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은 나누는 것"…EoC 철학으로 세운 기업
파코코리아 송재혁 대표는 창업 당시부터 '모두에게 이롭게 하라'는 철학을 경영의 근간으로 삼았다. 이 철학은 단순한 슬로건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이탈리아 포콜라레 운동 창시자 끼아라 루빅(1920~2008)이 제창한 공동체 경제 모델인 EoC(Economy of Communion)를 경영 원칙으로 채택했다.
EoC는 기업 이윤을 빈곤 해소, 인재 양성, 조직의 지속성에 나누어 사용하는 경제 모델이다. 경쟁 중심의 시장경제를 넘어 인간 존엄, 사회 연대, 상호 책임을 핵심 가치로 삼으며, 경제 활동 자체를 공동선 실현의 수단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같은 가치관은 파코코리아의 이익 배분 구조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회사는 기업 이익을 334 원칙 소외계층 30%, 조직 구성원 30%, 미래 투자 40%으로 배분하고 있다. 송 대표는 "믿음, 희망, 사랑으로 경영하며 최고의 항공안전 솔루션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보이지 않는 바람의 위협…공항기상레이다(TDWR)와 윈드라이다
이착륙 중인 항공기에 가장 위험한 기상 현상 중 하나는 Wind Shear(급변풍)다. 짧은 거리 안에서 바람의 방향과 속도가 급격히 바뀌는 이 현상은 항공기 조종을 순식간에 어렵게 만들 수 있다.
파코코리아가 제공하는 공항기상레이다(TDWR)와 윈드라이다(Wind LIDAR)는 활주로 및 공항 주변의 바람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며, 급변풍 경보를 관제사에게 즉시 전달한다.
TDWR은 고해상도 C-band 레이다로, 무중단 운영을 위해 송·수신기가 이중화로 구성돼 있다. 윈드라이다는 고출력 멀티채널 장비로, 유효 탐지 거리 15km 이내에서 1분 간격으로 윈드시어 경보를 생성한다.
파코코리아는 2022년 인천공항에 TDWR을, 2025년에는 제주공항에 윈드라이다와 TDWR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파코코리아가 개발한 통합 급변풍 표출 시스템은 각 장비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통합해 관제사에게 그래픽과 텍스트 형태로 실시간 제공하며, 각 공항의 특성에 맞게 최적화돼 있다.
이 시스템의 '제주국제공항 통합 윈드시어 정보 서비스' 사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워킹그룹에서 소개되며 국제적으로도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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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공항 TDW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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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TDWR |
▲날씨가 항공기를 멈출 때…항공자동기상관측장비(AMOS)
ICAO(국제민간항공기구)와 FAA(미 연방항공청)의 조사에 따르면, 항공기 사고 원인의 약 20%는 악천후 등 기상 요인이며, 항공기 지연 원인의 약 75% 역시 날씨와 관련이 있다. 기상 정보는 단순한 참고 자료가 아니라, 항공 안전의 핵심 인프라인 셈이다.
파코코리아의 항공자동기상관측장비(AMOS)는 전국 대부분의 공항에 설치돼 24시간 실시간으로 기상 정보를 수집·제공한다. 현재 김해공항, 청주공항을 비롯한 주요 육·해·공군 기지와 민간 공항에 25대 이상이 운용 중이며, 울산공항에도 설치를 완료했다. 추가로 두 곳의 설치도 현재 진행 중이다.
파코코리아는 AI 등 첨단 IT 기술을 활용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환경 구축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며, 보다 정확하고 안정적인 항공기상 서비스 제공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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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자동기상관측장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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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자동기상관측장비 |
▲새 한 마리도 놓치지 않는다…조류탐지레이다 'MAX'
항공기 사고의 숨은 복병 중 하나는 조류 충돌(Bird Strike)이다. 파코코리아가 개발한 조류탐지레이다 'MAX'는 이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솔루션이다.
MAX는 레이다 반경 13km 이내를 360도·3차원으로 감시하며, 활주로 및 공항 주변의 조류 활동을 실시간으로 관측한다. 항공기 이착륙 경로 안에서 조류가 발견되면 즉시 경보를 생성해 조류퇴치팀(BAT)과 관제탑에 실시간으로 정보를 전달한다.
