI 활용 윤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금지에서 활용으로, 다시 활용에서 책임 있는 활용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온 것이다. 지금 대학 교육 현장에서 분명한 것은 AI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사실이다.

문제는 대학이 이 흐름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점이다. 대교협이 지난 8월 20일 발표한 설문 결과는 지금 대학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전국 192개교 총장을 대상으로 진행해 144개교가 응답한 이 조사에서, 향후 3년간 AX(AI 전환) 투자 계획을 구체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답한 대학은 41%(59개교)였다. 반면 37.5%(54개교)는 재원 부족으로 계획 수립과 추진 자체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더 주목할 것은 AX 투자 재원을 전액 자체 조달할 수 있다고 답한 대학이 단 한 곳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정부 지원사업 없이는 대학의 AX가 한 걸음도 나아가기 어렵다는 뜻이며, 그나마 추진 중인 대학들도 제각각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대학이 할 수 있는 AX의 방향은 매우 다양하다. 최근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은 대학 자체의 생성형 AI 활용 플랫폼 구축이다.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상용 AI를 학생 개개인이 구독해 쓰기에는 부담이 있으므로, 교육 형평성 차원에서 학교가 직접 마련하는 것이다. 여기에 사이버캠퍼스 등에서 수집되는 학습 데이터를 활용한 AI 기반 맞춤형 학습 시스템, 공동 활용 GPU 인프라, 교과목별 질의응답을 담당하는 AI 튜터, 교수자의 업무를 지원하는 AI 서비스, 그리고 AI 교육과정 개편까지 할 일은 끝이 없다.

그런데 정부와 공공기관, 기업이 앞다투어 AX에 나서고 있는 지금, 대학이 그 속도를 따라가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학령인구 감소로 등록금 수입은 줄어들고 있고, 여러 구조적 이유로 새로운 재원을 마련할 여력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특히 지역 대학의 사정은 더욱 어렵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볼 점이 있다. 대학이 필요로 하는 AX의 구조는 사실 대부분 비슷하다는 것이다. 어느 대학이든 학습관리시스템(LMS)이 필요하고, AI 튜터가 필요하며, 학습 데이터를 분석할 플랫폼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를 개별 대학이 저마다 처음부터 구축하는 것은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지금의 재정 여건에서는 가능하지도 않다. 같은 시스템을 수십 개 대학이 각자 따로 만들 이유가 있는가?

따라서 필자는 지금 필요한 것이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첫째, 지역 대학을 위한 AX 재원 지원이다. 설문 결과가 보여주듯 자체 조달이 가능한 대학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수도권 대학과 지역 대학의 격차가 AI 격차로 굳어지기 전에, 지역 대학을 겨냥한 별도의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지역 대학 공동 인프라 구축이다. 공동 LMS를 비롯한 AI 시스템과 학습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여러 대학이 함께 개발하고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재원을 아끼는 방법이면서 동시에, 개별 대학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운 규모의 데이터를 모아 더 나은 시스템을 만드는 길이기도 하다.

AI가 대학에 들어온 지 3년, 이제 질문은 'AI를 쓸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로 바뀌었다. 각자도생으로는 그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 지역 대학이 함께 기반을 마련하고, 정부가 이를 뒷받침할 때 비로소 대학의 AX는 구호가 아닌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용성 충남대 사범대 기술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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