MAX의 기술적 핵심은 위상 배열식 FMCW(주파수 변조 연속파) 레이더다. 탐지된 모든 목표물의 방향, 위·경도, 고도, 속도를 파악할 수 있는 3세대 레이다로, 다중 빔 고정밀 관측을 통해 무리 지어 비행하는 청둥오리 같은 대형 철새부터 명금류처럼 비교적 작은 단일 조류까지 구별해낸다. 조류는 충돌 위험도에 따라 대형·중형·소형·군집 조류로 분류된다.
MAX는 24시간 무중단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정량적인 조류 통계자료를 축적할 수 있어, 조류 유인 시설 관리에도 활용된다.
정부는 2026년부터 국내 주요 공항에 조류탐지레이다를 설치할 계획을 발표했다. 파코코리아는 이 분야에서의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항공안전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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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류탐지레이더(MA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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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류탐지레이더(MAX) |
▲기상 환경에 따른 재난 - AI솔루션으로 도전.
비가 어디에, 얼마나 세게 내릴지를 인공지능(AI)이 예측하는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다.
기상 전문 기업 파코코리아인더스가 기상위성 자료와 AI를 결합해 강수 위치와 강도를 추정하는 기술을 자체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파코코리아 기업부설연구소는 국내 정지궤도 기상위성인 천리안 2A호의 위성영상을 분석해 강수 분포를 파악하는 AI 모델을 구축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기존 레이더 관측을 보완하는 데 있다. 산간 지역이나 해상처럼 레이더가 닿지 않는 관측 사각지대에서도 강수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재 연구소는 강수 분포를 재현하는 AI 모델을 완성한 단계로, 추정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고도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학습에 사용하는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데이터 처리 방식과 AI 모델 구조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국지성 집중호우처럼 좁은 지역에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강한 비를 보다 정밀하게 포착하는 것도 주요 개발 목표로 삼고 있다.
파코코리아는 인공강우 실험 분야에도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인공강우는 항공기나 지상 장비를 이용해 구름에 '구름씨'를 뿌려 비가 내리도록 유도하는 기상조절 기술이다. 실험의 효과를 정확히 평가하려면 실험 전후의 기상 상태와 강수 변화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파코코리아는 위성과 레이더 등 다양한 기상 자료에 AI를 적용해 이 분석 과정의 정확도를 높이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AI 기반 기상분석 기술은 집중호우와 같은 기상재난 대응은 물론, 가뭄 해소를 위한 기상조절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파코코리아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실제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AI 기반 기상정보 및 분석 기술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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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강우 실험 지원을 위한 레이더-항로 분석시스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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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강우 실험 지원을 위한 레이더-항로 분석시스템 |
▲83명이 만드는 안전…2030년 3000억 목표
파코코리아는 현재 83명의 임직원 중 23명의 연구원을 포함하며, SOC·SI·환경·센서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기상 센서 개발, 항공 안전, 군 작전 기상 지원을 위한 통합 솔루션 제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2030년까지 매출 3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파코코리아는 ICAO, FAA 등 국제기준에 따라 항공기상관측장비의 관측 요소와 방법에 적합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도로·터널·환경·기상 분야에서도 국내외 기준에 부합하는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자체적인 하드웨어·펌웨어·소프트웨어 개발과 정부 연구개발사업 참여를 통해 장비 국산화를 추진하며, 다수의 GS 인증, 특허, 프로그램 등록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ISO 인증을 통해 국제 표준 품질 관리도 유지하고 있다.
▲"더 이상의 항공 참사가 역사에 기록되지 않도록"
송재혁 대표는 "기후변화에 따라 급변하는 자연환경 속에서 EoC 기업의 포용적 역할과 지속 가능한 미래 가치를 확산하고, 진보된 기술 발전을 통해 국민의 안전과 국익 증진에 기여하는 기업 경영으로 사람과 생명을 중심에 두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 더 이상의 항공 참사가 역사에 기록되지 않도록 최고의 안전 솔루션으로 항공안전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2027년에는 ESG 경영을 초월한 EoC 기업 멤버 가입을 통해 친교와 나눔의 기업가로서의 소명과 정체성을 근본 가치로 공동체 경영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하늘 위의 안전은 결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땅 위에서 묵묵히 레이다를 돌리고, 바람을 측정하고, 새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이들의 노력이 있기에, 오늘도 수백만 명의 승객이 안심하고 하늘길에 오를 수 있다.
김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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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기자













